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 ‘턱관절 치료’ 돕는 헬스케어 기업 ‘비욘드메디슨’ [SBA 혁신기업]
[IT동아 X SBA 공동기획] SBA 미래혁신본부는 CES, 비바텍(VivaTech) 등 글로벌 전시 플랫폼과 연계해 서울 유망 스타트업의 우수한 전시성과 창출과 후속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IT동아는 SBA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유망 스타트업들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턱관절장애는 병원에서 한 번 치료한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턱을 괴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 스트레스, 수면 부족처럼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행동이 증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턱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 등을 안내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이를 얼마나 꾸준히 실천하는지 의료진이 계속 확인하기는 어렵다.
비욘드메디슨은 이 ‘병원 밖 치료의 공백’을 소프트웨어로 메우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턱관절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클릭리스(Clickless)’를 개발, 환자가 의료진의 처방을 받은 뒤 6주 동안 턱 운동과 행동 교정, 인지행동치료 기반 중재, 통증·행동 기록 등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치료 과정과 데이터를 확인하며, 병원 밖 공백 없이 환자를 케어할 수 있다.
김대현 비욘드메디슨 대표에게 클릭리스의 개발 배경과 임상 검증, 향후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진료실에서 설명해도 집에 가면 실천하기 어렵다”
김대현 대표는 13년차 치과의사이자 치주과 전문의다. 비욘드메디슨 창업 아이디어는 군에서 치과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구체화됐다고 한다. 당시 턱관절장애 환자를 진료하며 반복해서 확인한 문제는 치료법 자체보다 ‘지속성’이었다. 의료진이 운동과 행동 교정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도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간 뒤 이를 계속 실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대현 대표는 “턱관절장애는 병원에서 한 번 처치한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며 “집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이를 악물거나 턱을 괴는 행동을 인지해 고쳐야 하지만, 의료진이 매일 환자를 따라다니며 관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이 하던 치료와 관리 일부를 소프트웨어로 옮기면, ‘병원에서 시작한 치료를 환자의 일상까지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턱 운동부터 행동교정까지…6주간 이어지는 치료
비욘드메디슨이 개발한 클릭리스는 단순히 턱 운동 영상을 보여주는 앱이 아니다.
턱관절장애는 관절이나 근육의 통증뿐만 아니라 이갈이와 이악물기, 턱 괴기 같은 행동습관과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클릭리스는 이를 반영해 턱관절 진단 검사와 AI 기반 재활운동, 행동교정,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중재, 긴장 완화 프로그램, 통증·구강 악습관 기록, 교육 콘텐츠 등을 묶어 하나의 6주 치료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환자는 매일 자신의 통증과 행동을 기록하며 어떤 상황에서 턱에 힘을 주는지 인지하고, 주기적인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피드백을 받는다.
김대현 대표는 “클릭리스는 기존 진료와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행동 교정과 자가관리를 보완하는 역할”이라며 “의료진의 치료를 환자가 생활하는 시간까지 연장해 병원 밖에서도 치료가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만족 아닌 임상시험으로 효과 검증
비욘드메디슨은 처음부터 클릭리스의 효용을 사용자 만족도가 아니라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

2022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40명을 대상으로 탐색 임상을 진행한 데 이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 동탄성심병원에서 102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확증 임상에서는 기존 치료에 클릭리스를 병행한 환자군과 대조군을 비교했고, 통증 감소와 턱관절 기능 개선, 구강 악습관 개선 등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도 게재됐다.
김대현 대표는 “앱을 잘 만들었다고 의료기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증명하고 안전성과 품질관리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클릭리스는 202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앞서 치과 분야 혁신의료기기로도 지정됐다.
실제 처방 임박…연구에서 의료현장으로 도입 시도
비욘드메디슨은 조만간 국내 의료기관에서 클릭리스 처방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달에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절차도 통과했다.
비욘드메디슨은 클릭리스 도입 가능성이 있는 치과 약 1300곳의 잠재 고객군을 확보했으며, 현재 70곳에서 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026년 4분기에는 처방 의료기관을 100곳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김대현 대표는 “지금까지는 제품을 만들고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면, 이제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클릭리스가 사용되느냐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몇 개 병원에 공급했는지보다 실제 처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 환자가 6주 치료를 끝까지 수행하고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BA·서울바이오허브와 기술에서 시장으로
비욘드메디슨은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서 실제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SBA와 서울바이오허브의 지원을 활용했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임상과 기술 검증이 주요 과제였지만, 식약처 허가 이후에는 병원 네트워크와 투자, 유통, 홍보, 해외 진출이 중요했다. 이에 비욘드메디슨은 SBA와 서울바이오허브의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화와 네트워킹, 국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대현 대표는 “초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지만 시장에 진입해보니 좋은 기술을 만드는 것과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며 “SBA와 서울바이오허브를 통해 공간이나 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회와 네트워크를 연결받을 수 있었다. 기술을 시장과 사업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서 처방 데이터 쌓고 미국으로…FDA 사전상담 진행
비욘드메디슨은 클릭리스의 국내 처방 확대와 함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미국 시장을 주요 목표로 설정,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상담을 진행하며 현지 임상시험과 인허가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대현 대표는 “한국에서 실제 처방 경험과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내에서 축적한 실제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임상과 FDA 허가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클릭리스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디지털 치료 기술과 임상 경험을 턱관절장애 이외의 만성질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현 대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턱관절장애를 치료하는 앱 하나가 아니다”라며 “병원에서 시작된 치료가 환자의 일상에서도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다시 의료진이 활용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클릭리스 처방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미국에서 더 나아가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의료가 도달하기 어려웠던 영역까지 치료를 확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