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걸어온 길 - 1부 1900년대의 인텔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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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식회사(Intel Corporation)는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이커이다. 본사는 미국에 위치하고 있지만 단순한 미국 기업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많은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인텔은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와 고든 무어(Gordon E. Moore)가 1968년에 공동 창업하였고, 창업 초기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아닌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Intel의 의미는 ‘Integrated Electronics’의 약자이다 하지만 1971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를 시장에 내놓으며 메모리 시장을 포기하고 마이크로 프로세서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PC의 역사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는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역사를 뒤따라가 보자. 1. 인텔 4004 프로세서 (1971년) 인텔 4004 프로세서는 인텔이 최초로 시장에 내놓은 마이크로 프로세서였다. 4비트 연산방식에 초기 클럭 속도는 108KHz였고, 내부에 집적된 트랜지스터 개수는 약 2,300개였다. 제조 공정은 10마이크론(μ)으로 최초 PC인 에니악(ENIAC)과 동일한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이크론(micron)은 백만분의 1m, 또는 1,000분의 1mm이다. 즉, 4004 프로세서는 1,000분의 1mm 간격으로 2,300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이다. 현재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비하면 매우 볼품 없는 성능이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2. 인텔 8008 프로세서 (1972년) 인텔 8008 프로세서는 겉보기에 4004 프로세서랑 큰 차이가 없었지만, 4004에 비해 초기 클럭 속도가 500~800KHz로 대폭 향상됐고, 10마이크론의 제조 공정으로 총 3,500개의 트랜지스터가 응집된 프로세서로 태어났다. 특히, 인텔 8008 프로세서는 8비트 연산방식을 가져 기존의 4004 프로세서(4비트)보다 월등히 향상된 연산 성능을 보여주었다. 3. 인텔 8080 프로세서 (1974년) 이때부터 클럭이 KHz에서 MHz단위로 향상되었다. 초기 클럭은 2MHz였고, 6마이크론 공정으로 총 4,500개의 트랜지스터가 장착됐다. 인텔 8008과 같은 8비트 연산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부 16비트 명령어도 사용이 가능했다. 이 8080 프로세서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비디오 게임기와 가정용 컴퓨터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4. 인텔 8086 프로세서 (1978년) 최초의 16비트 프로세서이기도 했던 8086 프로세서는 초기 클럭 5MHz에, 3마이크론 공정으로 총 29,000개의 트랜지스터가 사용됐다. 이는 8080에 비해 엄청난 발전이었다. 이전 프로세서보다 최대 10배 이상의 성능 향상을 이루었다. 5. 인텔 8088 프로세서 (1979년) 인텔 8086 프로세서와 거의 동일하지만 일부 기능을 조정하여 가격을 낮춘 16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이다. 이 8088 프로세서부터 IBM 컴퓨터에 장착되어 히트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때부터 ‘IBM PC’ 혹은 ‘IBM 호환 PC’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6. 인텔 80286 프로세서 – 일명 i286 (1982년) 인텔 80286 프로세서는 총 134,000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1.5마이크론 공정으로 생산되었다. 6MHz에서 25MHz 클럭의 다양한 제품이 발매되었으며, IBM PC/AT 기종에 적용되어 널리 쓰였다. 흔히 ‘286 프로세서’라고 부르는 일이 많았으며, 이전 프로세서용으로 개발된 모든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는 높은 호환성을 가지고 있었다. 7. 인텔 80386 프로세서 – 일명 i386 (1985년) 인텔 80386 프로세서는 인텔 80286과 제조공정은 같지만, 32비트 명령어를 사용했고, 트랜지스터의 수가 2배인 275,000개로 늘어났으며, 클럭 속도도 최저 16MHz에서 40MHz까지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한번에 여러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로선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최초의 프로세서인 4004에 비해 100배 많은 트랜지스터를 달게 되었다. 8. 인텔 i486 프로세서 (1989년) 1마이크론 간격으로 총 12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촘촘히 박혀 있던 프로세서다. 이때부터 인텔은 제품명에서 ‘80’이라는 숫자를 떼고 이를 인텔(Intel)을 의미하는 알파벳 ‘i’를 달았다. i486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그 용도와 세세한 기능의 차이에 따라 ‘i486DX’, ‘i486SX’, ‘i486DX2’ 등 다양한 라인업이 존재했으며, 클럭은 16MHz에서 100MHz까지 폭이 넓었다. 9.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 출시 (1993년) i486에 이은 5세대 제품으로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유 명사를 제품명으로 한 최초의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이다. Petium이란 라틴어로 ‘5’를 뜻하는 ‘Penta’와 인텔의 ‘i’, 그리고 광물을 뜻하는 ‘um’을 합성한 것으로서 ‘인텔이 만든 5번째 광물’이라는 뜻이다. 나노 공정을 목전에 둔 0.8마이크론 간격으로 총 31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했고, 클럭은 60MHz에서 300MHz로 다양했다. 펜티엄 프로세서는 초당 1억 천만개 이상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었으며, 후기 모델에는 멀티미디어 성능 향상을 위한 MMX(MultiMedia eXtension) 명령어가 추가되어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10. 인텔 펜티엄 프로 프로세서 (1995년) 펜티엄 프로는 현재의 서버급 프로세서인 '제온(XEON)'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사실 일반용도에 적합하지는 않았다. 고급형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급 컴퓨터에 주로 사용됐고, 가격 또한 비싸 일반인들이 접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클럭도 훌쩍 향상되어 150MHz에서 200MHz 수준이었고, 0.6마이크론 간격으로 총 55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달았다. 11. 인텔 펜티엄II 프로세서 (1997년) 지금까지의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소켓 형태를 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펜티엄II는 매우 큰 슬롯 형태의 제품이었다. 펜티엄II는 인텔 프로세서의 전성기를 누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 펜티엄II와 함께 셀러론도 출시되어, 고급형 컴퓨터에는 펜티엄II가, 보급형 컴퓨터에는 셀러론이 각각 적용됐다. 펜티엄II 프로세서는 233~450MHz의 클럭 속도로 작동했고 0.25마이크론 간격에 총 75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었다. 12. 인텔 펜티엄III 프로세서 (2000년) 펜티엄II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 모델인 펜티엄III도 순조로운 판매고를 보였다. 펜티엄III에서는 전력 사용을 개선하여 저전력 상태를 활용하도록 했고, 프로세서에 따라 고유한 구별자를 두어 관리토록 했다. 펜티엄II까지 쓰인 MMX와 함께, SSE(Streaming SIMD Extension) 명령어가 추가되어 멀티미디어 성능이 더욱 강화되었다(그렇지만 실질적으로 펜티엄II에 비해 획기적으로 발전된 기능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0.18마이크론 공정으로 총 95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했고, 초기 모델은 450MHz, 마지막 모델은 1.4GHz의 클럭을 달성했다. 게임팩처럼 생긴 펜티엄III의 초기 모델. 후에 지금의 CPU처럼 바뀌었다 지금까지 1900년대에 인텔에서 출시한 프로세서들을 알아보았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1900년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2부에서는 좀더 피부에 와 닿을 2000년대 인텔의 행보를 따라가보기로 하겠다. - 2부에서 계속 -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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