에버노트, 일상의 변화를 이끌다 '유저 컨퍼런스 2015'
[IT동아 안수영 기자] 모바일 시대가 되며 모바일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스마트폰에서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돕는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노트 앱 중에 하나가 '에버노트'다. 그렇다면 에버노트 사용법은 어떠하며, 에버노트를 통해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 이에 에버노트는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활용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매년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 2015'는 토요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19일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당신의 삶, 변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에버노트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하거나 창의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행사로, 약 1,000명의 에버노트 사용자들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올해 행사는 '태그는 업무분석 도구다', '기억의 유레카 에버노트', '소셜미디어로 뉴스와 생각 공유하기', '생산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 '프레젠테이션 기획 80%'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일반인들이 연사로 나서 에버노트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홍순성- 태그는 업무분석 도구다
에버노트 관련 서적을 꾸준히 집필해 온 홍스랩의 홍순성 소장은 '태그는 업무분석 도구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홍 소장은 "에버노트의 태그 기능을 활용하면 업무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모든 노트에 다양한 태그를 붙인다. 날짜, 내용과 관련된 키워드 등을 붙여보라. 이러한 태그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얼마나 많은 태그가 있고(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어떤 태그가 전체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내가 어떤 업무를 얼마나 비중 있게 처리하는지) 등을 한 눈에 분석할 수 있다. 에버노트에서는 태그를 선택하면 이와 관련된 내용을 한 번에 모아서 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가령 자동차 영업사원이라면, 영업과 관련된 노트 하나하나에 구매자(개인/법인), 차종, 상담 후 구매여부 등을 일일이 태그로 붙여볼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누가 어떤 차를 구입했는지, 한 달에 내가 어떤 차종을 가장 많이 판매했는지, 구매자는 어떤 직업군이 가장 많았는지 등을 즉시 분석할 수 있다.
홍 소장은 "에버노트와 태그 기능은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하고 생산성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에버노트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DCG의 안영일 대표는 "에버노트는 나에게 일종의 소화기관과 같다.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서 소화를 해 내듯이, 일을 할 때 에버노트를 통해 시간, 환경, 자기관리를 한다. 스마트폰에 'IF by IFTTT'라는 앱을 설치해 두었는데, 이 앱은 응용 프로그램을 서로 연결하고, 원하는 명령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 뉴스, 블로그 등에서 관심있는 정보를 에버노트로 수집하도록 설정했다. 그리고 에버노트에서 이러한 정보들을 읽고, 분류하고, 유용한 정보는 남긴다. 중요한 정보는 에버노트 검색 기능을 통해 찾아서 반복해서 읽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은 "평소 인맥을 넓히고, 생각을 교류하고, 시사 흐름을 읽고자 SNS를 자주 이용한다. 또한, SNS를 효율적으로 쓰는 데 에버노트를 활용한다. 예를 들면 관심있는 뉴스는 사진을 찍어 에버노트에 저장한다. 인터넷에 관련된 검색해 추가 정보를 찾아내서 내용을 덧붙이기도 한다.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고 요약해서 SNS에 간단하게 공유한다. 이렇게 하면 전세계 사람들에게 답변이 오고, 제가 모르는 내용을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다. 사람들의 반응이 많았던 주제는 블로그에 자세히 기술하기도 한다. 에버노트를 사용하면 SNS를 좀더 효율적으로 쓰고, 각종 자료를 검색, 보관하기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에버노트의 일반 사용자들도 연사로 나서 각자의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병원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문덕청 씨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에버노트를 이용하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는 전자의료기록을 바탕으로 환자들과 대화를 하는데, 우리 병원에서는 에버노트에 사진, 동영상, 글을 써서 환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보여준다. 샤오미 미밴드로 측정한 수면, 운동량, 생활패턴을 에버노트를 통해 전달한다. 병원 관리 및 안전 질의상황, 선진 의료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록을 수집할 때도 에버노트를 이용한다. 병원 운영에 필요한 공지사항 및 문서 양식을 에버노트로 공유하고 소통하니, 의료의 질이 향상됐다"라고 전했다.
대학생 신동민 씨는 "평소 강의 노트 작성, 자료 스크랩, 문서 스캔용으로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트가 너무 많아져서 관리 방법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노트링크표'를 만드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에버노트는 기본적으로 노트북과 태그로 관리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내가 원하는 노트와 노트를 서로 연결해 줄 수는 없다. 노트링크표란, 에버노트의 노트링크 기능과 표 기능을 합친 것이다. 노트에 표를 만든 뒤, 각각의 표 안에 내가 원하는 노트링크를 다 넣어두어 보라. 하나의 노트에서 관련된 노트를 즉시 살펴보고 관리할 수 있다"라고 사용 팁을 전했다.
윤태호 작가- 에버노트는 '미생'의 창작터
이날 행사의 대미에는 웹툰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가 만화를 그릴 때 에버노트를 활용한 경험담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윤 작가는 "만화를 그릴 때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발표자 분들에 비하면 서툰 고백의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운을 뗐다.
"미생이라는 만화를 그리려면 일반 직장인들의 생활과 공감대를 알아야 했다. 그래서 직장인들을 만나 취재를 했고, 그렇게 얻은 내용들을 모두 에버노트에 적어 넣었다. 에버노트에서 그림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방법을 몰라, 포토샵에서 그림을 그린 후 에버노트에 붙여 넣었다. 만화를 그릴 때는 등장인물들이 태어난 시대적 배경을 염두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에버노트에 77년도와 관련된 뉴스, 각종 자료, 사진을 다 모아놓기도 했다. 지역별 사투리와 관련된 자료도 모두 모았다. 이러한 모든 것을 에버노트에 넣고, 스토리를 쓸 때는 에버노트를 열어 참고하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모든 자료를 에버노트에 보관하다 보니, 노트가 많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에버노트에 폴더(노트북)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한 눈에 살펴보기가 불편했다. 그래서 어떤 자료든 상관없이 내용을 쭉쭉 훑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에버노트에 아이디어를 뿌려놓고, 그것을 참고하면서 만화를 계속 그려나가는 식이다. 에버노트는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즉시 연동되기 때문에 간편했다"라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사실 저는 에버노트의 기능을 3%만 쓰는 사람이다. 에버노트 오프라인 노트북을 사용하는 방법을 여전히 몰라 헤맬 정도다. 하지만 에버노트가 비교적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자주 쓰고 있다.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에버노트를 열어두고 그때 그때 자료를 스크랩한다. 초보자에게 편한 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 2015는 각계각층에서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활용담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생각지도 못한 기능을 사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고수뿐만 아니라, 주어진 기능을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사용하는 초보들의 이야기까지, 폭넓은 활용 방안이 제시됐다. 에버노트를 자주 활용하는 마술사가 공연을 펼치기도 하는 등 하나의 축제처럼 행사가 진행됐다. 에버노트라는 앱 하나로 많은 사용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하나의 문화 행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에버노트만의 또다른 경쟁력이리라.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