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멀티캠퍼스 AX러닝혁신센터장, "AI 교육은 진단과 처방이 우선입니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AI 관련 교육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스타트업까지 AI 리터러시나 AI 활용 교육을 적극 도입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의외의 반응이 나온다. 교육을 받긴 받았는데, 실제 업무에서는 무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멀티캠퍼스는 이 간극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취한다. 삼성그룹 계열의 기업교육 전문기업인 멀티캠퍼스는 올해 'Powered by AI, Driven by Multicampus'라는 새 비전을 내걸고, 단순 AI 교육을 넘어 ‘기업의 AX(AI Transformation) 전환’을 수행하는 파트너로서 도약을 선언했다. 그 선두에 선 인물이 멀티캠퍼스 CTO이자 AX러닝혁신센터장인 고민정 센터장이다.

고민정 멀티캠퍼스 AX러닝혁신센터장 / 출처=IT동아
고민정 멀티캠퍼스 AX러닝혁신센터장 / 출처=IT동아

고려대학교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996년 삼성SDS에 입사해 IT 개발, 운영, 정보화 전략 등 다양한 부문에서 27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정보전략그룹장으로 사내 MIS 기획과 전사 정보화 전략을 총괄하며 차세대 ERP 구축과 DX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23년 멀티캠퍼스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플랫폼팀장 역할로 클라우드 전환을 총괄했으며, 현재는 CTO와 AX러닝혁신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를 통해 기업 AI 교육의 현실, 그리고 멀티캠퍼스가 제시하는 해법과 전략을 들어봤다.

기업은 ‘AI 도입’ 아닌, AI를 통한 ‘성과’ 기준으로 교육 및 투자 판단

DX 시대에는 시스템 도입 자체가 성과였다면, AX 시대는 교육 이수 여부보다 실질적인 ‘업무 생산성 및 실행력 개선’이 핵심 지표가 됐다고 그는 전했다. AX 전환이 필요함에는 공감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기술은 또 어떻게 내재화할지 막막해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그렇다면 AI 교육을 정식으로 받고도 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걸까. 그는 교육과 성과의 불일치 원인을 구조적 문제에서 찾는다. 교육이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일회성으로 진행되고 그치는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 임직원의 AI 활용 수준 진단 없이 단방향의 일괄 교육이 이뤄지고, 교육 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나 기회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멀티캠퍼스는 올해 초 ‘AX러닝혁신센터’를 공식 가동했다. AI 활용 역량이 특정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직무의 필수 역량으로 대두되면서, AI 기술과 플랫폼을 교육에 접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담 조직이 필요했다.

멀티캠퍼스 AX 교육 커리큘럼 일부 / 출처=멀티캠퍼스 홈페이지
멀티캠퍼스 AX 교육 커리큘럼 일부 / 출처=멀티캠퍼스 홈페이지

고 센터장은 센터 운영에 있어 명확한 방향을 잡았다. 단순한 이론 교육에서 탈피해, AI 튜터(강사)와 채팅 기능 등을 결합해 학습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실습 위주의 체득화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IT 및 AI 전문 조직과 HRD 조직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영업부터 교육 기획, 콘텐츠 개발, 운영 전 과정에 걸쳐 기술 기반 교육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I 지식의 단순 전달/교육을 넘어, 학습이 현업 적용과 실질적 성과 창출까지 이어지도록 교육 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센터장으로서 그의 목표다.

'진단 없는 교육은 처방전 없는 약'

고 센터장은 KAIST 김주호 교수와 공동 개발한 ‘AX 역량 진단 모델’도 소개했다. 8대 핵심 역량과 40개 세부 역량을 5단계 수준 척도로 측정해, 개인과 조직의 현재 위치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체계다. 기존의 AI 역량 진단이 ‘AI 도구 활용 수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진단의 핵심 질문은 다르다.

“AI를 잘 쓰는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이 AX 전환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를 묻습니다. ‘잘한다, 못한다’의 판단이 아닌, 현재 개인과 조직의 수준이 어디에 있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를 도출하는 게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진단을 마치면 개인별, 조직별로 3대 강점과 3대 보완점이 명확하게 도출된다. 이를 기반으로 기초 AI 활용부터 에이전트 개발, 리더십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준과 직무에 맞는 맞춤형 커리큘럼이 설계된다.

또한 현재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단 데이터를 축적 중이며, 하반기에는 산업별 벤치마크 데이터를 제공해 동종 업계 내 상대적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리라 그는 기대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이 조직 내 AI 활용 수준의 편차 문제입니다. 같은 조직, 같은 팀 안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구성원이 있는가 하면, 프롬프트 한 줄 작성도 부담스러운 구성원도 있거든요. 때문에 전 직원을 한 강의실에 모아 놓고 동일한 내용으로 교육하면, 교육 만족도와 성과,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각자에게 적합한, 필요한 교육을 각각 제공해야 해요.”

교육 이후의 과정도 체계화되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실습 공간, 플레이 그라운드를 제공하고, 해커톤 등을 통해 사내 AI 활용도를 높이는 구조다. 교육 이수 후에는 성과 측정을 통해 실제 업무 효율이 이전보다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지표로 제공한다. 현재 약 60개 기업이 이 토탈 프로세스의 도입을 진행 중이다.

출처=멀티캠퍼스
출처=멀티캠퍼스

준비 시간 0분, 실전 몰입 100%, 멀티캠퍼스 AI 스튜디오

‘AI 스튜디오(AI Studio)’를 꾸리는데 꼬박 3년이 걸렸다. 분산된 DB를 통합하고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교육 플랫폼(LXP)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그 기반 위에 지난 4월에 오픈한 AI 스튜디오는 코딩, LLM 활용, GPU 기반 AI 개발 실습을 별도 설치 단계 없이 웹/클라우드 환경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통합 실습 플랫폼으로 완성됐다.

고 센터장에 따르면, 기존 교육 현장에서는 개발 환경 설정과 자료 배포에만 1~2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멀티캠퍼스 AI 스튜디오는 IDE(통합 개발 환경)와 VM(가상 시스템) 환경이 사전 구성돼 있고, 코딩 및 개발 실습에 필요한 GPU나 VM 자원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 AI 튜터와 실시간 채팅 기능을 결합해, 학습 도중 발생하는 질문을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비개발자와 개발자 모두를 포용할 수 있도록 설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비개발자는 설치 부담 없이 상용 AI 서비스와 LLM을 실무에 활용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고, 개발자는 GPU 기반 환경에서 현업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수준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AI 스튜디오는 준비 시간은 최소화하고, 실전 경험은 극대화하는 학습 패러다임 전환을 만들고자 합니다.”

AX 통합 교육 플랫폼 'AI 스튜디오' / 출처=멀티캠퍼스 유튜브 채널
AX 통합 교육 플랫폼 'AI 스튜디오' / 출처=멀티캠퍼스 유튜브 채널

학습자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것도 멀티캠퍼스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라 말한다. 수업 중에는 질문을 주저하는 우리나라 교육 분위기의 특성상 정확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학습 효과 저하로 이어지곤 한다.

이에 멀티캠퍼스는 AI 튜터를 도입해, 언제든 부담 없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강사는 학습자의 맥락을 보완하며 깊이 있는 이해와 적용을 이끈다. 그 효과는 데이터로도 입증됐다.

“AI 튜터가 없을 때는 학습 성취도 평균이 75점 수준이었는데, AI 튜터 제공 후 평균 90점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정량적으로도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습니다.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빠르게 형성되면, 단순 이해를 넘어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대기업이 AI 도입에 좀더 적극적인 반면, 중소기업의 AI 도입률은 1% 안팎에 머물러 있다. 이 격차에 대해 그는 단순한 기술 접근성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한다.

“AI 도입과 성과 창출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의 준비도입니다. 중소기업은 인력과 시간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수 인원을 동시에 투입하는 인하우스 교육 방식 자체가 구조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멀티캠퍼스는 이를 고려해 소규모 조직도 유연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개 모집형 집합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우선지원기업의 경우 교육비의 90~95%를 환급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인재 키움 프리미엄 훈련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무대 검증 마친 AI 러닝 플랫폼

멀티캠퍼스의 교육 플랫폼은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교육 플랫폼은 세계 주요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의 ‘iF Design Award 2026’에서 본선에 진출해 후속 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의 교육기술 전문 매체 에드테크 다이제스트(EdTech Digest)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에듀테크 시상 프로그램 ‘The EdTech Awards 2025’에서는 AI, 개인화 학습 솔루션, 튜터링 솔루션, 기업 교육 솔루션 등 4개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베를린 국제 디자인센터(IDZ)가 주관하는 ‘UX Design Awards 2025’에서는 ‘Service/Education’ 부문 후보로도 등록됐다.

“올해에는 자연어 기반 AI 통합 검색 기능을 개발하고, AI 영상 분석 기반의 다국어 자막을 포함한 13개 언어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러닝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고 센터장은 멀티캠퍼스가 정의하는 ‘AI로 일하는 방식’이란, 단순히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라 말한다. 반복되는 분석 업무는 AI가 선제적으로 수행하고, 임직원은 문제 정의와 의사결정, 창의적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다.

교육 환경의 미래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는 향후 교육 현장이 AI 강사 역할을 하는 전문 AI 에이전트(AI 스페셜리스트)와 사람이 협업하며, 학습자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교육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AI가 학습자 개인의 수준과 성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하고 보조 강사 역할까지 수행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겁니다. 동시에 교육 운영자의 반복 업무도 자동화되어 사람은 더 본질적인 교육 설계와 학습자와의 상호작용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AX러닝혁신센터는 AX 역량 진단에서 교육 체계 설계, 실습, 워크숍, 해커톤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토탈 AX 교육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 전했다. 교육 대상도 기업을 넘어 대학과 교육기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AX는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건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죠. 멀티캠퍼스는 이제 교육 제공자가 아닌 진단부터 교육, 실습, 실행, 확산까지 전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는 AX 혁신의 실행 파트너가 되려 합니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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