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커넥트 “창업 대중화 시대, 혁신을 연결하는 이노베이션 빌더”
[IT동아 한만혁 기자] 창업 대중화와 인공지능(AI) 발전이 맞물리면서 창업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5000명의 창업 인재 발굴에 나섰고, 국민성장펀드를 출시해 반도체, AI,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국가 주도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 창업은 특정인만의 영역이 아니라 보편적인 흐름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역시 창업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AI 발전으로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 운영, 제품 개발이 편해지면서 창업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기존 스타트업도 AI를 자사 비즈니스에 녹여 성장세를 이어간다.
소풍커넥트는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을 전담하는 액셀러레이터(AC)다. 사람과 기술, 직업과 자본을 잇는 ‘이노베이션 빌더(Innovation Builder)’를 표방하면서 스타트업의 혁신을 지원한다.
소풍커넥트를 이끌고 있는 최경희 대표는 급변하는 창업 생태계가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소상공인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 스타트업에는 사업 전환(피버팅)만 생각하지 말고 타깃 고객, 서비스 방식,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피버팅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최경희 대표를 만나 소풍커넥트와 창업 생태계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노베이션 빌더, 소풍커넥트
대표님과 소풍커넥트에 대해 소개한다면?
지난 2016년 에듀테크 스타트업 ‘튜터링’의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후 마켓디자이너스에 인수 합병되면서 인사총괄을 역임했고, 이후 투자사로 옮겼다. 인적자원관리(HR) 영역의 경력을 보유한 투자 심사역은 드문 사례다. 지금은 소풍커넥트 대표로서 초기 스타트업을 투자 및 육성하고 있다.
소풍커넥트는 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에서 분리한 AC다. 소풍벤처스가 지난 2024년 1월 VC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투자 영역을 성장 단계 기업으로 확장했고, 2025년 1월 초기 투자와 육성을 전담하는 소풍커넥트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현재 소풍커넥트는 정부 지원 사업,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소풍커넥트의 운영 방향과 철학은?
소풍커넥트의 슬로건은 ‘사람과 기술, 직업과 자본의 연결을 통해 누구나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만든다’이다. 그래서 이노베이션 빌더라고 표현한다. 혁신이 필요한 곳을 연결하고, 그 연결을 통해 혁신이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법에서 허용하는 한 다양한 사업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주로 투자하는 영역은?
소풍벤처스에 있을 때부터 임팩트, 로컬 분야 중심이었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에 맞춰 특정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가 주도형 투자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벤처, 비상장기업 영역을 아우르며 국민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됐으며, 반도체, 딥테크, 로컬 등 국가 전략 사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 결성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대응하면서 우리가 집중할 것과 하지 말 것을 정리해 나가고 있다.

소풍커넥트만의 차별화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HR 영역에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정기적으로 모여 트렌드나 시장 상황, 사업 운영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매달 독서 모임을 열고,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투자사 프로그램이 대표에게 집중되어 있는데, ‘부반장’ 격인 이사만 모아 별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스타트업 대표를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하기도 한다. AC, 특히 첫 투자자는 대표들에게 어려운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새벽에라도 전화할 수 있고, 부끄러운 질문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집에 불러 함께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식구’가 되자는 의미다. 실제로 이런 모임을 통해 단순히 친해지는 것을 넘어 같은 편이 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포트폴리오 중에 의미 있는 투자 성공 사례를 꼽는다면?
지오그리드와 정리습관을 꼽을 수 있다. 지오그리드는 스마트 수질 관리 및 정수 시스템 ‘블로스(BLOS)’를 만든다. 한 마디로 건물용 정수기다. 투자 당시 물 산업 관련 투자 영역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지오그리드를 발견해 투자할 수 있었다. 지오그리드는 현재 대기업 제조 공장, 리조트, 아파트, 학교 등에 적용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리습관은 집 정리가 필요한 이용자와 정리 전문가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당시 거주지 인근에 집 정리, 청소 관련 전단지가 붙어 있는 것을 보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여러 멘토를 연결하면서 성장을 지원했고, 정리습관은 빠르게 시장을 확장했다. 현재 정리습관의 월매출은 투자 당시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다.

창업 대중화·AI 발전으로 생태계 변화 가속
모두의 창업,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창업 대중화 흐름을 어떻게 보나?
2016년 처음 창업 당시 AC가 30여 개였다. 지금은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AC가 500개 이상이다. 그만큼 창업이 대중화된 것이다. 특히 모두의 창업을 보면서 이제 창업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느낀다.
창업이 대중화되면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들도 영향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초기 창업가를 육성했던 방법론과 노하우가 이들에게도 확산되면서 스타트업 방식으로 성장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가 늘면서 AX(AI 전환), 오픈 이노베이션도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오픈 이노베이션의 범위도 확장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혁신이라는 단어가 기업을 넘어서면 일상의 모든 곳을 혁신할 수 있다.
창업 대중화 흐름에 맞춰 소풍커넥트는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있나?
소풍커넥트를 설립할 때 ‘누구보다 더 잘하자’ ‘과거의 누가 했던 것처럼 하자’가 아니라 ‘진짜 다른 것을 해 보자’라는 이야기했다. 그래서 스타트업처럼 일하고, 경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심사역이 아니어도 심사역의 시각을 갖도록 업무 장벽을 허물었다. 누구나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이 벤처캐피탈(VC)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1년에 한 명씩 해외 박람회도 다녀온다. 멀리, 넓게 보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라는 취지다. 최근 법 개정으로 AC도 벤처스튜디오 방식 등 좀 더 넓은 범위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어 사내 벤처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산토끼만 쫓지 말고 직접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집 토끼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

AI 발전도 창업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발전으로 투자 생태계 전반의 질과 효율성이 향상됐다. 스타트업 역시 AI를 자사 비즈니스에 녹여 성장세를 이어가는 곳도 많다. 반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AI 시대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I 활용도가 넓어지면서 스타트업의 사업소개서, 지원서 품질이 좋아졌다. 문제는 그만큼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창업자에게 ‘있어 보이는 척’ ‘똑똑해 보이는 척’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먼저 자기 언어로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AI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AI로 인해 피버팅을 고민하는 창업자에게는 제품이 아닌 타깃 고객층, 서비스 형식,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피버팅도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스타트업은 자본이 넉넉하지 않고 투자자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피버팅이 쉽지 않다. 그간 쏟은 시간이 아까워 망설이기도 한다. 하지만 제품을 바꾸는 것만 피버팅이 아니다. 동일한 기술이나 제품에 AI를 더해 고객층을 확장하거나 서비스 형식, 비즈니스 영역을 재정비하는 방식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브랜딩 자동화 솔루션 ‘요비(Yo-B)’를 개발한 타이디비(Tidy-B)가 대표적인 사례다. 타이디비에는 지난 2023년 시드 라운드 투자를 했는데, 당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창작 영역인 브랜딩을 자동화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업은 물론 개인이나 스타트업에도 적지 않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AI 서비스로 디자인 제작이 빠르게 자동화되면서 경쟁 환경도 급격히 바뀌었다. 그러자 타이디비는 타깃 고객층을 소상공인, 로컬, B2C 시장으로 과감히 확장했다. 이들 고객에 맞춰 전략과 서비스를 재정비했고, 소상공인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브랜드 디자이너로 고도화했다. 그 결과 최근 NHN KCP 및 구로구청과 함께 소상공인 대상 브랜딩·마케팅 실증사업(PoC)을 시작했으며, 모두의 창업 AI 솔루션 공급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가 직접 브랜드 콘셉트, 로고, 컬러, 홍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소풍커넥트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제 역할은 소풍커넥트 구성원들이 세상을 더 잘 보고 전략을 더 잘 세울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만큼 성장하면서도 이곳에 남아야 하는 명분과 기회가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AC라는 틀에서 벗어나 혁신을 연결하고 스타트업을 양육하는 조직으로 거듭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빠르게 변하는 창업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살피면서 혁신이 필요한 곳을 찾아 계속 연결해 나갈 것이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