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중심으로 자리잡은 IP 카메라, 제3세계 시장 확대도 본격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술의 발전,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한때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솔루션이 일반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CCTV 솔루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초창기의 CCTV 솔루션은 하드웨어 자체가 워낙 비싼데다, 설치 및 운용 과정 역시 복잡 했기 때문에 자금력 및 전문인력을 보유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주요 운용하곤 했다.

CCTV와 IoT 기술이 결합한 신세대 IP 카메라는 가정용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도가 높다(출처=LG유플러스)
CCTV와 IoT 기술이 결합한 신세대 IP 카메라는 가정용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도가 높다(출처=LG유플러스)

하지만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춰 PC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간단히 제어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IP 카메라(Internet Protocol camera)가 개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초의 IP 카메라는 1996년 출시되었다. 그리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기술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저렴한 IP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되어 이를 기반으로 한 CCTV 시스템을 중소기업이나 가정에서도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가전 및 센서의 연동을 통해 구현되는 스마트홈 및 스마트빌딩 등이 각광받으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IP 카메라가 단순한 영상보안 용도를 넘어, 반려동물이나 어린이, 노약자 등을 돌보는데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조명이나 공조기기를 비롯한 다른 IoT 기기와 연동해 자동화 기능을 구현하는데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음성 입력 및 출력 기능을 더한 IP 카메라는 반려동물을 돌보는 용도로도 유용하다 (출처=Tuya)
음성 입력 및 출력 기능을 더한 IP 카메라는 반려동물을 돌보는 용도로도 유용하다 (출처=Tuya)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IP 카메라는 영상 촬영 기능 및 유무선 네트워크 연결 기능 외에도 음성의 녹음 및 출력, 클라우드 플랫폼 연동 기능까지 갖추는 등, 전반적인 사양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접속을 통해 녹화된 영상을 온라인에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해져 활용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런 신세대 IP 카메라 제품군은 ‘스마트 홈 카메라’, ‘홈캠’ ‘홈 CCTV’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주로 가정용 제품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무실이나 매장, 창고 등을 운용하는 기업환경에서도 충분히 유용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보안 전문 업체의 CCTV 솔루션을 이용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핵심적인 기능을 제공하면서 관리가 수월한 스마트 홈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글로벌 시장의 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초창기에는 주로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2020년대 이후,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고 보안 수요가 높은 개발도상국,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202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태국, 인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의 CCTV(HS Code: 852580)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2016년 수도 다카지역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 이후 CCTV 시장이 연평균 50% 이상의 급성장을 하고 있으며, 태국은 이커머스 및 배달음식 주문이 늘어나면서 가정내 보안용 CC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인도 시장이다. 인도 내에 수년간 테러 사건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적인 범죄율 또한 높아 CCTV의 수요가 높다. 시장 조사 기관인 Mordor Intelligence는 인도 CCTV 시장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22.3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구 역시 2022년 말 기준으로 약 14억 1700만명에 달해 조만간 중국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데, 이 역시 인도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이한 점이라면 전세계적으로 중국 제품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가운데, 인도시장은 베트남이나 홍콩을 비롯한 다른 나라 제품의 비중도 만만치 않게 높다는 점이다. KOTRA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인도로 수입된 CCTV는 중국산이 651백만 달러어치로 가장 많았지만, 베트남산 역시 639백만 달러어치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중국과 여러가지 이슈에서 대립하고 있는 인도의 국가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한민국 업체들도 인도의 IP 카메라 시장 진출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우호적인 관계이며,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도 현지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인도 아마존에서 팔리고 있는 텐플 스마트 홈 카메라는 ‘한국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아마존)
인도 아마존에서 팔리고 있는 텐플 스마트 홈 카메라는 ‘한국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아마존)

실제 최근 한국의 IoT 기업이 인도 시장에 IP 카메라를 수출한 사례도 있다. IoT 전문 브랜드 ‘텐플(templ)’을 운영하는 ‘애니온넷(AnyOnNet)’은 인도 현지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의 ‘텐플 스마트 홈 카메라’를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초도 공급 물량은 약 1만대이며, 현재 인도 아마존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인도 현지 총판에서 이 제품을 판매하며 ‘한국 브랜드(South Korean Brand)’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애니온넷의 CTO인 노현기 이사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BIS(Bureau of Indian Standards, 인도 표준국) 인증을 받기 위해 일부 내부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수출에 성공했다”라며 “한국의 중소 IoT 브랜드로서 인도에 진출한 것은 사실상 우리가 최초이며, 향후 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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