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 서부경기문화창조허브 - 올프스 김연태 대표 "앞만 보고 '후방 170도' 모니터링, 오토바이 사고를 줄입니다"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 강화영 기자] '공유오피스(Co-Working Space)'는 건물 전체나 일부를 장기간 빌려서, 작은 사업자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을 말한다. 쉽게 말해 1인 사업자나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공간이다. 근무 형태에 따라 공용 공간인 '라운지' 자리 하나만 쓰거나, 타인과 격리된 '프라이빗 오피스'에 입주할 수도 있다. 적은 자본으로 사무실 규모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본 사무 시설(책상, 의자 등)도 모두 갖춰져 있어, 입주자는 업무를 하기 위한 노트북이나 PC만 가지고 가면 된다. 대표 공유 오피스로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등이 있다.

단순히 공간만 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Co-Working(함께 일하다) Space'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공유오피스는 입주 기업간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력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앱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도 UI 디자이너와 개발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고, 상품을 하나 판매하기 위해서도 제조 공장 및 판매처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제한된 인원으로 형성돼 있어, 대기업에 비해 인적 교류 기회가 적다.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전경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전경

서부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업지원시설로, 2020년 '서부경기문화창조허브 매칭 및 큐레이팅 '사업을 통해 제품개발 및 기술분야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창조 기업을 지원한다. 제품생산이나 제품디자인 등 전문분야별 집중 컨설팅을 진행하고, 전문가 매칭과 사업 고도화를 위한 자금 또한 지원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서부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제조·콘텐츠분야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살아 있는 현장에서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스마트 HUD 블랙박스 '레반(Revan)'을 개발한 '올프스(Owlfs)' 김연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올프스 김연태 대표. <출처=올프스>
올프스 김연태 대표. <출처=올프스>

Q. 올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스마트 HUD 블랙박스 '레반'을 개발하고, 내년 초 레반은 오토바이 헬멧에 브라켓으로 한 번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녹화한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후방 170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인다.

올프스(Owlfs)라는 회사 이름은 부엉이(Owl)와 늑대(Wolf)를 합해 만든 단어다. 목이 360도까지 돌아가는 부엉이와 의리 있고 강한 남성을 상징하는 늑대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리 회사 정체성은 이름을 계속 따라간다. 오토바이나 PM(Personal Mobility, 개인용 이동수단)에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를 개발하고 있고, 의류나 보호장비까지 확장해 나가려 한다."

레반. <출처=올프스>
레반. <출처=올프스>

HUD는 Head Up Display라는 뜻으로, 사용자가 시선을 이동시키지 않은 채 원하는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 시 주행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계기판을 향해 시선을 내려야 하는데, 이 때 정면을 보지 못해 사고 위험이 생기기도 한다. HUD는 운전자 정면 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띄워 사용자가 주행 정보를 바로 인식할 수 있게 돕는 장치다. HUD를 적용한 레반은 헬멧 앞 유리를 통과해 1.5m에서 3m 앞에 후방 카메라 화면이 나타난다.

Q. 조작 방법이 궁금하다.

"리모컨과 모션 인식,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모든 기능은 리모컨을 통해 조작할 수 있는데, 모션 인식으로 제어도 가능하다. 급한 상황에서는 리모컨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모션 인식은 사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에 특정 행동을 지정하면, 그 행동을 했을 때 기능이 동작한다. 예를 들어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움직이면 후방 170도 모니터링 기능이 켜진다. 참고로 레반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지원하는데, 블루투스로 녹화한 화면은 와이파이를 사용해 스마트폰 앱에서 간편히 내려받을 수 있고, 리모컨과 제품, 제품과 핸드폰은 블루투스로 페어링한다."

레반 제품 구성(헬맷 제외). <출처=올프스>
레반 제품 구성(헬맷 제외). <출처=올프스>

Q. 스마트 헬멧인 레반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원래 오토바이 용품에 관심이 많았나

"우리 직원 5명 모두가 오토바이 경력이 있다(웃음). 내 이야기만 하자면, 스무 살때부터 14년간 취미로 오토바이를 탔다. 평소에 관심이 많아서 오토바이 용품을 이것저것 사서 쓰다 보니 오토바이 운전자가 기존 제품에 느끼는 아쉬운 점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마침 전공이 물리학이라 광학 연구를 해서 제품을 만들게 됐다.

사실 지금 제대로 된 스마트 헬멧이 나왔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나마 일본 '크로스 헬맷'이나, 미국 '스컬리 헬멧'이 조금씩 사용자가 생기는 추세인데, 가격대가 굉장히 높다. 200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레반은 훨씬 많은 기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84만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앞서 말했듯, 이미 갖고 있는 헬멧에 부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출처=올프스>
<출처=올프스>

기존 스마트 헬맷은 헬멧 자체에 기능이 있어서 배터리를 헬멧 안 좁은 공간에 작은 배터리를 겨우 넣을 수밖에 없다. 사고로 충격을 받으면 부풀거나 폭발할 위험이 있고, 사용시간도 6~7시간으로 굉장히 짧다. 올프스는 배터리를 외부에 다는 방식을 선택했다. 배터리만 빼서 USB 포트를 통해 충전한다. 배터리는 두 개를 지급하는데 하나당 사용시간은 기존 제품 2배인 12시간이다."

Q. 기존 제품과 비교해 레반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 제품 하나면 기존 오토바이 용품이 가진 단점을 모두 보완한다. 핵심 기능은 역시 HUD다. 2016년 OECD국가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비해 사고율이 307% 높고, 사망률은 180%가 높다. 룸미러도 없고, 좌우측 백미러 크기는 작아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탓이다. 레반을 사용하면 앞만 보고 후방 170도까지 모니터링이 되니 훨씬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시야 확보가 어려워 항상 안전을 주의해야 하는 오토바이. <출처=올프스>
시야 확보가 어려워 항상 안전을 주의해야 하는 오토바이. <출처=올프스>

다음으로 주행 보조 장치를 추가했다. 후방 차량이 접근하면 HUD와 좌우측 경고등이 위험 상황을 알린다. 또, 운전자가 잠깐 한눈 팔더라도 앞 차와 충돌할 상황이 생기면 그 전에 미리 경고한다.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녹화하는 일반 블랙박스 기능도 있다. 차량 번호판 식별이 가능한 FHD 화질을 제공한다.

기타 편의기능도 마련했다. 오토바이를 레저로 즐기면, 적게는 두명에서 많게는 열명까지 그룹주행을 많이 한다. 같이 이야기 하며 운전할 수 있도록 그룹 통화기능을 지원하고,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전화나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오토바이 그룹 주행. <출처=올프스>
오토바이 그룹 주행. <출처=올프스>

Q. 시흥산업진흥원에서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지

"멘토링 프로그램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현업에 있는 멘토를 정말 성의있게 찾아서 연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그것부터 명확하게 인지한다. 모호하면 나중에라도 다시 묻는다. '이 분야 멘토는 지금 찾기 어려운데, 혹시 주제를 바꿔서 이런 쪽으로 접근하면 어떠세요?'하고 말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자금 지원보다 훨씬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Q. 앞으로 방향이 궁금하다.

"일반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기에는 제품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이 레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 동부화재와 함께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올프스>
<출처=올프스>

어차피 오토바이를 운전할 때, 운전자 보험과 책임 보험/종합 보험을 가입해야 하지 않나. 사고 위험을 낮추는 우리 제품을 쓰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 보험료/제품 사용비를 월마다 결제하는 구독제 상품으로 내년 중순 출시 예정이다. 목돈 84만원을 내고 구매하는게 아니라, 책임 보험은 월 2만 원대, 종합 보험은 월 4만원대로 레반을 사용할 수 있어서 가격 부담이 적다.

나중에는 빅데이터 사업도 계획한다. 오토바이, 자전거, 킥보드가 각자 자주 가는 길이 있을 거다. 영상과 위치 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 상황이나 날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각 정보를 분류하면 타겟 마케팅 광고가 가능하다."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프스 김연태 대표. <출처=올프스>
올프스 김연태 대표. <출처=올프스>

"개인형 이동수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부 마니아층이나 배달 기사만 타던 오토바이도 여가활동 수단으로 인식이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문제는 새롭게 진입한 사람 대부분이 안전에 대한 의식과 정보가 부족하다는 거다. 전동 킥보드는 더하지 않나. 안전 장비 없이 도로를 달리는 사람을 보면 불안하다. 스마트 HUD 블랙박스 '레반'을 통해 개인형 이동수단 분야에서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

그리고,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오토바이에 박한 국가가 없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불량하다는 선입견도 잘 없어지지 않고. 그만큼 오토바이 불모지임에도 세계 오토바이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강세다. '우리나라의 역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오토바이 헬멧 분야 점유율 1위는 '홍진HJC'고, 인터콤(오토바이 무전 기기) 분야 세계 점유율 1위는 '세나 인터컴'이다. 모두 우리나라 기업이다. 올프스가 우리나라 역설 패밀리에 포함되는 그날까지, 앞으로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나가겠다."

글 / IT동아 강화영 (hwa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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