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해 스스로 일하는 AI” 젠스파크가 제안하는 통합 워크스페이스 시대

[IT동아 강형석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성장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AI 모델이 쏟아지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안기기도 한다. 사용자는 매번 새로운 모델의 특성을 새로 익혀야 하고, 결과물을 일일이 복사해 다른 소프트웨어로 옮기는 비효율도 감수해야 한다. 지속해서 늘어나는 토큰 사용 부담 역시 사용자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젠스파크(Genspark)는 이렇게 파편화된 AI 서비스 시장 구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통합 AI 워크스페이스'를 제안했다.
2026년 6월 23일(미국 기준), 젠스파크는 미국 팔로알토 본사에서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고 플랫폼 성과와 AI 기술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에릭 징(Eric Jing) 젠스파크 최고경영자, 케이 주(Kay Zhu) 젠스파크 최고기술책임자, 렌조이 린(Lenjoy Lin) 젠스파크 공동창업자 등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2023년 12월 설립된 젠스파크는 슈퍼 에이전트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어 내놓은 AI 워크스페이스는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회의록 작성 등 기업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주목받았다.
브리핑에서 젠스파크는 사용자가 어떤 인공지능 모델을 쓸지 고민하지 않아도 명령어 한 줄로 실제 업무 성과물을 도출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점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업무 현장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와 보안 위험, 조직 내 통제 권한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뤘다.
수많은 엔진 중 하나가 아닌, 최고의 엔진을 제안한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거대 AI 개발사들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엔진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면, 젠스파크는 사용자 목적에 맞춰 최적의 엔진을 골라 가장 안락하고 유용한 차량을 완성하는 제조사이자 기술 번역가다.”
에릭 징 최고경영자는 AI 모델 기업들과 젠스파크의 구조적 차별점을 자동차 엔진과 완성차의 관계에 비유했다. 기술의 진화 속도가 워낙 빨라 매주 쏟아지는 신규 모델을 일일이 추적하고 학습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맥락에서 젠스파크는 최신 기술과 일반 사용자를 잇는 직관적인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셈이다.

젠스파크의 성장은 AI 시장 흐름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2024년 6월, AI 모델 성능이 요약과 정보 취합에 집중됐던 시기에는 AI 검색 엔진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어 스스로 명령을 이해하고 결과물을 내놓는 에이전트 모델이 등장한 2025년 4월을 기점으로 슈퍼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젠스파크는 정보 탐색과 가공, 최종 성과물 생성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는 '통합 AI 워크스페이스'를 지향한다. 에릭 징 최고경영자는 “지식 노동자의 업무 과정을 맥락 수집, 정보 처리, 비즈니스 성과물 생성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누고, 젠스파크가 이 모든 단계를 단일 플랫폼에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현실 세계의 음성을 캡처해 다국어로 실시간 번역하고 이메일 형식으로 자동 가공하는 음성 인식 도구 '스피클리(Speakly)', 최적의 프론티어 모델을 자동으로 매칭하는 풀 에이전트 레이어, 그리고 슬라이드와 문서를 만들어내는 출력 레이어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구조다.

에릭 징 최고경영자는 젠스파크 AI 워크스페이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 관련 문서 작성을 요청하는 명령어 한 줄을 입력하자,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최신 시각 자료를 배치해 전문가 수준의 프레젠테이션을 순식간에 완성했다. 고정된 템플릿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스스로 시인성 뛰어난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한 점이 눈에 띈다. 사용자가 슬라이드의 특정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듯 지정하면, AI가 곧바로 수정까지 처리한다. 한국어나 일본어 번역을 요청하거나 13세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표현으로 고쳐달라고 지시하면,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결과물을 다듬어 낸다.
금융 분석 데모에서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재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다. 재무제표 수치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금융 전문가가 작성한 것처럼 문서 안에 정밀한 계산 수식을 자동으로 삽입하는 고난도 작업까지 해냈다. 추가로 재무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웹툰 이미지를 즉석에서 만들어 결합하거나, 복잡한 계약 문서를 법률 규격에 맞춰 워드 파일로 내보내는 모습도 보여줬다. 에릭 징 최고경영자는 “보통의 챗봇형 서비스가 흉내 낼 수 없는 젠스파크 AI 워크스페이스만의 차별점”이라며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용자가 다양한 AI 모델과 도구를 구독제 방식으로 이용하도록 설계한 젠스파크의 사업 구조를, 에릭 징 최고경영자는 'AI 업계의 코스트코'라고 명명했다. 서비스마다 따로 비용을 내고도 이용률이 낮아 손해를 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젠스파크라는 단일 창구로 음악 생성 모델, 비디오 제작 도구, 문서 에이전트 등 현존 최고 기술들을 가장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토큰 소비량이 늘면서 사용자 비용 부담이 한시적으로 커질 가능성도 생긴다. 젠스파크는 이를 고려해 신규 기능에는 파격적인 비용 보조 정책을 펴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에릭 징 최고경영자가 그리는 AI의 미래는 보조 역할을 넘어 '업무가 스스로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Work done by itself)'다. 인간이 미묘한 맥락을 통제하고 거시적인 방향만 제시하면, 젠스파크 AI 워크스페이스 속 수많은 에이전트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검증해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형 에이전트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상향평준화된 AI 기술, 특정 모델만 고집하는 건 무의미해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는 시장 변화를 기술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현재 AI 모델 성능이 상향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며, 거대 언어 모델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상위권 모델들은 이미 일반 사용자가 미세한 품질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6주 단위로 새로운 언어 모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특정 모델 하나만 고집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는 “어떤 모델이 더 뛰어난지를 논하기보다, 사용자가 던진 과제의 성격과 난이도에 맞춰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 적합성이 뛰어난 모델을 조합하고 배치하는 오케스트레이션(조율) 능력이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는 젠스파크의 '젠봇(GenBot)' 에이전트 엔진을 소개했다. 젠봇 엔진은 70개 이상의 거대 언어 모델과 150개 이상의 기능 도구, 20여 개 전문 데이터 세트를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복합 인프라다. 사용자가 요청한 과제의 난이도를 내부적으로 판별해, 텍스트 요약처럼 비교적 가벼운 작업에는 비용 효율적인 경량 모델을 배치하고, 정밀함과 고차원적 기획이 필요한 복합 과제에는 시장을 선도하는 프론티어 모델로 명령을 분산 전송한다. 이후 각 모델이 내놓은 기획안을 분석하고 교차 검증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젠봇은 조직 안에서 여러 전문가가 위원회를 꾸려 끝장 토론을 벌임으로써 개인의 실수를 막고 결과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인간의 협업 메커니즘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것이라는 게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의 설명이다. 이 방식으로 AI 고유의 고질적인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크게 낮추면서도, 결과물의 완성도까지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젠봇 엔진의 차별점은 개발진의 직접 개입 없이도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자율 진화 파이프라인'이다. 사용자가 음악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의도를 잘못 파악해 실패작을 내놓았다면, 젠봇 엔진은 회신 신호와 오류의 맥락을 데이터베이스에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학습한다. 다른 사용자가 비슷한 명령을 내렸을 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알고리듬을 스스로 교정한다.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는 “젠스파크의 모든 개발 엔지니어가 한 달간 단체 휴가를 떠나더라도,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쓰는 한 시스템의 지능과 결과물 품질은 날마다 더 영리하게 진화하는 구조적 선순환을 완성했다”며 젠봇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50여 명 규모의 젠스파크 엔지니어 팀이 AI 네이티브 업무 방식으로 혁신을 이뤄, 300~400명 규모 조직이 처리할 법한 작업(풀 리퀘스트 2000개 처리와 200만 라인 코드 수정)을 2주 만에 마무리했다.

이어 케이 주 최고기술책임자는 현재 AI 산업이 마주한 시장 왜곡 현상을 짚었다. 그는 “최신 프론티어 AI 모델은 숙련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16시간 이상 매달려야 하는 복잡한 코드베이스 분석과 머신러닝 연구 과제를 척척 풀어낼 만큼 성능이 좋아졌다. 다만 전 세계 인구 중 프론티어급 에이전트 기술을 업무에 제대로 활용하는 비율은 0.0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머지 99.96%는 여전히 AI로 오늘 날씨를 묻거나 운동 경기 점수를 찾는 등, 조금 빠른 검색 서비스 수준에 머물며 기술을 낭비한다는 이야기다.
젠스파크는 이런 기술적 공백과 대중의 AI 활용 격차를 메우는 데 힘쓸 계획이다. 사용자가 복잡한 명령어나 최신 모델의 출시 주기를 전혀 몰라도,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프론티어 AI 기술의 힘을 최대한 누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모델을 다뤄도 사용자 데이터 주권은 유지된다
렌조이 린 젠스파크 공동창업자는 “AI 기술이 기업 업무의 심장부로 들어서려면 투명한 자원 관리와 빈틈없는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업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크레딧 거버넌스(비용 소모 체계)와 데이터 주권 문제를 풀기 위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AI 명령을 수행할 때 소모되는 크레딧은 기업의 중요한 비용 자산이다.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사용자 개인별로 할당된 시트 기반 크레딧 방식을 쓴다. 이 방식은 자원 파편화로 이어진다. 어떤 사용자는 크레딧을 다 쓰지 못해 남기고, 고강도 연구를 수행하는 직원은 크레딧이 부족해 업무가 멈추기도 한다. 렌조이 린 공동창업자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하나의 크레딧 풀을 공유하는 '공유 크레딧 거버넌스'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젠스파크의 공유 크레딧 거버넌스 시스템에서는 거대한 크레딧 풀 안에서 각 부서의 개별 사용자에게 자원이 실시간으로 배분된다. 이 외에 관리자는 고하중 분석 과제를 수행하는 핵심 인력에게만 따로 크레딧을 보태줄 권한도 가진다. 관리자가 계속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크레딧 풀의 잔여 자산이 임계치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시스템도 도입해, 자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 마비 위험을 막았다. 크레딧 사용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도, 업무 연속성과 비즈니스 탄력성을 동시에 갖춘 구조다.
기업 데이터 보호 장치로는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는 '1거주자 1지역(One Tenant, One Region)' 데이터 격리 아키텍처를 제안했다. 전 세계 사용자의 신원 정보와 이메일 데이터만 보유한 글로벌 리전 리졸버가, 단일 인증 과정을 거쳐 완전히 독립된 지역 클라우드로 트래픽을 안내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미국 사용자는 미국 지역으로, 일본이나 유럽 사용자는 각 지역의 독립된 데이터베이스 인프라로 연결된다. 데이터 수집과 처리, 폐기까지 모두 물리적 경계 안에서만 이뤄진다. 렌조이 린 공동창업자는 “한 지역 저장소에 데이터가 채워지는 동안 다른 지역 저장소는 완전한 공백 상태를 유지하므로, 국가 간 데이터 이동 제한 규제를 위반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없앴다”고 설명했다.

업무 환경에서는 임직원이 무심코 사내 기밀이나 내부 문서를 퍼블릭(개방형) AI 서비스에 입력했다가, 그 데이터가 외부 학습 자료로 흘러나가는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렌조이 린 공동창업자는 “젠스파크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올라오는 모든 프로젝트 데이터는 철저한 논리적 격리 과정을 거치며, 퍼블릭 소비자 데이터 영역과 완전히 분리돼 관리된다”고 강조했다.
젠스파크 엔터프라이즈 환경 속 개별 비즈니스 자산은 철저히 해당 프로젝트 소유자의 권한 아래 놓이며, 별도의 공유 설정을 허용하지 않는 한 조직 내 다른 구성원은 접근할 수 없다. 고도화된 키 관리 시스템(KMS) 기반의 암호화 공정을 산업 표준 최고 수준으로 적용해, 기업 고객이 핵심 자산을 안심하고 맡기도록 하는 신뢰 요소를 완성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