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카메라 하나로 광각에서 망원까지, 올림푸스 Stylus-1

이상우 lswoo@itdonga.com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어느 정도 카메라에 익숙해지면, 다음으로 무엇을 구매할까? 기존 카메라의 성능이 자신의 실력을 따라오지 못한다면 지금 쓰는 제품보다 몇 단계 높은 상위 제품을 구매한다. 이와 달리 현재 카메라에 만족하는 사람은 화각이 다른 새 렌즈를 구매한다. 렌즈를 바꾸는 것만으로 기존 렌즈로는 담기 어려웠던 다양한 장면을 사진에 표현할 수 있다.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는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광각렌즈는 원근감을 과장시키며, 망원렌즈는 축소시킨다. 또 광각렌즈는 팬포커스(배경을 선명하게 처리하는 기법) 사진을, 망원렌즈는 아웃포커스(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기법) 사진을 만들기 유리하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15359/).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보통 2~3개의 렌즈를 함께 휴대해야 한다. 게다가 망원렌즈는 부피가 크고 무거워 휴대하기 불편하다.

다양한 렌즈
다양한 렌즈

이런 사용자에게 추천할만한 카메라가 있다. 초점거리 28-300mm(35mm 환산, 최대 10.7배 줌)를 지원하며 모든 구간에서 조리개 F2.8로 촬영할 수 있는 콤팩트카메라 올림푸스 스타일러스원(Stylus-1)이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약 11배 줌과 F2.8 고정 조리개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작은 크기에도 최대 10.7배까지 확대해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렌즈를 최대한 내밀어도 제품 전체 길이는 반 뼘 정도다. 보통 DSLR 카메라에서 이 정도의 초점거리를 구현하려면 보온 도시락통 정도 크기의 렌즈를 장착해야 한다. 물론 화질이나 사진의 선예도면에서 부피가 큰 렌즈를 장착한 DSLR 카메라가 우월하다. 하지만 스타일러스원만의 장점도 있다. 작은 크기에 대구경 줌렌즈에 준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28mm부터 300mm에 이르는 초점거리를 손바닥보다 작은 카메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35mm 환산 초점거리 300mm에도 손바닥 보다
작다
35mm 환산 초점거리 300mm에도 손바닥 보다 작다

여기에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다. 모든 초점거리 구간에서 F2.8 고정 조리개를 지원하는 점이다. 보통 줌렌즈는 확대할수록 조리개가 줄어든다, 이를 가변 조리개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8-105mm 1:3.5-5.6G'라고 표시된 렌즈는 초점거리 18mm에서 조리개를 최대 F3.5까지, 105mm에서 최대 F5.6까지 개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줌을 할수록 사진이 어두워지고, 충분한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어려워 사진이 흔들린다. 또한, 최대 망원에서 조리개를 더 열 수 있는 제품과 비교해 아웃포커싱 효과도 떨어진다.

가변 조리개
가변 조리개

반대로 고정 조리개는 모든 초점거리에서 같은 밝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최대망원에서 조리개를 상대적으로 많이 열 수 있어 흔들리지 않은 사진이 흔들리지 않으며, 아웃포커싱 효과도 상대적으로 높다. 스타일러스원은 28mm부터 300mm까지 모든 초점거리 구간에서 F2.8 고정 조리개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충분한 셔터속도를 얻을 수 있어, 플래시 없이도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이 300mm 초점거리와 F2.8 고정 조리개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우선 광량이 적은 실내 촬영이다. 실내조명으로 많이 쓰이는 형광등은 우리 생각보다 많이 어둡다. 이때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하면 ISO 감도를 높이지 않더라도(감도가 높으면 사진에 노이즈가 발생한다)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또 친구나 자녀가 체육관에서 운동경기를 할 때, 플래시 없이도 먼 거리에서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아웃포커싱 효과도 크다. 아웃포커싱은 초점 거리가 멀 수록(많이 확대할수록), 조리개를 많이 열 수록(F값이 낮을수록) 커지는데, 스타일러스 원은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 다만 이미지 센서가 작아 최대광각에서 얻을 수 있는 아웃포커싱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 다음 사진은 APS-C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와 같은 초점거리(28mm, 35mm 환산)/조리개(F2.8)로 촬영한 사진이다.

아웃포커싱 비교
아웃포커싱 비교

터치스크린 지원하는 틸트 액정

후면 액정은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듯 터치로 초점을 맞출 부분을 선택할 수 있으며, 터치로 촬영까지 할 수 있다. 모드 다이얼을 필터 효과(ART), 장면 모드(SCN), 자동(iAuto) 등에 맞추면 터치로 각종 설정(밝기, 색조, 채도 등)을 바꿀 수도 있다.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복잡한 카메라 조작 대신, 익숙한 방법으로 촬영 설정을 맞출 수 있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후면 액정은 틸트 방식을 지원한다. 화면을 약 45도까지 아래로, 약 90도까지 위로 향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낮은 각도나 높은 각도에서도 피사체를 제대로 바라보며 촬영할 수 있다.

전자식 뷰파인더도 장점

스타일러스원은 후면 액정 외에도 전자식 뷰파인더를 갖췄다. 전자식 뷰파인더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주간 야외 촬영 시 시인성이 높다. 뷰파인더에 눈을 대면 주변의 빛이 대부분 차단되기 때문에, 주변 밝기에 구애받지 않고 정확한 색과 밝기로 볼 수 있다. 만약 후면 액정을 보면서 촬영한다면, 주변이 밝은 낮에 화면이 어둡게 보여, 제대로 된 촬영을 하기 어렵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DSLR 카메라에 쓰이는 광학식 뷰파인더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단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전자식 뷰파인더는 이미지 센서에 들어온 정보를 처리해 보여주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느리다. 반면 광학식 뷰파인더는 거울에 반사된 것을 바로 보기 때문에 이런 개념이 없다). 하지만 '시야율(뷰파인더로 본 것과 실제 사진이 촬영된 범위의 차이)'면에서는 전자식 뷰파인더가 우수하다. 셔터를 눌렀을 때 촬영될 장면을 미리 보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100%다(시야율 100% DSLR은 아주 비싸다). 또한, 조리개, ISO 감도, 셔터 속도 등 노출을 조절했을 때도 이것이 적용된 모습을 뷰파인더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의 밝기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와이파이를 통한 원격제어

최근 출시되는 콤팩트카메라처럼 와이파이를 통한 원격제어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Olympus Image Share)을 설치한 뒤, 카메라 후면 액정에 표시되는 QR코드를 촬영하면 별다른 연결과정 없이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한 번에 연결된다. 전용 앱으로 조리개, 셔터 속도, ISO감도, 줌인/아웃, 화이트밸런스, 촬영 등 카메라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정확히는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사진을 무선으로 가져올 수 있다.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스타일러스원은 GPS 기능을 내장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연결 시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사진에 추가할 수 있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제법 우수한 조작감

조작 성능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일반적인 콤팩트 카메라는 오른손 하나로 조리개, 셔터속도 등을 조절해야 하지만, 스타일러스원은 우측 상단의 조작다이얼과 렌즈에 있는 '하이브리드 컨트롤 링'을 통해 두 가지 조작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모드 다이얼을 A(조리개 우선)에 맞추면 컨트롤 링을 조리개 조작에 사용할 수 있으며, S(셔터속도 우선)에 맞추면 셔터속도 조작에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조작 다이얼은 노출 보정용으로 쓰인다. 모드 다이얼을 M(수동)에 맞추면 컨트롤 링과 조작 다이얼을 각각 셔터속도와 조리개 조작에 쓸 수 있다.

작은 카메라에 많은 것을 담았다

사실 다른 카메라와 비교해 차별점이라고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은 300mm에 이르는 초점거리와 F2.8 고정조리개 그리고 작은 크기뿐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고정조리개를 지원하는 제품은 많지만, 28-300mm 모든 구간에서 지원하는 제품은 드물다. 게다가 렌즈를 최대한 내밀어도 손바닥보다 작다.

올림푸스 Stylus-1
올림푸스 Stylus-1

맛있는 음식사진을 SNS나 블로그에 게시할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광각이 유리하고, 운동 경기를 촬영할 때는 망원이 유리하다. 친구나 연인과 여행 갔을 때는 광각부터 망원까지 모두 필요하다. 스타일러스원은 작은 카메라 하나에 광각부터 망원까지 모두 갖췄기 때문에, 카메라 하나만으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제품 가격은 2014년 3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 66만 4,800원이다. 이 정도면 가격도 충분히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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