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담은 태블릿PC의 정석, HP 엘리트패드900

이상우 lswoo@itdonga.com

1부: 엘리트패드900은 어떤 제품일까
2부: 다른 태블릿PC에서 볼 수 없는 엘리트패드900만의 특징 it.donga.com/13550/

직장에서 완벽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일을 빠르게 끝낸뒤 ‘칼퇴’해 집에서 영화 한 편을 즐기는 것이 모든 직장인의 작은 소망이다. 이를 가능케 할 태블릿PC가 등장했다.

HP가 '워크테인먼트(Worktainment)'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HP 엘리트패드900(이하 엘리트패드)이 이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워크테인먼트는 일(Work)과 여가(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태블릿PC 하나로 일은 물론 여가까지 모두 책임진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이 엘리트패드를 일과 여가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엘리트패드는 윈도8 운영체제로 실행된다. 윈도 기반 응용프로그램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안드로이드나 iOS기반 태블릿PC와 달리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탑재하고 있어 액티브X를 설치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 상당수는 아직까지도 액티브X 기반 보안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하기 위해 액티브X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 태블릿PC는 액티브X를 설치할 수 없으니 (아직까지는) 엘리트패드의 활용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이하 MS오피스)도 설치할 수 있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안드로이드나 iOS도 이를 할 수 있지만 사용하기 불편하고, 기능도 떨어진다. 필자도 한때 MS오피스와 호환되는 모바일 문서작성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사용했지만, UI(사용자 환경)가 불편해 삭제해버렸다. 하지만 엘리트패드에 MS오피스를 설치하니 나름 작업할 맛이 났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며 해상도는 1,280x800이다. 크기는 갤럭시노트10.1과 비슷하다. 화면 크기 역시 갤럭시노트10.1과 비슷하고 베젤(화면 테두리) 크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가로 길이는 길고 세로 길이는 짧다. 엘리트패드는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이 밝고 시야각도 넓다. 아래, 위, 양 옆 어디서 쳐다봐도 색상이 왜곡되지 않는다. 또한, 2세대 코닝 고릴라 글래스를 채택해 흠집도 잘 나지 않는다. 필자가 직접 10원짜리 동전으로 화면을 긁어보니 흠집 하나 나지않고 멀쩡했다.

휴대성과 인터넷 접근성도 엘리트패드의 장점이다. 무게는 620g으로 아이패드2와 비슷한 수준이라 가볍고, 두께는 9.2mm로 연필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에 불과해 가방 앞 주머니에도 쏙 들어간다. 제품 사양에 따라 3G망에도 접속할 수 있어 개통된 마이크로 유심(USIM)만 넣으면 언제 어디서나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필요한 자료를 거래처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작성해놓은 서류를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내려받을 수도 있으니 편리하다. 실제로 필자도 지하철에서 잊고 나온 문서가 떠올라, 이를 동료 기자에게 이메일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해 엘리트패드로 확인한 사례가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매우 길다. 한번 충전하면 최대 9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따로 구매할 수 있는 '배터리 확장재킷'에 연결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최대 18시간 가까이 늘어난다. 때문에 한번 충전으로 회사, 집, 출/퇴근길 등에서 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가 넉넉하다. 확장재킷은 USB 2.0 포트2개와 HDMI 포트, SD카드 슬롯 등도 갖추고 있으니 참고할 것.

엘리트패드의 주변기기 중에는 도킹스테이션도 있다. 도킹스테이션은 USB 2.0 포트 4개, 음성출력단자, HDMI 포트, D-SUB 포트, 유선 랜 포트, 도난방지구멍 등 다양한 단자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엘리트패드를 연결하면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등도 사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향상된다. 모니터를 연결해 좀더 큰 화면으로 문서를 확인할 수 있고, 일반 USB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문서작업도 수월하게 할 수 있으며, 회사 무선 인터넷 속도가 느리면 유선 인터넷을 연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등을 미리 갖춰 놓으면, 사무실에서 도킹스테이션에 연결해 업무를 보고 퇴근할 때 엘리트패드만 분리해 가져가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퇴근길에는 게임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래고, 집에 들어와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 엘리트패드는 이런 생활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이제 성능에 대해 얘기해보자. 엘리트패드는 프로세서로 인텔 아톰 'Z2760(1.8GHz)'을 채택했다. 넷북을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아톰 프로세서에 대해 나쁜 인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Z2760은 조금 다르다. Z2760은 2012년 인텔이 태블릿PC용으로 내놓은 신형 듀얼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클로버트레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하이퍼스레딩(Hyper Threading, 하나의 코어를 두 개로 인식시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활용해 듀얼코어임에도 쿼드코어와 유사한 성능을 낸다. 이를 통해 고화질 동영상도 무리 없이 볼 수 있고, 여러 응용 프로그램 실행속도도 빠르다고 HP 관계자는 밝혔다.

이 발언이 사실인지 직접 동영상을 실행해 확인해봤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동영상 재생기 '곰플레이어'와 통합 동영상 코덱을 설치한 후 실험에 임했다. 그 결과, HD(1,280x720) 동영상은 AVI, MP4, MKV 등 파일 확장자에 관계없이 잘 재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풀HD(1,920x1,080)는 어떨까? 풀HD 영상도 대부분 무리 없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확장자가 MKV, WMV인 풀HD 동영상(30프레임)은 소리나 화면이 종종 끊겼다. 엘리트패드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참고하는 편이 좋겠다.

게임 실행능력도 아쉽다. 만약 이 제품으로 게임을 할 생각이라면 힘들 것이라고 충고하고 싶다. 웹게임 정도는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일반 PC용 게임을 실행하는 것은 힘들다. 예를 들어 저사양 게임 중 하나인 '모두의 마블'은 그래픽 프로세서를 인식하지 못해 화면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또 다른 저사양 게임 '서든어택'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만 5분 이상 걸리며, 심지어 본 게임에 들어가면 3D 그래픽이 제대로 나타나지 조차 않는다.

엘리트패드의 가격은 32GB 제품 74만 9,000원, 64GB 제품 84만 9,000원이다. 다른 10인치대 태블릿PC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킹스테이션은 12만 원, 확장 재킷(배터리 미포함)은 7만 1,000원이다. 확장 재킷은 상당히 유용하니 함께 구매하는 편이 유리하다.

지금까지 엘리트패드가 어떤 제품인지 살펴봤다. 다음주 2부를 통해 엘리트패드가 다른 태블릿PC와 비교해 어떤 이점을 갖춘 제품인지 파악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