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모빌리티, 로봇, AI·ICT 부문 혁신 기업 성과 다룬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강형석 redbk@itdonga.com

미래혁신기술박람회 2026(FIX 2026)이 2026년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다. 추경호 대구광역시 시장(가운데) 및 내외귀빈이 참석해 FIX 2026 개막식을 진행했다 / 출처=대구광역시
미래혁신기술박람회 2026(FIX 2026)이 2026년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다. 추경호 대구광역시 시장(가운데) 및 내외귀빈이 참석해 FIX 2026 개막식을 진행했다 / 출처=대구광역시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6년 10월 22일, 대구광역시는 미래혁신기술박람회 2026(Future Innovation tech eXpo 2026, 이하 FIX 2026)의 부대행사로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엑스코 동관 내 전시장에서 개최했다. 혁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기업을 선정하는 행사로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 중에서 최고 혁신상 9개사, 혁신상 22개사가 선정됐다.

대구광역시는 기업 전문기관 심사위원단을 꾸려 2026년 9월부터 진행된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 심사를 진행했다. 참가기업은 290개로 지난해 195개사보다 약 100개사 이상 늘었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일본, 인도, 중국, 대만 등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 수상 기업의 성과를 다루는 콘퍼런스도 개최했다.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 최고 혁신기술상 수상 기업은 모빌리티 부문 4개사(원프레딕트, SWM, 페르세우스, HJ웨이브), 로봇 부문 2개사(테솔로, 에이로봇), AI/ICT 부문 3개사(CENS, 웨이스, 포테이토넷)가 수상했다.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 수상 기업에는 국내외 바이어 연결 및 국내외 홍보 마케팅 기회 부여 등 지원 육성 혜택을 준다. 스타트업은 신용보증기금 유커넥트(U-CONNECT) 데모데이 참가 기회와 벤처투자사(VC) 네트워킹, 플러그앤플레이(PNP) 지원 연계 글로컬 스타트업 지원사업 대상 기업 추천 등 혜택이 제공된다. 대구광역시는 FIX 이노베이션 어워즈에 혁신 기술 기업이 자유롭게 참가하도록 이끌 계획이다.

김정기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 / 출처=IT동아
김정기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 / 출처=IT동아

김정기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은 “대구광역시는 혁신에 도전하는 기업, 혁신에 성공한 기업 모두 응원한다. AI는 모든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미래가 산업 현장과 일상에 가까이 왔음을 실감한다. 대구시는 기업인의 혁신적인 성과가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는 전초기지가 되기를 바란다.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 지원, 글로벌 판로 개척 등 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프레딕트 – 공장 상황을 파악하고 스스로 대응하는 산업 인공지능

첫 발표 기업은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원프레딕트(Onepredict)다. 성민석 원프레딕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단상에 올라 자신의 왼쪽 손목을 가리켰다. 손목 위 스마트워치 화면이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이어 그는 스마트워치가 사람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질병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주듯, 공장 설비에도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주치의가 필요하다며 입을 열었다. 원프레딕트의 주력 사업인 산업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다.

원프레딕트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원프레딕트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공장 자동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컨베이어 벨트는 알아서 돌아가고 로봇 팔은 쉼 없이 부품을 조립한다. 문제는 판단이다. 설비 온도가 평소보다 높을 때 생산 설비를 멈출지 말지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숙련된 작업자의 몫이다. 무엇보다 한국 제조 현장은 고령 인력이 은퇴하고 젊은 인력이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 성민석 COO는 사람이 내리는 불완전한 의사결정을 인공지능에 위임해야 진정한 자율화 공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프레딕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 통합 플랫폼 ‘사이클론(Cyclone)’과 현장 지능화 운영체제 ‘피디엑스(pdx)’를 제안한다. 공장 안에는 초당 수천 번씩 진동을 기록하는 고주파 센서 신호부터 제어장치(PLC), 제조실행시스템(MES), 설비보전시스템(CMMS)에 적힌 문자 형태의 정비 기록까지 서로 다른 모양의 데이터가 뒤섞여 흐른다. 사이클론은 제각각인 데이터의 시간 축을 맞추고, 설비 자산 관리 기준에 따라 정비 이력과 가동 상태를 하나로 통합 구성한다.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AI 시장 규모는 2024년 436억 달러에서 2030년 1539억 달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성민석 COO는 “단발성 문제 해결이 아니라, 공장 전체가 AI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네이티브 팩토리 환경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에스더블유엠(SWM) - 강남 거리를 누비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에스더블유엠(SWM)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SWM은 2005년 삼성전자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개발로 출발해 20년 가량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부문에 매진한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중 약 80% 가량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특허 87건과 디자인 시안 26개를 보유했다.

은 2024년 9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일반 승객을 태우고 기본요금을 받는 로봇 택시 서비스를 운영한다. 유한민 SWM 상무는 “지금까지 실제 도로에서 쌓은 자율주행 거리는 200만 km(킬로미터)를 돌파했다. 호출 건수는 1만 5000회, 누적 탑승객은 2만 명에 달하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SWM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SWM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미국 알파벳 산하 웨이모(Waymo)가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에서 주간 유료 호출 수십만 건을 기록하며 시장을 넓히고,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 고(Apollo Go)가 우한 시내를 장악하는 동안 SWM은 교통 밀도가 높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에서 실전 데이터를 축적했다. 물론, 차량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차량에 안전 관리자가 탑승한다. 하지만, 안전 관리자가 스티어링을 잡는 빈도는 평균 1만 2000km당 한 번꼴이라는 게 유한민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세 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완성차 업체와의 연합이다. SWM은 KG모빌리티의 차량으로 강남 실증을 시작했고 현재 현대기아차,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과 협력을 넓히고 있다. 두 번째는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지체 없이 처리할 고성능 자율주행 컴퓨터의 자체 확보다. 세 번째는 기존 택시 업계와의 상생이다. 유한민 상무는 “새로운 운송 서비스가 기존 사업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서울시 택시 조합과 긴밀히 협력하며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운전석에 안전 요원이 타지 않는 완전 무인화 전환 시점은 국토교통부 일정에 맞춘 2028년으로 내다봤다.

페르세우스 - 하나의 엣지 장비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다룬다

차의 뼈대가 기계장치였다면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그 자리를 차지했고, 머지않아 AI가 차량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를 실제로 움직이고 통제하는 주체는 결국 시스템 소프트웨어다.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페르세우스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과 피지컬 인공지능을 위한 하이퍼바이저 솔루션 페가수스(PEGASUS)를 개발한다.

하이퍼바이저는 하나의 반도체 칩(SoC)을 소프트웨어로 잘게 쪼개 여러 개의 독립된 컴퓨터처럼 쓰게 만드는 가상화 기술이다. 차량 안에는 음악을 틀고 지도를 보여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브레이크 및 조향을 제어하는 안전 시스템 등이 공존한다. 페르세우스의 하이퍼바이저는 하나의 중앙처리장치(CPU) 위에서 안드로이드나 리눅스 같은 범용 운영체제와 자동차 안전 규격을 따르는 실시간 운영체제를 동시에 올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격리 운용한다.

페르세우스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페르세우스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는 “챗GPT(ChatGPT)나 클로드(Claude) 같은 AI 모델은 두세 달마다 판을 바꾸며 더 많은 연산 자원을 요구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랙을 추가로 꽂으면 그만이지만, 이미 출고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나 작업 현장에 투입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하드웨어를 쉽게 변경할 수 없다. AI가 대규모 시스템 자원을 요구하면 차량 제어에 쓰일 연산 능력이 잠식돼 승객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페르세우스는 가상화 기술로 안전 필수 영역의 자원을 철저히 분리해 이 문제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상범 대표는 2007년부터 임베디드 가상화 기술을 연구해 미국, 일본, 한국에 주요 특허를 등록했다.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인 ISO 26262의 ASIL-B 등급 인증도 마쳤다. 페르세우스의 솔루션은 당장 2026년 10월부터 국내 3대 완성차 제조사 중 한 곳의 양산 차량에 탑재된다.

하지만 하나의 장비 위에서 여러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경우, 연산 부하로 전체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열린다. 서상범 대표는 이에 대해 “평균 성능 저하율이 3%~5% 수준에 불과해 양산 기준을 통과하는 데 문제 없다”고 말했다. 블랙베리 QNX나 그린힐스(Green Hills), 시스고(SYSGO)의 파이크OS(PikeOS) 같은 해외 경쟁사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그린힐스가 2012년, QNX가 2015년에 관련 기술을 내놓은 반면 페르세우스는 2007년부터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사이버보안 격리 구조는 5년에서 10년가량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HJ웨이브 - 사각지대 지운 플라스틱 도금 안테나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 마지막 수상기업인 HJ웨이브는 자율주행 차량용 밀리미터파 레이더 안테나를 설계하고, 용인 1공장과 안산 2공장에서 자동차 안전 부품과 전장 부품을 생산한다. 김정환 HJ웨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 이름의 의미를 언급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HJ웨이브는 지평선(Horizon), 교차점(Junction), 전파(Wave)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새로운 가능성을 연결하는 전파 기술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정환 CFO는 기업 성과를 강조했다. 주력 사업인 차세대 안테나 부문은 아직 양산 전임에도 기존 전장 부품 제조만으로 매년 55%씩 성장해 2026년 연환산 기준 예상 매출액 약 540억 원, 자산 규모 약 1000억 원을 바라본다. 안정적인 제조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위에서 차세대 전파 기술을 구축해 온 셈이다.

HJ웨이브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HJ웨이브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모빌리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공개한 제품은 3차원 웨이브가이드(도파관) 안테나다. 기존 자율주행 레이더는 평평한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구리 선을 깔아 전파를 주고받았다. 이 방식은 전파가 기판을 통과할 때 열로 사라지는 손실이 커서 멀리 있는 물체를 뚜렷하게 보지 못한다. 반면 내부가 텅 빈 관을 통해 공기로 전파를 흘려보내는 웨이브가이드 방식은 신호 손실이 적다.

기술적 강점은 네 가지다. 첫 번째는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해 전방의 장애물과 사람을 또렷하게 구분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전파 감지 시야각을 기존 120도에서 180도로 넓혀 차량 양옆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세 번째는 전파를 쏘는 각도(빔 틸트)를 10도에서 70도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해 이동통신이나 방위산업, 일반 소비자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 가능하다. 네 번째는 원가 절감이다. 무겁고 비싼 알루미늄을 깎아 만들던 기존 관행을 버리고, 플라스틱을 틀에 찍어낸 뒤 표면에 정밀하게 금속을 입히는 사출 도금 공법을 적용해 무게와 생산 단가를 낮췄다.

웨이브가이드 안테나는 스위스의 오토크루즈나 스웨덴의 갭웨이브즈 등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소수 기업이 다루는 기술이다. 김정환 CFO는 “전 세계에서 세 곳 정도만 웨이브가이드 기술을 구현하며 아시아에서는 HJ웨이브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테솔로 - 달걀부터 쇠뭉치까지 쥐는 다관절 로봇 손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테솔로는 로봇의 수많은 부품 가운데 작업 대상과 직접 맞닿는 로봇 손(그리퍼)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이번 수상작은 높은 회전력(토크) 밀도를 갖춘 구동 모듈 기반의 인간형 로봇 핸드(DG-5F 시리즈 등)다. 성인 손 크기와 비슷한 몸집에 20개의 자유도(관절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방향의 수)를 담아냈고, 작은 부피에도 손가락 하나가 최대 30뉴턴(약 3킬로그램의 물체를 버티는 힘)에 이르는 힘을 낸다. 동일한 구동 모듈을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작업 환경에 따라 손가락을 1지부터 4지, 5지까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테솔로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테솔로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김영진 테솔로 대표는 다섯 손가락을 가진 로봇 손 시연 영상을 재생했다. 검은색 금속 마디로 이루어진 손가락들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매끄럽게 굽혀졌다 펴지기를 반복했다.

과거 제조 현장의 로봇 팔에는 집게 모양의 그리퍼나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착 패드가 달렸다. 똑같은 모양의 상자를 반복해서 옮기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모양이 제각각인 비정형 부품을 집거나 전선을 끼우는 섬세한 작업은 해내지 못했다. 김영진 대표는 “사람이 다루는 복잡한 수작업을 로봇에게 이식하려면 결국 사람 손을 닮은 다관절 로봇 손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테솔로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고객사와 경쟁하기보다, 모든 로봇 기업이 믿고 쓸 수 있는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리얼월드가 소프트웨어 파트너사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이 외에도 생산 설비에서 고장 나지 않고 버티는 내구성, 고장 나도 즉시 고칠 수 있는 정비성, 투자비 회수 기간(ROI) 단축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영진 대표는 “현재 2관절·3관절·4관절 로봇 손은 이미 국내외 자동차 및 전자 제조 대기업의 실제 양산 설비에 투입돼 가동 중이다”라고 말했다.

에이로봇 - 조선소 선박 블록 사이를 걷는 한국형 휴머노이드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드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 마지막 수상 기업인 에이로봇(AeiROBOT)은 미국 휴머노이드 찰리(CHARLI) 개발을 도왔고,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보틱스 챌린지 결선에 진출하며 보행 기술 경쟁력을 증명했다.

5세대 휴머노이드 앨리스 5(ALICE 5)는 키 170cm, 몸무게 50kg에 30자유도를 갖췄다. 무릎과 발목처럼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 하체 관절에는 직선 운동을 하는 선형(리니어) 구동기를 달았다. 엉덩이와 어깨처럼 순간적인 힘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곳에는 낮은 감속비 기어를 써서 외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별도 힘 센서 없이도 회전력을 유지하는 준직구동(QDD) 구동기를 배치했다. 손 부위 역시 모듈형으로 설계해 작업에 따라 3지 그리퍼와 4지 핸드를 자체 적용하고 5지 핸드는 외부 부품을 결합해 쓴다.

에이로봇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에이로봇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로봇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신민철 에이로봇 CFO는 “에이로봇의 경쟁력은 휴머노이드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동기(액추에이터)를 자체 설계하고 직접 제조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공을 들인 건 현장 숙련공의 기술 데이터 수집이다. 베테랑 장인의 머리에 1인칭 시점 카메라를 씌우고 주변 여러 각도에서 작업 모습을 촬영해 손놀림을 그대로 학습시킨다.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었기에 가상 시뮬레이션과 실제 로봇 움직임 사이의 오차(Sim-to-Real Gap)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에이로봇은 시뮬레이션과 실증 데이터를 합쳐 1만 2000시간 분량의 초기 데이터셋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에이로봇은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산업 현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바닥이 평평한 일반 공장에는 바퀴로 이동하는 앨리스 M을 쓰고, 계단과 턱이 많아 사람 두 발로만 갈 수 있는 조선소, 건설 현장, 방산 분야에는 이족 보행 로봇인 앨리스 5를 사용한다. 에이로봇은 현재 조선 분야에서 한화오션, HD현대와 손잡고 실증을 진행 중이다. 안전 순찰을 시작으로 2028년 밀폐 구역 청소, 2029년 작업 동기화, 2030년 현장 전면 배치를 목표한다. 건설 분야에서는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외곽 순찰, 위험물 처리, 자재 운반을 검증 중이다.

앨리스 5는 1회 충전 시 구동시간은 1시간이다. 에이로봇은 짧은 구동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방전된 배터리를 즉시 갈아 끼우는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과 충전 스테이션을 현장에 함께 구축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앨리스 M1은 8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지만, 후속 모델인 앨리스 M2는 앨리스 5와 배터리 규격을 통일해 작업 중단 시간을 없앨 계획이다.

CENS - AI 서버를 식히는 정밀 분사 기술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수상 기업은 CENS다. 발표에 나선 이주예 CENS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바다 밑이나 북극, 심지어 우주로 보내려는 이유가 발열 때문”이라며 자사 수랭식 냉각 솔루션을 소개했다.

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 처리장치(GPU)는 성능이 뛸수록 발열도 증가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내 배치되는 서버 랙은 규격이 제한적이어서 고성능 장비가 장시간 가동되면 내뿜는 열기도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테라와트(TW)에서 2026년에는 1000테라와트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력소비가 큰 만큼 서버의 열을 식히는 냉각장비 수요도 상당하다.

CENS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CENS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냉각장치의 기본은 바람을 순환시켜 온도를 낮추는 공랭식이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냉각 성능을 구현해야 하는 탓에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다. 최근에는 대형 수조에 절연 기름을 가득 채우고 장비를 통째로 담그는 액침(침지) 냉각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용량 수조에 기름을 채우면 무게가 공랭식보다 네 배 이상 무거워져 기존 건물 바닥이 하중을 견디지 못한다.

CENS는 데이터센터 냉각장치로 정밀 분사식 액체 냉각 시스템 센스-D(CENS-D)를 제안했다. 센스-D는 밀폐된 서버 챔버 안에 촘촘히 배치한 노즐로 발열이 심한 CPU와 GPU 표면에만 냉각제를 안개처럼 정밀하게 뿜어 열을 식히는 구조다. 이 방식은 기존 액침 냉각보다 냉각제 사용량을 95% 줄이고 건축물 하중 부담을 덜어내 노후 건물이나 고층 빌딩에도 보강 공사 없이 바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물을 쓰지 않는 무수(Water-free) 폐쇄 순환 구조를 채택했다. 분사된 냉각제는 하단에서 회수돼 외부 쿨러를 거쳐 다시 노즐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펌프와 센서를 이중화해 365일 무중단 운전이 가능하며, 수리를 위해 서버 랙을 밖으로 빼낼 때 냉각제가 자동으로 회수돼 정비 대기 시간도 대폭 줄였다는 게 이주예 대표의 설명이다.

센스-D 130 모델은 10킬로와트(kW)급 열량을 처리하며, 오는 하반기부터는 다중 랙 구조를 통해 200킬로와트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대응하는 대용량 모델 개발을 진행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쓰는 개인용 컴퓨터(PC)나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크기를 줄인 소형 분사 냉각 설계도 2027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웨이스 - 흩어진 중소 공장의 기계를 하나로 묶는 인공지능 지휘자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수상 기업, 웨이스(WACE)의 방동걸 대표는 한국 제조 산업의 현실을 다뤘다. 그는 “AI 기술이 산업을 바꾼다고 말하지만, 정작 중소 제조 현장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낀다. 국내에 등록된 공장 보유 제조기업은 약 16만 개인데 그 중 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곳이 약 3만 곳이며, 실제로 인공지능을 공정에 도입한 비율은 0.3%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데이터의 단절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공장마다 비전 검사기, 로봇 팔, 공정 관리 프로그램 등을 앞다퉈 들여왔지만 각각 다른 회사 제품이라 데이터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게 원인으로 꼽혔다. 대기업이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그룹 차원에서 시스템을 통합하지만,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은 파편화된 데이터 앞에서 인공지능 도입을 포기한다.

웨이스는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웨이스는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웨이스는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으로 제조 인공지능 운영체제 브이익스플로어(VEXPLOR)를 제안한다. 방동걸 대표는 “만약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100대가 들어왔는데 오후 생산 품목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가정하자. 개별 로봇마다 똑똑한 두뇌는 들어 있지만, 100대의 로봇과 기존 설비들이 부딪히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새 작업을 수행하도록 지휘(오케스트레이션)할 사령탑이 없다. 웨이스의 목표는 서로 다른 기종 간의 통신을 통제하고 경영 운영부터 현장 제어까지 하나로 묶는 공장용 운영체제를 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스는 대기업의 일회성 개념검증(PoC)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수익을 냈다. 중소·중견기업이 당장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상용 서비스를 판매해 2025년 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6년에는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동걸 대표는 자사 솔루션을 2026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애저(Azure) 마켓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중소벤처기업부 과제를 통해 통합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한편, 2027년부터는 검증을 마친 1단계 솔루션을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전 세계 중소 제조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포테이토넷 : 심해처럼 숨겨진 악성 인터넷 주소를 낚아채는 올빼미

발표 마지막은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 수상 기업 포테이토넷이 맡았다. 신경아 포테이토넷 대표는 일상 깊숙이 파고든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문제를 언급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전체 사이버 공격의 85%가 악성 URL(접속주소)에서 시작되며, 2025년 한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피해액만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신경아 대표는 기존 보안망이 URL 기반 사이버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전 세계 대다수 백신과 보안 장비는 이미 신고된 악성 주소 목록(블랙리스트)에 의존하는데, 해커들은 악성 주소를 단 몇 시간만 쓰고 버린 뒤 새 주소로 갈아탄다. 이미 사라진 주소를 목록에 적어두고 지키는 방식으로는 실시간 공격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포테이토넷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포테이토넷이 FIX 2026 이노베이션 어워즈 AI 및 ICT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 출처=IT동아

신경아 대표는 과거 공공기관에서 국내 470만 개 도메인의 악성 여부를 점검하는 사업을 총괄하며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커들이 일반 검색 엔진이나 보안 탐지기가 찾아올 수 없도록 링크 연결 고리를 끊어놓은 숨겨진 하위 경로, 이른바 인비저블 웹(딥웹)에 악성코드를 숨겨둔다는 것이다. 실제 공격의 85%에서 90% 이상이 이 감춰진 하위 디렉터리에서 일어나고, 공격자들은 모바일 브라우저로 접속할 때만 본색을 드러내거나 특정 지역 접속자만 골라 공격하는 위장술(클로킹)을 쓴다. 웹페이지 접속 상태를 오류(404)와 정상(200)으로 수시로 바꾸며 두 달 반 넘게 추적을 따돌린 사례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포테이토넷은 이 숨바꼭질을 끝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딥웹 탐지 솔루션 올빼미를 개발했다. 웹 서버 내부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하위 주소를 일일이 추측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도메인의 대표 주소만 입력하면 디지털 체인 원리를 이용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하위 경로의 악성 활동을 샅샅이 찾아내 감염 전에 차단한다. 포테이토넷은 기술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고 국내외 표준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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