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압 걱정 없이 그대로” 해외서 직접 써본 다이슨 슈퍼소닉 트래블

[IT동아 박귀임 기자] 지난 2016년, 글로벌 기술 기업 다이슨의 첫 헤어케어 제품인 드라이어 '슈퍼소닉'이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업계는 반신반의했다. 당시 다이슨은 선풍기, 청소기가 주력이었던 만큼 헤어케어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고, 제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슈퍼소닉은 날개 없는 선풍기 형태의 강력한 풍량과 열 제어 기술을 앞세워 출시 초반부터 '한번 쓰면 못 끊는다'는 입소문을 탔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이슨은 헤어케어 분야에서도 출시하는 제품마다 업계의 주목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이 손에 익은 사람들은 해외에서도 자기 제품을 쓰고 싶어 한다. 특히 에어랩 스타일러나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처럼 해당 기기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여행용이 아닌 일반 전열 기구는 전압에 민감해 해외에서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다이슨 슈퍼소닉 트래블 / 출처=IT동아
다이슨 슈퍼소닉 트래블 / 출처=IT동아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은 220V 전용으로 설계돼 있어, 110V를 쓰는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는 변환 어댑터를 끼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다이슨이 올해 4월, 처음으로 헤어케어 라인업 중 프리볼트(Free Volt)로 설게된 '슈퍼소닉 트래블'을 출시했다. 싱가포르 출장에 직접 들고 가봤다.

다이슨 헤어케어 제품, 국내 구입 시 해외서 못 쓰는 이유

헤어케어 제품은 전열 기기다. 작동 전원은 물론 주파수까지 맞아야 정상 동작한다. 일반 제품의 경우 주파수 차이는 어댑터를 써도 동작 속도 정도만 차이가 나는 수준이지만, 전압은 다르다. 국가별 전압에 자동으로 대응하는 프리볼트 제품이 아닌 경우, 잘못된 전압에 연결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속 모터가 탑재된 전열 기기는 주파수가 맞지 않으면 설계된 성능을 낼 수 없고, 고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에어랩이나 기존 슈퍼소닉은 220V 전용으로 설계돼 있다. 일본·대만·미국 등 110V를 쓰는 국가에 가져가면 변환 어댑터를 사용해도 작동하지 않거나 바람이 현저히 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여행 물품 대여 전문 업체들이 에어랩, 슈퍼소닉 등 다이슨 제품 대여 서비스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한 뒤 출국 당일 공항에서 수령하고 귀국 시 반납하는 방식이라 여행지 전압에 맞는 110V 전용 제품을 빌려 출국하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다.

슈퍼소닉 트래블은 100~240V 프리볼트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 출처=IT동아
슈퍼소닉 트래블은 100~240V 프리볼트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 출처=IT동아

슈퍼소닉 트래블은 100~240V 프리볼트 설계를 적용해, 기존에 보유한 해외용 어댑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다이슨 드라이어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제임스 다이슨 최고경영자는 슈퍼소닉 트래블을 출시하며 "단순히 헤어드라이어를 작게 만든 게 아니라 여행 환경에 맞게 완전히 재설계했다"라며 제품의 구성을 설명한 바 있다.

작아진 다이슨, 핵심 기술은 그대로

슈퍼소닉 트래블은 기존 슈퍼소닉 대비 크기는 32% 작고 무게는 25% 가볍다. 본체만 330g으로, 경량 패딩 한 벌 수준이다. 실제로 손에 쥐어보면 차이가 바로 느껴진다. 기존 슈퍼소닉은 물론 일반 호텔 비치 드라이어와 비교해도 크기 격차는 더 벌어진다. 기자가 묵은 호텔의 드라이어 본체만 해도 슈퍼소닉 트래블 전체 길이에 맞먹는다.

슈퍼소닉 트래블은 본체만 330g으로 경량 패딩 한 벌 수준이다 / 출처=IT동아
슈퍼소닉 트래블은 본체만 330g으로 경량 패딩 한 벌 수준이다 / 출처=IT동아

다이슨에 따르면 슈퍼소닉 트래블은 11만 RPM으로 회전하는 고속 디지털 모터가 탑재돼 초당 약 11.6리터의 강력한 기류를 만들어낸다. 본체가 작아진 만큼 풀사이즈 대비 총 풍량은 다소 줄었지만, 일반 여행용이나 호텔 비치 드라이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싱가포르에서도 체감됐다.

슈퍼소닉 트래블 버튼 구성 / 출처=IT동아
슈퍼소닉 트래블 버튼 구성 / 출처=IT동아

버튼 구성은 여행 환경에 맞게 간소화됐다. 기존 슈퍼소닉이 3단계 풍속을 지원했던 것과 달리, 슈퍼소닉 트래블은 2단계 풍속으로 줄었다. 온도는 열풍 2단계와 스타일 고정용 냉풍(콜드 샷)을 포함해 총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헤드 뒷면 두 개의 버튼과 LED 표시등으로 조작할 수 있어 별도 설명 없이도 바로 사용 가능하다.

지능형 열 제어 기술도 그대로다. 내장 센서가 초당 100회 이상 바람 온도를 측정해 과열을 자동으로 방지한다고 다이슨은 설명한다. 사용자가 수동으로 온도를 조절하지 않아도 모발 손상을 줄여주는 구조인 셈이다.

기존 슈퍼소닉이나 슈퍼소닉 뉴럴의 자석식 노즐과도 호환된다 / 출처=IT동아
기존 슈퍼소닉이나 슈퍼소닉 뉴럴의 자석식 노즐과도 호환된다 / 출처=IT동아

또 다른 장점은 기존 슈퍼소닉이나 슈퍼소닉 뉴럴의 자석식 노즐과 호환이 된다는 것이다. 기본 패키지에는 스무딩 노즐 1개가 포함되며, 집에서 쓰던 디퓨저나 플라이어웨이 스무더를 챙겨가면 여행지에서도 집과 같은 스타일링 루틴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슈퍼소닉 뉴럴의 두피 보호 기능은 트래블 모델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볼트, 싱가포르서 어떻게 작동했나

기자가 방문한 싱가포르는 230V 50Hz 전원을 사용한다.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에서 흔히 쓰이는 전압과 주파수다. 프리볼트 설계가 적용된 제품이라면 어댑터만으로 바로 쓸 수 있다. 반면 기존 다이슨 제품처럼 프리볼트가 아닌 경우 그냥 꽂으면 고장 위험이 높다.

호텔 욕실 콘센트를 확인하는 것이 체크인 직후 첫 번째 할 일이었다. 영국식 3구 콘센트와 120V·230V 겸용 멀티 콘센트가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멀티 콘센트에는 면도기 아이콘이 새겨져 있었다. 면도기 전용 콘센트로, 출력이 제한돼 있어 드라이어처럼 전력 소비가 큰 기기를 연결하면 과부하가 걸린다. 꽂히더라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콘센트다.

변환 어댑터를 끼우고 슈퍼소닉 트래블을 연결하자 바로 작동했다 / 출처=IT동아
변환 어댑터를 끼우고 슈퍼소닉 트래블을 연결하자 바로 작동했다 / 출처=IT동아

올바른 연결은 영국식 3구 콘센트였다. 변환 어댑터를 끼우고 슈퍼소닉 트래블을 연결하자 바로 작동했다. 100~240V 프리볼트 설계가 싱가포르 230V 환경에서 정상 동작하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110V를 쓰는 일본·대만·미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슈퍼소닉 트래블과 호텔 드라이어의 비교 조건을 맞췄다. 기자는 어깨 아래로 내려오는 가는 모발인데, 수건으로 물기 제거 후 완전 건조까지 시간을 쟀다. 호텔 드라이어는 중간 온도·중간 세기, 슈퍼소닉 트래블은 풍속 1단계(2단계 중 저속)·온도 2단계(3단계 중 저온)로 설정했다. 열 손상에 민감한 가는 모발 특성에 맞춰 가장 부드러운 세팅을 택했다.

슈퍼소닉 트래블(오른쪽)과 호텔 드라이어(왼쪽) / 출처=IT동아
슈퍼소닉 트래블(오른쪽)과 호텔 드라이어(왼쪽) / 출처=IT동아

호텔 드라이어는 7분 15초가 걸렸다. 소음이 상당했고, 건조가 끝난 뒤에도 두피가 달아올라 있었다. 가는 모발이 평소보다 푸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슈퍼소닉 트래블은 5분 5초였다. 더 낮은 세팅임에도 2분 10초 더 빨랐다. 소음은 호텔 드라이어에 비해 확연히 낮았고, 건조 후 두피 열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모발 상태도 푸석함 없이 매끄러웠다. 초당 100회 온도를 측정하는 지능형 열 제어 기술이 실제 체감에서도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외 출장·여행 자주 간다면 추천

3박 4일 동안 슈퍼소닉 트래블을 쓰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걱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전압이 맞는지, 호텔 드라이어로 버틸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없었다. 변환 어댑터 하나로 현지 콘센트에 꽂으면 됐고, 집에서 쓰던 세팅 그대로 머리를 말렸다. 호텔 드라이어와의 실측 비교에서 건조 시간도 2분 이상 빨랐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자주한다면 추천할만하다 / 출처=IT동아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자주한다면 추천할만하다 / 출처=IT동아

그동안 볼티지 문제로 해외 방문 시 다이슨을 대여해서 가야한다는 큰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번 슈퍼소닉 트래블로 이런 문제가 해결 됐다. 에어랩 스타일러나 기존 슈퍼소닉을 쓰면서 해외에서도 자기 제품의 성능을 그대로 원하는 사람, 에어랩을 쓰고 있지만 전압 제약으로 해외에서 쓸 수 없어 보조 드라이어가 필요한 경우, 다이슨 헤어케어에 처음 입문하거나 선물용으로도 추천한다. 가격은 국내 공식 홈페이지 기준 39만 원대며, 현재 색상은 세라믹 핑크/로즈 골드 단일 생상만 출시됐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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