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어도 이익은 뒷걸음…수익성 경고등 켜진 완성차 업계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난 당시 누렸던 높은 수익성이 약해지는 가운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투자, 중국 업체와의 경쟁, 생산·공급망 재편 비용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만으로 과거 수준의 이익률을 되찾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변화와 그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20개사의 합산 매출은 2023년 2조4768억달러(약 3300조)에서 2025년 2조5392억달러(약 3380조)로 약 2.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1960억달러(약 260조)에서 590억달러(약 79조)로 약 70% 감소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20개사의 매출·영업이익 추이 (단위, 10억 달러, %) /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주요 글로벌 완성차 20개사의 매출·영업이익 추이 (단위, 10억 달러, %) /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합산 영업이익률은 7.9%에서 2.3%로 5.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9%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수익성 악화세는 이어졌다. 독일 자동차경영연구소(CAM)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25개사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했지만, 이자·법인세 차감 전 이익인 EBIT는 16.3% 줄었다. 평균 EBIT 마진은 4.4%에서 3.5%로 낮아졌고, 차량 한 대당 EBIT도 1199유로 (약 180만원)에서 1027유로(약 153만원)로 14.3% 감소했다.

출처=CAM, 그래프=한국자동차연구원
출처=CAM, 그래프=한국자동차연구원

현대차 역시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대차의 2026년 2분기 연결 잠정공시에 따르면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5.8%로, 전년 동기 약 7.5%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8% 줄었다.

전동화 투자·중국발 경쟁·현지화 비용…겹겹이 쌓인 수익성 부담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하락을 반도체 공급난 당시 누렸던 일시적 호황이 정상화되는 과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2021~2023년에는 차량 공급 부족으로 할인이 줄고 고가·고마진 차종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지면서 수익성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2025년에는 글로벌 판매와 생산이 증가했는데도 대다수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점을 꼽았다.

부담의 한 축은 길어지는 전동화 전환기다. 지역마다 전기차 수요와 규제의 속도가 달라 완성차 업체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사업을 유지하면서 전기차 플랫폼·배터리·생산설비에도 투자해야 한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먼저 구축한 설비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개발·생산 비용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

차량 경쟁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으로 확대되는 점도 투자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운영에는 차량 판매 이후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투자 지출은 이어지지만, 이를 유료 서비스와 판매 확대로 연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도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따르면 BYD·지리·상하이자동차·창안·장성자동차 등 중국 5개사의 매출은 2019년 1780억달러(약 240조원)에서 2025년 3051억달러(약 406조원)로 약 71%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4%대에 머물렀다. 낮은 수익성 속에서도 공급을 확대하는 경쟁이 중국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비용도 단기간에 사라지기 어렵다. 관세와 현지조달 요구에 맞춰 지역별 공장과 공급망을 구축하면, 추가 투자와 고정비가 발생한다. 향후 관세 부담이 완화되더라도 새로 짠 생산·조달체계를 유지하는 비용은 남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업체가 같은 수준의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김한솔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조사실 책임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다양한 동력원에 강점을 지닌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잘 방어한 사례로 꼽힌다”며 “반면 스텔란티스와 포드 등은 전동화 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투자에 대한 손상·재편 비용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이익 감소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합산 이익의 급감에는 경쟁 심화와 지속적인 투자 부담뿐만 아니라 기업별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관건은 판매 확대와 함께 생산 유연성과 투자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수요 변화에 맞춰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전기차 생산을 조절하고, 공동 개발과 표준화로 중복 투자를 줄여야 한다”며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를 지속하면서 이를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부상하면서 중저가 대중차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제조사가 늘고 있다”며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은 중국 판매 부진에 따른 유휴 생산설비 부담에 더해 한국·일본 업체와의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 중국 업체와의 전기차 가격 경쟁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진을 겪는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려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따라서 투자 부담을 나누고 부족한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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