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세척 더 쉬워졌다" 스타벅스·LG전자 마이컵, 직접 써보니
[IT동아 박귀임 기자] "텀블러로 음료를 마신 후 씻지 않고 가방에 넣으면 찝찝한데 세척기를 사용하면 그 걱정이 사라져요."
4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은 LG전자의 텀블러 세척기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 이같이 말했다.

텀블러 세척의 편의성은 LG전자와 스타벅스코리아가 손잡은 덕분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3년부터 마이컵을 4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한 데 이어 현재 전국 매장 90%에 도입했다. 이 기기는 간편하고 깨끗하게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세척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2023년 마이컵 시범 운영 매장의 개인컵 이용 건수는 도입 이전보다 일평균 약 30% 증가했다. 세척 불편이 일부 해소되자 텀블러와 같은 개인컵을 찾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컵이 텀블러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LG전자 식기세척기 기술 기반···쾌속·표준 코스 선호도 높아
2025년 4월 22일(지구의 날) 정식 출시된 마이컵은 LG전자가 자사의 디오스 식기세척기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다방향 세척 날개와 고압수로 텀블러 내외부 및 뚜껑을 동시에 씻어낸다. 앞서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범 운영된 기기는 시제품으로, 터치스크린이 없었고 세척 코스 구성도 달랐다. 고객 반응을 반영해 터치스크린 장착, 뚜껑 세척 기능 추가, 코스 명칭 개선 등을 거쳐 현재의 완제품이 됐다.

세척 코스는 ▲쾌속(약 30초) ▲표준(약 4분) ▲건조(약 9분 50초) 등 3가지로 나뉜다. 쾌속 코스는 물로 빠르고 가볍게 헹구고, 표준 코스는 고압수와 세제로 보다 꼼꼼히 내·외부를 닦는다. 건조 코스의 경우 세척 후 열풍 건조까지 진행되는 만큼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가운데 표준·건조 코스에는 레몬향 세제와 린스가 사용된다. 스타벅스와 같이 워크인(Walk-in) 고객이 대부분인 곳은 쾌속 코스의 사용량이 가장 많고, 사무실처럼 동일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곳에서는 손 세척을 대체하는 수준의 표준 코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컵은 표준 코스 기준으로 99.999% 제균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인증시험기관 'TUV 라인란드(Rheinland)'로부터 검증받은 것으로 대장균, 리스테리아, 살모넬라균 등 유해균 3종을 99.999% 수준으로 감소시킨다는 의미다. 해당 검증은 표준 코스 기준으로 받았으며, 건조 코스는 열풍 건조가 추가되는 만큼 제균에 더욱 유리한 조건이라고 LG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마이컵은 플라스틱 재질의 리유저블컵과 콜드컵은 열 변형 우려로 표준·건조 코스 이용이 불가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얇은 리유저블컵은 가벼워서 물살에 의해 전도되거나 세척 범위에서 이탈해 세척 완료 이후에 깨끗하지 않은 결과물을 고객이 받아보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우선 마이컵의 터치스크린에서 원하는 세척 코스를 선택한다. 기기 상단 문을 열고 텀블러의 컵과 뚜껑을 분리해 뒤집어 넣는다. 이어 문을 닫고 세척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터치스크린이 이미지와 텍스트로 단계별 안내를 제공해 처음 이용하더라도 어렵지 않다.

전용 앱 '마이컵'을 설치하면 근처 기기 현황 확인과 원격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앱 설치 없이 비회원으로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비회원도 모든 세척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회원에게는 세척 완료 알림과 이력 관리, 그리고 경품 이벤트 참여 등 전용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
위생 관리에도 신경···세척 성능 관련 클레임 없어
기자는 여러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해 마이컵을 확인했다. 해당 기기는 대부분 카운터나 주문한 메뉴를 받는 곳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파티션 뒤에 가려져 한 번에 찾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스타벅스 앱에서도 마이컵 설치 매장이나 기기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워 아쉬웠다.
마이컵은 세척이 주요 기능인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마이컵의 위생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매장 영업 중에는 직원(파트너)이, 종료 후에는 기기 내 자동 세척 및 건조 기능으로 관리 중이다. 기기 운영 및 유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도 밝혔다.

마이컵 터치스크린 하단의 별도 주의 문구도 눈길을 끌었다. ▲내용물을 버리고 세척 후 미회수로 인한 분실 주의 ▲고온 세척으로 텀블러 손상, 변형 및 화상 주의 ▲콜드컵·리유저블컵·100g 미만·600ml 이상 텀블러 사용 금지 ▲세척 중 강제 문 개방으로 인한 파손 주의 등이다. 이는 일부 매장 기기에서 확인된 내용으로, 기기 내 유의사항을 요약한 안내다. 다만 기기 터치스크린과 앱 유의사항에는 '500ml 이내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는 안내가 공통으로 표기돼 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마이컵의 500ml 이내 텀블러 사용 권장은 LG전자가 공식 성능을 보증하는 기준"이라며 시중의 텀블러 사이즈, 형태, 종류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대표 사이즈 기준으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컵 출시 후 500ml 초과 컵의 세척 성능 관련 클레임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도 "용량보다 텀블러의 형태와 높이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기기의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면 사용에 큰 제약이 없으나, 고객 안내의 편의성을 위해 일반적인 기준으로 600ml 이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용자 반응 긍정적, 기자 체험도 만족
실제 마이컵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3개월째 앱 회원으로 마이컵을 이용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지인의 추천으로 마이컵을 알게 됐다. 스타벅스에 방문하면 마이컵으로 텀블러를 세척하고 음료를 마신다. 다 마신 후에도 마이컵을 이용하는데 세척력에 만족한다"면서도 "모든 스타벅스에 마이컵이 설치돼 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마이컵의 존재는 한 달 전쯤 알게 됐다. 스타벅스에서 텀블러로 음료를 마실 때마다 마이컵을 이용 중"이라며 "앱을 깔지 않아도 비회원으로 모든 세척 코스를 별다른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은 "세척력도 만족하지만 회원에게는 마이컵 이용 시 경품 이벤트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경품은 스타벅스 쿠폰인데 아직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당첨 확률이 꽤 높다"고 전했다.
기자도 스타벅스 매장에서 마이컵을 실제로 이용해봤다. LG전자가 권장하는 500ml 이하(473ml)와 스타벅스코리아의 매뉴얼에 적힌 600ml(591ml) 이하 2가지 텀블러로 모든 세척 코스를 경험했다.
우선 쾌속 코스는 물로 가볍게 헹구는 만큼 텀블러에 아메리카노나 콜드브루같이 일반 커피류를 마셨을 때 세척하기 좋았다. 표준 코스는 텀블러로 유제품이 들어간 음료를 선택했을 때, 건조 코스의 경우 텀블러를 가방에 넣어야 할 때 적합해 보였다. 표준과 건조 코스 후에는 텀블러가 다소 뜨거워져 있어 꺼낼 때 주의가 필요했다. 이는 마이컵 앱이나 기기의 터치스크린 화면에서도 안내 문구로 나왔다.

특히 473ml이나 591ml 텀블러 모두 세척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세척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591ml 텀블러에 브루드 커피를 마셨을 때 표준 코스로 세척한 결과 외부에 일부 물기는 남아 있었지만 세척 자체는 깨끗하게 됐다. 슈 폼과 쿠키 토핑이 어우러진 우디 카우보이 쿠키 콜드브루를 473ml 텀블러에 담아 마신 후 건조 코스로 세척했을 때는 물기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슈크림 라떼를 마시고 동일한 세척 코스를 했을 때도 깨끗해진 텀블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커피 음료를 마신 텀블러는 쾌속 코스 후에도 음료 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는 주문 후 30분 이내 마신 상황이었다. 음료가 텀블러에 장시간 담겨 있었다면 표준 코스 이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회원으로 마이컵 앱을 이용하면 줄서기 예약부터 세척 완료 알림까지 제공해 편했다. 다만 세척 완료 알림 후 30초 내에 기기로 가야 해 다소 촉박하게 느껴졌다. 매장이 넓다면 더욱 그랬다. 앱 이용 시 '세척 후 분실 방지 잠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잠금이 자동으로 해제됐다. 세척 완료 30초 전 기기 근처에 가야 도난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 90% 설치 완료, 낮은 인지도 풀어야
스타벅스코리아는 2026년 3월 시설 특성상 설치가 어려운 매장을 제외하고 전국 약 90%인 1900여 개에 마이컵 도입을 마쳤다. 2025년 4분기 공시 기준 전국 스타벅스 매장 수는 2115개다. 2023년부터 4개 시범 매장에서 검증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해 온 결과다.

마이컵은 카페 이용의 편의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세척 불편'이라는 텀블러 기피의 핵심 장벽을 기술로 낮췄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이는 이용자 반응과 수치로 어느 정도 입증됐다.
다만 마이컵에 대한 보다 친절한 안내와 낮은 인지도는 풀어야할 과제다. 스타벅스 앱과 마이컵 앱 간의 연동도 현재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스타벅스 매장 방문 전 기기의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텀블러 세척기는 매장 동선과 가시성을 고려해 고객 이용이 편리한 위치에 설치돼 있다"면서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