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in 보드게임] TV 속 장면이 보드게임으로, '호러 레이스'

안수영 syahn@itdonga.com

tvN의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는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도전자들이 게임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리얼리티 쇼다. 그렇다면 더 지니어스에 등장하는 각종 게임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지니어스 in 보드게임'에서는 방송에 등장한 게임과 모티브가 된 게임의 진행 방법,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소개한다.

<지난 연재>
1부- 방송에 등장한 게임, 실은 보드게임이다? (http://it.donga.com/21647)

더 지니어스
더 지니어스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호러 레이스

지난 27일 방영을 시작한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은 여느 시즌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더 지니어스의 게임들은 상당수가 보드게임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번 시즌4는 반대로 방송에서 나온 게임이 보드게임으로 제작됐다.

그 게임이 바로 2화의 메인 매치 '호러 레이스'다. 프로게이머 임요환을 데스매치로 보낸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운 승부를 보였다. 하지만 임윤선 변호사의 기지를 엿보거나, 대학원생 김경훈씨의 활기 어린 입담과 배신, 개그맨 장동민의 신기에 가까운 무게 구별 등이 이목을 끌었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방송이 보드게임으로 탄생하다, '호러 레이스'

코리아보드게임즈는 더 지니어스의 브랜드 파워를 인정해 더 지니어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의견을 더 지니어스 제작진에 전달했다. 그리고 제작진과 몇 차례 논의를 거쳐 더 지니어스 보드게임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 때 더 지니어스 제작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게임 아이디어가 '호러 레이스'였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처음에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은 기존 보드게임의 단순한 변형일 것이라 예상하고 회의를 가졌지만, 의외로 게임 자체의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호러 레이스는 일반적인 보드게임과는 달리 12명이 즐길 수 있다. 모든 플레이어는 각자 토큰을 5개씩 받는데, 이 중 2개를 배팅하고 남은 토큰을 모아 뽑기 더미로 사용했다. 각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며 3개씩 토큰을 뽑았고, 1, 2, 4로 표시된 게임 칸에 원하는 대로 놓아 자신이 배팅한 게임 말이 다른 게임 말보다 먼저 도착하게 만들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연합과 배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모든 플레이어가 토큰을 배치하면, 각 게임 칸에서 토큰이 많은 말이 게임 칸의 숫자만큼 전진한다. 재미있게도, 가장 많은 토큰이 2개 이상이라면 그 다음 토큰이 전진한다. 이 규칙 때문에 적은 수의 토큰으로도 많은 수의 토큰을 이길 수 있는 역전의 기회가 생겼다.

이 게임은 더 지니어스 제작진의 4년 간 방송 게임 제작 경험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다수의 연합이 적은 수의 연합을 누르는 기존 게임과는 다른 방식이라 신선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은 이 게임을 출판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굉장히 신속하게 진행됐는데, 그 이유는 남은 개발 기간이 굉장히 짧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드게임 개발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 결정이 진행됐을 때에는 이미 2015년 4월로, 방송이 3개월 남은 시점이었던 것이다.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은 더 지니어스 제작진이 제안한 게임을 화면 그대로 옮기고자 했다. 더 지니어스의 팬이라면 TV에서 방송된 게임 그대로 플레이 하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에서 나온 그래픽을 그대로 사용하되, 종이 게임판으로 제작했을 때 더 예쁘게 보이도록 디자인을 조정했다. 그래서 방송에서 사용되는 토큰은 8~9cm 정도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였는데, 보드게임에서도 그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도록 6cm 정도의 큰 타일로 제작됐다. 다만, 단발성으로 소비되는 방송과 달리 자석으로 된 토큰은 지양했다. 보드게임에서 필승법이 존재할 경우 여러 번 게임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일정 숫자의 게임 참가자를 모아야 게임을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의 특성상, 최소 게임 인원은 좀 더 유동적이어야 했다. 이에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은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5인 이하의 참가자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추가 규칙을 만들었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호러 레이스의 상품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박스 디자인이었다. 코리아보드게임즈 개발팀은 이미 스머프, 또봇, 트랜스포머와 같은 콘텐츠를 다뤄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박스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 더 지니어스 브랜드로 제작되는 첫 보드게임인 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잘 반영할 수 있어야 했다. 이에 더 지니어스 포스터를 활용해 전면에 출연자들을 내세웠다.

이렇게 제작진의 게임 제작 노하우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퍼블리싱 작업이 결합돼, 더 지니어스 보드게임이 빛을 보게 됐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

'더 지니어스 시즌1 게임의 법칙' 이후, 더 지니어스처럼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각 대학에서 브레인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직접 더 지니어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거나,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밤새도록 더 지니어스처럼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거나, PC 게임이 개발되기도 하는 등 더 지니어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의 지혜를 겨루고 싶어했다. 더 지니어스 호러 레이스의 출시는 이런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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