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선도그룹연합(FMC)’이 지닌 차별성

김동진 kdj@itdonga.com

E(Environmental)·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SG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 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홍기훈의 ESG 금융
홍기훈의 ESG 금융

지난 칼럼에서 선도그룹연합(First Movers Coalition)이 어떤 활동들을 추구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도그룹연합의 차별성에 관해 다뤄보겠습니다.

선도그룹연합은 서로 이질적인 산업에 속한 다수 회원사와 파트너 조직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회원사들과 파트너 조직들 모두 자신이 가진 비즈니스 구매력과 전문성을 통해 탈탄소 기술을 산업 내에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공유합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같은 길을 걸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가 처한 산업적 환경과 비즈니스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도그룹연합은 각 산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과 해결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이러한 산업적 맥락을 이해하고 반영한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회원사들과 파트너 조직들이 지닌 다양한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고려해, 일괄적인 하향식 방식을 지양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선도그룹연합은 회원사와 파트너 조직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별, 부문별 작업 계획과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이를 위해 각 산업에는 분기별로 성과를 도출하는 TF를 구성해 놓았습니다. 즉 선도그룹연합이 자신들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회원사들 스스로의 판단과 노력인 셈입니다.

각 산업별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춰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계획을 회원사들과 파트너 조직들이 스스로 도출해 내는 방식이죠. 이 방식은 다른 친환경 단체들과 비교했을 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집니다.

선도그룹연합이 회원사를 확보하고 다른 산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상향식 기반 접근방식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자신들의 확장성을 방해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 달성 방안이 경직돼 있을수록 스스로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선도그룹연합이 강조하는 상향식의 방법론 도출은 잠재적인 회원사들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즉 선도그룹연합은 다른 탈탄소, 친환경 목표를 가진 연합체들보다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회원사들과 파트너 조직들이 회의와 세미나 등 자발적 소통을 바탕으로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행하는 구조입니다. 선도그룹연합의 구성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선도그룹연합 활동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여러 주체를 포함하는 협의체들이 항상 당면하는 문제 중 하나가 참여 주체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입니다. 선도그룹연합은 참여 주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도그룹연합이 갖는 차별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후 몇 번의 칼럼을 통해 선도그룹연합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뤄 보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