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너 고소" 티몬이 뿔났다

'쿠팡, 너 고소' 티몬이 뿔났다 (1)
'쿠팡, 너 고소' 티몬이 뿔났다 (1)

소셜커머스의 양대 산맥, 쿠팡과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티몬은 "쿠팡이 악성프로그램을 사용해 불법마케팅을 벌였다"며 쿠팡과 쿠팡의 마케팅 대행사를 형사고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네이버, 다음 등 포탈사이트에서 티몬을 검색했을 때 티몬 대신 쿠팡의 웹사이트가 새 창으로 뜨도록 했다는 것. 이는 마케팅 대행사가 배포한 애드웨어를 통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키워드 광고라고 볼 수 없다.

티몬은 해당 마케팅이 부정경쟁 방지법 및 형법을 위반했다며 쿠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한편, 공식 블로그에 악성코드를 제거하는 방법을 올리고 추가 피해 방지에 나섰다. 경쟁사의 불법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쿠팡은 "마케팅 실무진의 실수"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수의 검색 키워드를 마케팅 대행사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티몬의 관련 키워드가 딸려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사건이 불거진 11일 문제가 된 광고를 즉시 중단했으며,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쿠팡은 "부적절한 의도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선택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빚어진 해프닝"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티몬은 강경책을 굽히지 않을 전망이다. 티몬 관계자는 "쿠팡으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계획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쿠팡은 "도의적 책임이 있으니 수사기관의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티몬과 쿠팡은 국내 소셜커머스 사상 유례없는 법정분쟁을 목전에 두게 됐다.

'쿠팡, 너 고소' 티몬이 뿔났다 (2)
'쿠팡, 너 고소' 티몬이 뿔났다 (2)

티몬과 쿠팡의 신경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불과 2일 전에도 티몬은 "쿠팡이 티몬을 제치고 미국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업가치 평가에서 19위를 차지했다"는 보도자료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국내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평가를 실시했으며, 매출 기준이 달라 결국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게 요지다. 이에 쿠팡은 "티몬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영향력을 행사한 이후 순위가 다소 변경됐다"며 "최종 순위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사이 좋게 파이를 키워나가던 시대는 지났다. 한국 소셜커머스는 사실상 시장성숙화 단계에 접어든지 오래다. 당분간 티몬과 쿠팡은 시장 1위를 놓고 서로를 물고 뜯는 점유율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작금의 법정분쟁은 앞으로 벌어질 싸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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