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보고 돈 번다는 '용돈벌이' 앱, 실상은 '앵벌이'?

안수영 syahn@itdonga.com

광고를 보면 커피 한 잔 값을 벌 수 있다?

'애드라떼', '폰플', '캐시슬라이드', '체리티', '애즐'과 같이 광고를 보면 일정 금액을 적립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화제다. 터치 몇 번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어 인기가 높지만, 실제로는 큰 혜택을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천인 제도에 따른 스팸 댓글 등의 부작용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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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돈 버는 앱'을 잘 활용하면 소소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다. 광고를 보거나, 설문 조사를 하거나, 퀴즈를 풀면 약 100~500원이 적립된다. 이렇게 쌓은 적립금은 은행 계좌로 인출해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통신비 요금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기프티콘 또는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 광고를 통해 관심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광고를 보거나 퀴즈를 푸는 것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사용자들도 많다.

광고주들의 관심도 높다. 이들 앱은 사용자의 성별, 연령, 지역 등 간단한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광고를 보내는 '타겟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12년 8월 애드라떼에 따르면, 애드라떼를 거친 광고주만 무려 500여 곳으로 나타났으며 광고를 수주한 후 다시 광고를 요청하는 경우도 20%에 달했다.

쥐꼬리만한 금액, 모아도 모아도 '티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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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광고 한 편을 볼 때마다 얻는 적립금은 약 100~500원으로 소액이다. 0원짜리 광고도 있다. 종종 적립금이 높은 이벤트도 열리지만, 신용카드 신청 또는 상품 구입을 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다. 또한, 각 광고나 이벤트는 참여자 수를 제한하고 있어 마감 시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광고가 매일 꼬박꼬박 업데이트되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도 모은 돈을 현금으로 환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애드라떼는 적립금이 3만 원 이상, 캐시 슬라이드는 2만 원 이상이어야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다. 결국 실제로 돈을 벌려면 100번 이상 광고를 봐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변질된 추천인 제도, 청소년에게 악영향 우려

앱 사용을 추천한 사람의 아이디를 입력하면 추천한 사람과 추천을 받은 사람에게 적립금을 제공하는 '추천인 제도'도 변질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 앱은 추천한 사람, 추천을 받은 사람에게 모두 약 500원을 적립한다. 예를 들어 10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5,000원을 적립할 수 있는 것. 이에 열을 올린 일부 사용자들이 본인을 추천인으로 기재해 달라고 온라인상에 홍보글, 홍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물론 추천인 제도의 본래 취지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현재는 다단계, 스팸 댓글로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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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추천 홍보글이나 댓글의 내용이 주로 가출과 관련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각 포털사이트 카페와 웹툰 댓글 게시판에는 '가출 청소년이라 돈이 필요하다. 돈 버는 앱에서 자신의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입력해주면 알몸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겠다' 등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러한 글은 현재 온라인 곳곳에 퍼져 있어, 해당 앱을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단속하는 업체도 있지만 현재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사용자 중심의 개선 필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사용자 중심의 개선이 필요하다. 다양한 정보와 재테크 기회를 제공한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서비스 수준은 아직 만족할 만한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 관련 업계는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을 높이거나 환급 가능한 금액 단위를 낮추는 등 사용자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추천인 제도도 건전하게 바꾸어야 한다. 스팸 댓글을 다는 추천인 아이디를 제보받아 불이익을 주거나 차단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을 고려할 수 있겠다. 추천 횟수를 제한하거나 추천 적립율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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