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직장인을 위한 '우렁이 각시', 마미로봇 뽀로K7

이상우 lswoo@itdonga.com

필자는 혼자 산다(노총각이라는 말은 아니다). 고향은 지방이고 일하는 곳은 서울이라 혼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혼자 살면서 정말 힘든 것(이라 쓰고 귀찮은 것이라 읽는다) 3가지는 설거지, 빨래, 청소다. 사실 필자는 깔끔하게 사는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앞서 말한 3가지를 주말에 모아서 한다. 이밖에 설거지거리를 줄이기 위해 배달 음식을 먹거나 밖에서 사 먹고. 주말에 몰리는 빨래 양을 줄이기 위해 자는 동안 세탁기를 켜놓고 다음 날 아침에 넌다. 그런데 청소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매일 청소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안 하자니 바닥에는 머리카락과 먼지가 쌓여간다.

설거지와 빨래
설거지와 빨래

자취하는 직장인이라면 필자가 느끼는 청소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또한,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로봇청소기를 구매할 생각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성능이 어느 정도 좋고 쓸만한 대기업 제품은 비싸다. 그렇다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자니 '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격이 적당하면서 성능도 좋은 로봇청소기 어디 없을까? 지금부터 저렴한 가격에 성능도 제법 좋은 로봇청소기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마미로봇 뽀로 K7(이하 K7)'이다.

마미로봇 뽀로 k7
마미로봇 뽀로 k7

무난한 디자인, 색상은 마음에 들어

이 제품은 다른 로봇청소기와 마찬가지로 낮은 원통형 디자인이다. 누가 이런 디자인을 처음으로 고안했는지 알 수 없지만, 원통형 디자인은 벽이나 기둥 모서리를 따라 돌기 좋은 형태다. 제품 윗면은 햇살모양 패턴이 있어 나름 세련돼 보인다. 색상도 다양하다. 필자가 사용한 주황색 제품 외에 붉은색, 연두색, 은색, 흰색 등 다양하다.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인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 '산뜻한'느낌도 든다.

마미로봇 뽀로 K7
마미로봇 뽀로 K7

제품 상단에는 K7의 기능을 리모컨 없이 핵심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자동충전 버튼을 누르면 작동을 멈추고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가며(설정한 시간이 끝나도 자동으로 돌아간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제품 전원을 켜고, 청소를 시작할 수 있다. 시간설정 버튼은 60분, 30분, 계속 등으로 청소시간을 설정하는 버튼이다. 필자는 로봇청소기를 처음 사용해봤지만, 사용법이 간단해 설명서를 보지 않고도 이 제품을 쉽게 쓸 수 있었다. 이밖에 부가기능은 리모컨을 사용해 설정하면 된다.

뽀로 K7 버튼
뽀로 K7 버튼

다양한 상황에 맞는 청소도구(부품)들

K7은 각종 청소상황에 맞는 다양한 청소도구를 갖췄다. 먼저 기본 장착된 나선형 청소 솔은 바닥이나 카펫 등의 먼지를 제거하는데 적합하다. 청소 솔이 바닥의 먼지를 일으키고 진공 흡입부가 이를 빨아들이는 구조다. 필자가 실제로 모포 위에 올려놓고 사용해보니 모포에 묻은 먼지나 각질 등이 눈에 띄게 제거됐다. 다만, 모포가 두꺼워 반대쪽 먼지는 제거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바닥에 있는 먼지는 제법 말끔하게 치웠다.

K7 메인브러시
K7 메인브러시

바닥에 있는 먼지를 제거하는 모습
바닥에 있는 먼지를 제거하는 모습

이와 함께 머리카락이나 애완동물 털 청소 전용 커버가 있다. 청소용 솔로 이런 것을 청소하다 보면 솔에 털과 머리카락이 걸려 흡입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청소도 말끔하게 되지 않는다. K7에 청소용 솔을 분리하고 흡입 전용커버를 장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제품 하단 양쪽에 있는 사이드 브러시가 머리카락이나 털을 가운데로 모아주면, 제품 중앙에 있는 흡입구가 이를 빨아들인다. 필자는 머리 숱이 많아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편이다. 평소 솔이 달린 청소기로 이를 치운 뒤, 청소기를 씻을 때 솔에 걸린 머리카락을 뜯어내는 것이 귀찮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청소 솔 없이 진공과 사이드 브러시만으로 머리카락을 청소할 수 있으니 먼지통만 비우면 될 일이다.

머리카락, 털 전용 커버
머리카락, 털 전용 커버

물걸레 기능도 있다. 제품 하단 뒤쪽에 있는 물걸레 부착 부분을 열고 물걸레를 부착하면 된다. 물걸레는 흔히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 테이프가 있어 물걸레를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제품 무게가 어느 정도 있어 걸레가 바닥에 잘 밀착되고, 힘줘서 닦은 것처럼 바닥이 말끔하게 닦였다. 전용 물걸레는 소모품으로, 기본 5장 제공된다(추가 구매 시 5장 1만 원). 참고로 리모컨에 있는 물걸레 버튼을 누르면 진공청소작동이 중지되고 사이드 브러시만 작동된다.

물걸레 장착 모습
물걸레 장착 모습

다만 물걸레를 장착하면 평소에는 잘 넘어다니던 전선 등에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선을 넘어 지나갈 수는 있지만, 전선을 끌고 계속 움직이는 것. 이 제품은 힘도 제법 좋아서 자칫 비싼 전자제품 전선을 끌고 다니다 넘어뜨릴 수 있다. 필자도 실제로 랜선이 제품에 걸려서 공유기를 떨어트린 경험이 있다. 그러니 물걸레를 부착했을 때 바닥에 장애물을 치우는 것이 좋겠다.

전선을 끌고다니는 모습
전선을 끌고다니는 모습

로봇청소기는 '바닥'만 청소할 수 있다. 창문틀이나 높은 문턱은 청소할 수 없다. 게다가 방 구석 부분은 아예 들어갈 수도 없다. K7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형 무선 청소기 '짜루'를 기본 제공한다. 빗자루를 재미있게 표현한 이름인가보다. 평소에는 충전 스테이션에 꽂아 충전하고, K7을 작동한 뒤 로봇청소기가 닿지 못하는 곳을 짜루로 청소하면 된다.

함께 제공되는 소형 무선 청소기 짜루
함께 제공되는 소형 무선 청소기 짜루

제법 똑똑하네

저가형 로봇청소기는 낮은 인공지능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 제품은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제법 괜찮은 인공지능을 갖췄다. 청소를 처음 시작하면 혼자 돌아다니면서 벽에 '쿵, 쿵' 하고 박아댄다. 그러다 방 구석구석을 다 돌고 나면 한번 부딪혔던 자리는 다시 부딪히지 않고 부드럽게 피해간다. 물론 한 두 번 같은 자리에 부딪치는 일이 있는데, 이는 처음에 정면으로 들이받았던 장애물을 피하다 측면으로 부딪치는 경우다. 이렇게 몇 번 더 부딪히면 다음에는 확실히 그 장애물을 피해 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문턱을 1cm정도 밖에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제품은 2~3cm도 넘을 수 있다.

벽을 피해다니는 모습
벽을 피해다니는 모습

벽이나 기둥 같은 장애물은 물론 책상이나 의자 다리 같은 평범한 모양뿐만 아니라 복잡한 모양의 다리 밑에서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필자가 사용하는 빨래건조대 다리는 삼각대 모양이다. 이런 복잡한 구조도 처음 몇 번 부딪히길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다리 틈새를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건조대 다리 사이를 지나다니는 모습
건조대 다리 사이를 지나다니는 모습

제품 하단에 추락방지 센서도 있다. 이를 통해 바닥이 없는 곳으로 들어갈 경우 다시 뒤로 후진한다. 또한, 이렇게 바닥 없는 곳을 인식하면 다음에는 그곳으로 가지 않는다.

추락방지 센서가 작동되 낭떠러지에서 멈춘 모습
추락방지 센서가 작동되 낭떠러지에서 멈춘 모습

청소가 끝나거나 배터리가 부족하면 알아서 집(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충전한다. 다만, 집 근처까지는 잘 찾아가지만 정확한 충전위치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청소를 마치고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가는
모습
청소를 마치고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가는 모습

리모컨 사용하니 RC카 조종하는 기분

K7은 제품에 달린 버튼을 눌러 자동청소를 시작하는 기능 외에 리모컨을 사용해 수동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어떤 제품은 리모컨 반응속도가 느린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방향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움직인다. 마치 RC카(무선 조종 장난감 자동차)를 조종하는 기분이다. 평소 출근할 때는 자동청소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리모컨으로 놀면서 청소할 수도 있겠다.

리모컨으로 제품을 조작하는 모습
리모컨으로 제품을 조작하는 모습

음소거 버튼을 누르면 청소 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사실 일반 사용 시 나는 소리는 일반 진공 청소기처럼 제법 큰 편이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시지 알림음이 잘 안 들릴 정도였다. 이럴 때 음소거 버튼을 눌러 소음을 줄일 수 있다(이 경우 흡입력은 조금 떨어진다). 또한, 'SSW(Spider Spinning Web)' 청소모드라는 기능은 리모컨으로만 작동할 수 있다. SSW란 일반 청소모드와 달리 K7이 방을 돌아다니며 방 크기를 계산하고, 이 안에서 다양한 움직임으로 청소하는 방식이다. 마미로봇 관계자는 “거미가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해 집을 짓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청소모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예약', '터보', '집중', '구석', '물걸레'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청소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참고로 예약기능은 시간을 설정하면 그 시간만큼 대기하다 청소하는 기능이다. 타사 고급 제품의 경우 시계를 내장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청소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데, K7에 탑재된 예약기능보다 상위 기능이다. K7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하위 기능을 탑재한 듯하다.

K7 전용 리모컨
K7 전용 리모컨

일회용 필터로 뒷정리도 간편하게

K7은 먼지통을 제품 위로 꺼낼 수 있다. 제품 후면이나 아래에서 꺼내는 제품은 청소기를 뒤집어야 하니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제품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먼지통 뚜껑이 열리고, 여기서 먼지통을 꺼내 비우면 된다. 필터는 일회용이다(기본 30장, 추가 구매 시 30장 3,000원). 말이 일회용이지 2주 정도 사용해도 괜찮았다. 또한, 필터를 쓰고 버리면 되기 때문에 항상 깔끔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필터 교체하는 모습
필터 교체하는 모습

혼자 사는 직장인의 '우렁이 각시'

출근할 때 전원을 켜놓고 퇴근하면 집이 말끔하게 청소돼있다. 정말 '우렁이 각시'를 들여놓은 기분이다. 게다가 가격까지 합리적이다. 이 제품은 2013년 5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가 39만 9,000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보급형 제품은 많다. 하지만 예약기능, 물걸레 기능, 사이드 브러시를 2개 갖춘 점 등 경쟁제품에는 한 두 개씩 없는 기능을 모두 갖췄다. 이런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은 보통 50만 원대다. 게다가 로봇청소기로 청소할 수 없는 구석구석까지 청소할 수 있도록 무선 청소기까지 제공한다. 일에 쫓겨 청소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에게 추천한다.

마미로봇 뽀로 k7
마미로봇 뽀로 k7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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