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한푼이라도 더 모아 재테크한다'... 짠테크 체험해보니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오늘 하루 얼마를 쓰셨나요?”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쓰면 지갑에 들어있는 현금처럼 돈이 얼마 들어왔고 빠져나갔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그날 과소비를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이런 소비가 하루하루 쌓이면 지출 관리가 무너질 수 있다.

밥상물가가 오르고 고강도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임금은 정체되자, 많은 사람들이 소비에 신중을 기하기 시작했다. 상승하는 점심값 부담에 런치플레이션(점심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돈에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재테크’를 합친 ‘짠테크’를 시작하는 사람도 늘었다. 적은 돈이라도 아끼고 모아서 재테크를 하겠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짠테크에 도전하고 싶다면 본인의 소비습관을 우선 정확하게 아는 걸 권한다. 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새는 돈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열심히 아끼고 시간을 들여서 포인트를 쌓아도 불필요한 지출로 큰돈이 나가면 짠테크에 들인 노력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소비습관을 파악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가계부 작성이다. 돈이 얼마나 들어왔고, 빠져나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도 확인할 수 있다. 무료로 쓸 수 있으면서 자동으로 소비 내역이 연동되는 뱅크샐러드로 소비습관을 먼저 알아봤다.

뱅크샐러드로 소비내역을 분석해봤다
뱅크샐러드로 소비내역을 분석해봤다

뱅크샐러드를 사용하면 은행통장이나 카카오페이, 토스 등의 페이머니, 현금 지출 기록을 위한 홈텍스까지 연동해 소비 기록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다. 영수증을 매번 챙기고 밤마다 가계부에 작성하는 게 귀찮다면 뱅크샐러드 같은 가계부를 사용하는 게 편할 것이다.

평소 과소비를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결과를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다만,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뱅크샐러드는 달마다 소비내역을 항목별로 분류하는데, 이를 통해 배달음식에 쓰고 있는 돈을 확인해봤다. 배달음식을 주에 5번은 시켜 먹는다는 점만 아는 것과 배달 5번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를 아는 건 다른 문제였다. 구체적인 액수를 알게 되니 이후로는 배달음식을 시키는 대신 식당에서 혼밥(혼자밥먹기)을 하거나 집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때우게 됐다.

매일 쓰고 있는 돈과 고정지출비
매일 쓰고 있는 돈과 고정지출비

뱅크샐러드에선 매일 돈을 얼마나 썼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소비 기록을 보면서 소비를 하기 전 한 번은 더 생각해보게 됐다. 고정지출도 막연하게 얼마쯤 쓰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총합으로 나오니 ‘이렇게 많은 돈이 고정지출로 나갈 필요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됐다.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지역화폐 소비내역이 연동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화폐란 특정 지역 내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를 말하는데, 사용 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화폐 상품권을 할인해서 판매하거나 선불/충전 카드에서 충전하는 금액의 5~10%를 인센티브로 추가로 주는 방식이다. 집 근처에선 지역화폐를 주로 쓰고 있는데 뱅크샐러드엔 연동이 안 돼서 밤마다 지출 내역을 수기로 가계부에 작성하는 게 조금 번거롭다.

기프티콘을 잘 쓰지 않아 유효기간이 임박했을 때 간신히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중고로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근마켓 같은 중고마켓에서 거래를 할 때 들어가는 수고를 피하고 싶다면 니콘내콘 등의 모바일 쿠폰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보자. 니콘내콘은 국내 모바일 상품권 거래 플랫폼 중에서도 1위인 곳이다. 거래량이 많고 이용자가 많을수록 거래도 빠르게 성사될 것이다.

니콘내콘에서 기프티콘을 판매하려면 본인인증과 판매대금이 입금될 계좌를 등록하면 된다. 판매를 위해서 쿠폰을 등록할 땐 쿠폰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리거나, 쿠폰 번호를 수기로 등록하면 된다. 기프티콘이 판매되고 2~3일 뒤에 판매대금을 받을 수 있다.

기본 화면에서 ‘판매’를 누른 뒤 ‘콘 판매하기’에 들어가면 판매 가능한 기프티콘을 확인할 수 있다. 선물용으로 주로 쓰는 스타벅스 기프티콘 중 니콘내콘에서 판매가 가능한 것을 확인해봤다. 가격은 기프티콘 정가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니콘내콘 측에서 유효기간과 수요 및 공급을 확인해 가격을 직접 책정하는 구조다. 가격을 본인이 정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기프티콘 중고거래는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니 이해할 만한 부분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준으로 스타벅스에선 113개의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는데, 니콘내콘에서 매입하는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종류가 200개를 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대부분 니콘내콘에서 팔 수 있다. 다만, 모든 기프티콘을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판매 신청이 많이 걸린 기프티콘은 ‘매입보류’나 ‘매입불가’로 설정돼 있다.

기프티콘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판매되는 상품을 보면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 따릉이 모빌리티 이용권,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외식과 분식, 패션 뷰티 등 다양하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20% 정도 할인되고 있고, 프랜차이즈 치킨도 10~20% 할인받아 살 수 있다.

최근엔 특정 미션을 달성하면 돈을 벌 수 있는 X2E(X To Earn) 앱도 인기다. 대표적으로 토스 만보기 기능이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토스앱에서 쓸 수 있다. 토스앱 혜택 탭에 들어가서 만보기를 이용하면 된다.

토스 만보기를 사용해봤다
토스 만보기를 사용해봤다

만보기에선 두 가지 미션으로 토스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첫째, 걸음수 채우기다. 1000걸음, 5000걸음, 10000걸음 각각 10원, 10원, 20원씩 받는다. 둘째, GPS 위치 기반으로 장소 다섯 군데를 방문하면 장소당 20원씩 주는 미션이다. 두 가지 미션 모두 매일매일 진행할 수 있어, 하루 140원씩 포인트를 받게 된다. 단, 걸음수 측정이 불가능한 스마트폰 기종은 사용할 수 없다.

‘주변 장소가기’를 누르면 위 사진처럼 방문할 장소가 뜬다. 지도에 표시된 곳 중 원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특정한 가게를 방문하라고 나오는데 굳이 가게에 들어갈 필요 없이, 주변에만 가도 미션이 완료된다. 방문미션을 하려면 스마트폰에서 GPS를 켠 상태여야 한다.

1시간 동안 걸으면서 5000걸음을 채웠다
1시간 동안 걸으면서 5000걸음을 채웠다

평소 걷는 속도로 움직이다 보니 다섯 군데를 방문하는데 1시간이 걸렸고, 5000걸음을 채울 수 있었다. 여기에 출퇴근을 포함해 종일 걷는 것들을 합하면 10000보는 충분히 채울 수 있다. 큰돈을 받는 건 아니지만 계속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게임처럼 보상을 받는 게 재밌다. 동네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곳들을 방문미션으로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날 구매한 제품의 영수증 사진을 등록해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모으는 사람도 많다. 네이버 마이플레이스 홈페이지에서 실제로 방문했던 오프라인 가게의 종이 영수증이나 전자 영수증 사진을 올리고 리뷰를 쓰면 된다. 매일 5장의 영수증을 올려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첫 방문한 장소는 50원, 그 이후로 방문한 장소는 10원을 준다.

네이버마이플레이스에서 영수증을 등록해 포인트를 받아봤다
네이버마이플레이스에서 영수증을 등록해 포인트를 받아봤다

단, SNS를 통해 다른 계정과 주고받았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영수증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인터넷 쇼핑몰, 택시나 버스 등의 장소라고 특정하기 애매한 이동수단, 푸드트럭이나 길거리 노점상처럼 사업장이 유동적인 경우에도 영수증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다.

포인트는 영수증을 등록하자마자 바로 제공된다. 과거에 갔던 가게의 영수증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에 갔던 곳이라고 해도 그날 등록할 수 있는 5번에서 기회가 차감되는 방식이다. 신도림에서 빵을 산 뒤 부천에서 커피를 마시고 영수증을 등록해봤다. 물리적인 이동이 있더라도 어뷰징 모니터링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영수증 등록 이벤트는 실제 사용자들의 리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하기 때문에 가게를 실제로 방문했는지, 어뷰징인지 아닌지를 검토해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X2E 방식의 짠테크는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주는 캐시슬라이드,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롯데포인트를 주는 라임 등 다양하다. 짠테크는 이름이 말해주듯 들어가는 노력 대비 보상이 적다. 여러 이벤트에 참여해도 하루 최대 300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게다가 앱마다 개별적으로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다. 토스와 네이버에서 100원씩 얻어도 이를 통합해서 사용할 수 없으니, 실제로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신경을 쓰고 품을 들여도 보상이 적어 만족감은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짠테크를 직접 해보면서 느낀 점은 소소한 만족감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운동도 하고, 상품이나 가게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면서 보상을 받을 때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를 잘 활용하려면 짠테크를 통한 포인트 모으기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본인이 즐길 수 있는 것에서 보상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평소 만보기를 통한 운동에 관심이 있었다면 토스 만보기는 운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 방법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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