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 “방산 SW 인재, 총장배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도전하라”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기 영화 '탑건(Top Gun)' 시리즈의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보여주는 눈부신 전투기 조종 실력, 혹은 각종 SF 영화 속 숨 막히는 전투기의 도그파이트(근접 항공전) 장면을 본 관객이라면 조종사의 압도적인 기량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적기의 꼬리를 잡고 아슬아슬한 미사일 회피 기동을 펼치는 공중전은 조종사의 직관과 반사신경이 만들어내는 예술에 가깝다.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 / 출처=파라마운트 픽처스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 / 출처=파라마운트 픽처스

하지만 다가올 미래 전장에서 활약할 최우수 조종사, 이른바 '탑건'의 자리는 매버릭과 같은 인간 조종사가 아닌 인공지능(이하 AI)이 꿰찰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라도 결국 육체를 가진 인간이기에, 극복할 수 없는 생물학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전투기가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추격하기 위해 급기동을 펼치면 중력가속도(G값)가 치솟는다. 이를 조종사가 견디지 못하면 혈류가 뇌로 가지 못해 의식을 잃는 'G-록(G-LOC)' 상태에 빠져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작전 임무 시간이 길어질수록 누적되는 육체적 피로도와 수면 부족, 각종 생리현상 등은 완벽한 임무 수행을 가로막는 제약이다.

‘인간 탑건’ 뛰어넘는 ‘AI 탑건’, 현실 등장 임박

반면 기계인 AI는 이러한 물리적, 생리적 제약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스텔스'나 '마크로스 플러스' 등 대중에 잘 알려진 SF 영상물에서는 엄청난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고기동 AI 무인기가 인간 조종사를 압도하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바 있다.

이는 더 이상 영상 매체 속 상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물론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현대전에서는 이미 드론과 AI 자율 교전 시스템이 적극 투입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K-방산’의 열풍 속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전투기 KF-21과 연동해 운용할 차세대 무인전투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기 시작한 대한민국. 우수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완벽하게 통제할 '차세대 AI 조종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작년 한국항공대 교내 행사로 진행된 AI 파일럿 경진대회의 수상자들 / 출처=한국항공대학교
작년 한국항공대 교내 행사로 진행된 AI 파일럿 경진대회의 수상자들 / 출처=한국항공대학교

전국 규모로 판 커진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차세대 AI 전투 시스템의 실현 가능성을 직접 검증하고 미래 국방 기술을 이끌어갈 SW 인재를 발굴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한국항공대학교가 주최하고 한국항공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하는 ‘제 1회 한국항공대학교 총장배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2026 AI Pilot Top Gun Challenge, 이하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다. 작년에는 교내 행사로 치러졌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전국 규모의 1:1 공중전 시뮬레이션 대회로 전격 확대됐다.

전용 시뮬레이터를 통해 AI 파일럿 에이전트간의 조종 실력을 겨루는 모습 / 출처=한국항공대학교
전용 시뮬레이터를 통해 AI 파일럿 에이전트간의 조종 실력을 겨루는 모습 / 출처=한국항공대학교

'AI 파일럿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주제 아래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프로그래밍 경연을 넘어 참가자들이 실전 경력을 갖추도록 꾸며졌다. 참가팀은 가상의 공중 교전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기동하고 교전하며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AI 파일럿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해야 한다. 1:1 공중전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적기의 위치와 속도, 방향을 예측해 최적의 회피 및 추격 전술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다.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최정예 에이전트들은 본선 무대에서 5판 3선승제의 1:1 실시간 토너먼트 대전을 펼치게 된다.

출처=한국항공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
출처=한국항공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

우승 상금 1,000만 원의 진검승부… 대회 일정 및 참가 자격

본 대회는 AI, 항공, 드론 분야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생(휴학생 포함)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참가 팀은 최대 5명 이내로 구성해야 하며, 이 중 대학원생은 최대 2명까지만 포함할 수 있다. 소속 학교당 참가 팀 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아 전국의 실력 있는 예비 개발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단 1개의 '탑건 챔피언(Top Gun CHAMPION)' 팀에게는 1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 밖에도 최우수상, 우수상, 기술상 등 다방면의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며, 세부 내역은 후원사 확정 후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참가 접수는 오는 5월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이후 5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시뮬레이션 환경 및 개발 도구 활용을 위한 공통 교육이 제공된다. 예선 심사는 8월 27일과 28일에 걸쳐 진행되며, 대망의 본선은 9월 17일에 열린다.

글로벌 국방 분야에서 AI 자율 시스템의 중요성이 급증하고 K-방산이 국가의 전략적 먹거리로 자리 잡는 가운데, 이번 대회는 예비 개발자들이 'Sim2Real' 기반의 3차원 공중전 환경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선 당일에는 전문가 강연과 기술 발표, 주요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취업 박람회 등 산학·국방 연계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어 실질적인 인재 등용문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 대한 상세 정보 확인 및 참가 접수는 한국항공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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