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 시대의 영어놀이 교구, 바다나무 스토리타임
미취학 유아를 자녀로 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키울지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히 뭔가 선물을 줄 때도 마냥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단순한 장난감을 사줘야 할지, 아니면 학습 기능을 갖춘 교구를 사 줘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기 마련이다.
물론 유아기의 자녀에게 본격적인 학습을 강요하는 건 무리다. 장차 최소한 12년 이상 학교를 다니며 공부에 시달려야 할 이 아이에게 지금부터 이를 강요하기엔 부모로서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뽀로로'나 '로보카 폴리' 같은 놀이용 콘텐츠나 장난감만 즐기게 하기에도 불안하다. 주변의 다른 아이들이 이미 선행 학습을 하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리아이만 배움이 늦어서 낙오가 되는 것 역시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 역시 이런 부모들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저마다 놀이와 학습 기능을 겸하고 있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정말로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런 콘텐츠 중 상당수는 부모들의 지갑만 축낼 뿐, 아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언뜻 보기엔 유희를 위한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학습 기능을 강조하여 설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콘텐츠는 사 주는 부모 입장에선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이용해야 하는 아이 입장에선 재미가 없다. 학습과 재미, 이 둘을 얼마나 잘 조화시킬 수 있는지에 제품의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캄아일랜드에서 개발한 영어 교육 콘텐츠인 바다나무(www.badanamu.com/kor/), 그리고 이를 이용하기 위한 스마트 교구인 '스토리타임' 역시 놀이와 영어 학습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에듀테인먼트 솔루션 중 하나다. 이 솔루션의 눈에 띄는 점이라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귀여운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 그리고 PC나 태블릿과 같은 IT기기와의 연계를 통한 양방향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그 외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감각으로 이용, 거부감 없이 아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과연 얼마나 아이가 재미있게 이용할 만한지 직접 살펴봤다.
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즐기는 NFC 기반의 영어놀이 솔루션
바다나무 스토리타임을 이용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매직디스크 세트'다. 이 세트는 각종 알파벳이 적힌 NFC 기반 '매직 디스크' 29종과 이를 보관하는 파우치, 그리고 매직 디스크를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PC용 NFC 인식기인 ‘매직 리더’ 그 외에 각종 교재 및 소프트웨어 설치를 위한 라이선스 키로 이루어졌다.
위와 같은 매직디스크 세트(18만원)만 있어도 기본적인 이용은 할 수 있다. 그 외의 별매형 주변기기로는 스토리타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봉제인형으로 구현한 미니 소프트 토이(총 6종, 각 2만 5,000원)도 있다. 이 역시 NFC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매직 리더와 접촉하며 즐길 수 있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매직디스크 세트만 있어도 이용 자체는 문제가 없으므로 미니 소프트 토이까지 살 지의 여부는 좀 더 나중에 결정해도 좋다.
스토리타임은 데스크탑이나 노트북과 같은 PC, 혹은 NFC 기능을 갖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용 바다나무 앱이 배포 중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경우엔, 기기 뒤쪽의 NFC 접촉면에 매직 디스크를 접촉하면서 이용해야 하고, PC에 비해 화면이 작아 아무래도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NFC 기능이 없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용하려면 별매의 블루투스 리더도 필요하다. 되도록이면 PC에서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본격적으로 즐기려면 PC 추천, 전용 소프트웨어는 일단 1단계부터
PC에서 스토리타임을 이용하려면 일단 바다나무 사이트의 다운로드 페이지(www.badanamu.com/kor/downloads/)에서 전용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2014년 12월 현재, 1단계 콘텐츠인 ‘Zoo Party’만 제공되는데, 향후 5단계까지 개발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윈도용 외에 맥용 버전도 제공하므로 애플의 맥 시리즈를 쓰는 사람도 안심이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제품 구매 시에 받은 인증 키를 입력과정을 거치는 것 외에 그다지 어려울 건 없다.
다음은 매직 리더를 PC의 USB 포트에 꽂을 차례다. 이를 꽂으면 잠시 인식 과정(약 1분)을 거친 후 설치가 완료되므로 이후 스토리타임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제는 29개의 매직 디스크를 PC 앞에 깔아두고 아이가 직접 화면을 보면서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지켜보자. 캄아일랜드에서는 바다나무 스토리타임의 사용 연령을 3세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필자의 가정에는 마침 만 2세와 4세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들에게 직접 스토리타임을 체험하게 했다.
유아 친화적 캐릭터, 높지 않은 PC 요구사양에는 호감인데…
스토리타임 소프트웨어 'Zoo Party'를 실행하면 경쾌한 음악과 함께 6명의 캐릭터가 사용자를 지켜보고 있다. 화면은 모두 3D 공간으로 구현되어 있고 캐릭터의 움직임도 생동감이 있다. 캐릭터의 디자인도 유아들의 호감을 살 만하다. 3D 그래픽이라 PC의 성능을 많이 잡아먹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요구 사양은 높지 않다. 셀러론 B810(1.6GHz) CPU와 내장그래픽카드를 탑재한 보급형 노트북에서도 큰 무리 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6명의 캐릭터 중 아이가 좋아하는 1명을 고르게 하도록 하자. 어떤 캐릭터를 고르더라도 진행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스토리타임은 NFC 기능을 내장한 매직 리더 위에 현재 상황에 맞는 매직 디스크를 터치하며 즐기는 것이지만 유독 이 캐릭터 선택 장면 만은 마우스를 이용해 클릭을 해야 한다. 전반적인 조작 인터페이스의 통일감을 해치는 요소라 아쉽다.
다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우스 조작 대신 NFC 기능을 가진 미니 소프트 토이 봉제인형을 이용해 매직 리더에 접촉을 해도 해당 캐릭터를 고를 수 있긴 하다. 다만, 이 미니 소프트 토이 봉제인형은 개당 2만 5,000원에 따로 사야 하므로 다소 고민이 될 것이다. 물론 아이가 그 캐릭터를 너무 좋아한다면 아마도 사주게 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긴 하다.
디스크 찾아 터치하며 자연스럽게 파닉스 익히기
캐릭터를 선택하면 이제부터 이 캐릭터와 함께 본격적인 영어놀이를 즐길 수 있다. 화면의 상황 및 지시에 따라 그에 맞는 매직 디스크를 매직 리더 위에 터치하는 방식으로 놀이가 진행된다. 이를테면 화면에 고양이가 나와서 C, A, T를 가르쳐 주는 상황이라면 매직 디스크 역시 C, A, T 순으로 잡고 매직 리더 위에 차례로 터치하면 된다.
각 글자가 화면에 표시될 때마다 발음 역시 소리로 출력되는데, C, A, T 라면 일반적인 "시", "에이", "티"가 아니라 "카", "아", "테"라는 파닉스(Phonics) 방식의 발음이 출력된다. 이는 최근 영어권에서 알파벳을 모르는 유아에게 영어를 가르치고자 할 때 주로 쓰는 교육 방법이다. 각 글자의 조합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를 익히게 하는데 효과적인 교육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필자의 아이(만 4세)는 알파벳을 전혀 모르지만, 이를 통해 "카~(C) 는 어디 있지?", "아~(A)가 저기 있었는데?" 라는 이야기를 하며 디스크를 뒤적이곤 했다.
흥미로운 연출 및 화면 구성은 합격, 콘텐츠 추가는 좀 더 기다려 볼 일
영어 놀이를 진행할 때 표시되는 연출도 제법 흥미롭다. 각 글자에 해당하는 캐릭터도 있어 이 글자에 해당하는 디스크를 리더에 접촉할 때마다 배경에 등장해 익살스런 행동을 하며 아이의 흥을 돋운다. 이를테면 A는 사과(Apple) 모양 캐릭터, T는 거북(Tuttle) 모양 캐릭터가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를 따라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외의 요소도 있다, 29개의 매직 디스크 중에는 알파벳 디스크 외에 2개 색깔(Red, Greem, Blue)을 의미하는 디스크도 있다. 이를 이용해 각 색상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에게 적용하거나 단계를 이동하는 등의 선택을 해 줄 수도 있다.
현재 제공되는 1단계 프로그램인 Zoo Party는 캐릭터 선택 장면을 포함해 총 12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었다. 이용하는 아이의 이해도 및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하나의 스테이지를 통과하는데 5~1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 12개 스테이지를 모두 즐기는데 빠르면 1~2 시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가격에 비해 콘텐츠의 양이 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만도 하다. 다만, 이 또래의 아이들은 같은 놀이나 콘텐츠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즐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의외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1단계 프로그램만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5단계까지 순조롭게 프로그램이 추가되어 콘텐츠 부족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되었으면 한다.
4살 아이를 즐겁게 하는데 성공, 2살 아이 역시 '흥미진진'
1개월 정도 필자의 아이들에게 바다나무 스토리타임을 즐기게 한 결과, 만 4세의 첫째 아이는 상당히 흥미를 느끼며 제법 지속적으로 이를 이용했다. 물론 예전부터 늘 좋아하던 '뽀로로' 이상으로 스토리타임에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필자가 2~3일에 한 번 정도 "오늘도 영어놀이(스토리타임) 하자"라고 제안하면 늘 제법 기쁜 표정으로 PC 앞에 앉곤 했다(동영상 첨부)
다만, 영어 학습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뭐라고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알파벳이 적힌 매직 디스크를 열심히 뒤져가면서 스토리타임을 열심히 즐긴 결과, 상당수의 알파벳 모양을 익히게 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조합해서 단어를 완성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단계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리고 바다나무 PC용 소프트웨어는 제법 열심히 했지만 교재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이는 각 아이의 취향이나 특성, 그리고 이용 기간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그리고 만 2세밖에 되지 않는 둘째 아이의 경우, 역시 스토리타임을 가지고 놀기에는 무리인 것 같았다. 개발사에선 만 3세 이상의 아이라면 즐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만 4세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이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만 2세 아이 역시 자신의 누이가 스토리타임을 즐기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흥미롭게 지켜보긴 했다. 일단 이 정도면 스토리타임의 캐릭터들과 화면 구성 자체는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충분한 수준인 건 확실하다.
참고로 현재 캄아일랜드에선 유튜브에 자사의 채널(http://www.youtube.com/channel/UCQD_yZCS2BGO_BXtYrXFg1Q)을 운영하며 바다나무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바다나무 스토리타임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이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자신의 아이가 이런 분위기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담이지만, 필자의 아이는 매직디스크에 적힌 N과 Z, 그리고 M과 W를 자꾸 혼동하곤 했다. 디스크가 원형이다 보니 놓인 방향에 따라 N이 Z로 보이기도 하고 M이 W로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스크 표면에 어느 쪽이 위쪽인지 알려주는 자그마한 표시가 있긴 하지만 아이들 눈에는 잘 띄지 않는 듯 하다. 만약 후속 제품이 나온다면 이런 점은 개선 했으면 한다.
그리고 필자가 받아서 사용한 바다나무 스토리타임 매직디스크 세트에 포함된 매직 리더의 상태가 다소 좋지 못한 편이었다. 이용을 하는 도중 매직 디스크로 리더를 터치할 때 종종 순간적으로 인식 불능이 되며 PC에서 다시 주변기기를 인식하고 있다는 감지 메시지가 출력되곤 했다. 잠시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끔은 완전히 인식 불능이 되어 매직 리더를 USB 포트에서 뺐다가 다시 꽂아 재인식을 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도 캄아일랜드 서비스센터에서 매직 리더 교환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런 솔루션은 콘텐츠의 내용 뿐 아니라 제품 자체의 품질 관리 및 사후 서비스도 중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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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