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이후로도 모빌리티의 질주는 계속된다.."최종 목적지는 완전자율주행"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UN은 2030년까지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가 43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050년엔 60억 이상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 세계 인구 2/3에 달하는 숫자다. 다만, 문제는 공공 인프라와 운송 체계가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딜로이트의 ‘모빌리티 운영체제를 향하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도시 승객의 이동 거리는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만 해도 지상 인프라를 확충 및 개선하는데 필요한 자금 중 약 1조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국제교통포럼, 딜로이트
출처=국제교통포럼, 딜로이트

3천여 곳의 도시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의 80%가 공기 오염에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 자동차 매연에서 발생한 공기 오염이다. OECD 국가에서 한 해 동안 7백만 명 이상의 수명이 대기 오염으로 단축됐는데, 이 오염 물질의 50%가 도로 운송에서 발생했다. 복잡한 도로상황으로 인한 교통 사고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교통 혼잡, 공공 안전,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친환경적인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의 모빌리티는 우리가 그리는 미래와 얼마큼 닮았을까?

타다금지법은 모빌리티 플랫폼의 ‘종결’이 아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의 시장은 타다금지법 이후로 한풀 꺾인 측면이 있다. 11인승 승합차를 단기 렌트하면 운전기사도 함께 알선받을 수 있던 ‘타다 베이직’은 기존 택시와 차별적인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엔 자동차가 11~15인승 승합차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운전기사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타다 베이직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국회를 통과한 타다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이러한 예외 조항에 ‘대여 시간 6시간 이상’ 또는 ‘공항 항만에서 대여 및 반납할 경우’라는 조건을 추가했고, 타다 베이직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타다금지법은 운송플랫폼을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한다. 타입1 사업자는 택시 면허 없이도 승객을 나를 수 있지만, 기여금을 납부해야 한다. 현재 타입1 사업자로 정식 허가를 받은 기업은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한 코액터스와 파파모빌리티, 프리미엄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인포컴퍼니 총 3곳이다. 타입2는 카카오T블루, 마카롱택시, 타다라이트, 우티처럼 플랫폼 사업자가 가맹 택시를 확보해, 유상 운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타입3은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T와 같이 플랫폼을 통해 운송 서비스를 중개하는 사업이다. 택시 기사들이 중개 요금으로 인해 반발해왔던 사업이 바로 타입3다. 최근엔 이러한 문제를 우회하기 위해서 법인 및 개인 차량 단위로 가맹을 맺는 타입2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선 카카오-우티-쏘카가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서 거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을까?

1.카카오모빌리티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플랫폼 중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현재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T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카카오는 일반택시와 대형택시 호출, 기차 및 시외버스 예약, 퀵/택배, 항공, 전기자전거, 렌터카, 대리, 주차장, 방문형 세차, 정비, 내비 등을 카카오T에서 제공하면서, 모든 이동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구현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차량을 판교에서 시범 운행 중이며, UAM(도심항공교통, 일명 플라잉카) 서비스를 위해서 독일기업인 ‘볼로콥터’와 MOU를 체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T 앱을 통한 빠른 배차를 통해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었다. 기존엔 택시 기사들은 손님을 찾기 위해 도로를 배회하면서 연료를 많이 소모했는데, 빠른 배차를 통해서 불필요한 운행을 줄였다”면서 “이외에도 전기차와 전기택시를 확대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이 이런 택시를 구매할 때 특정 혜택을 받도록 보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빌리티 업체들이 눈여겨 보는 것은 완전자율주행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더 나아가 사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완전자율주행은 사람이 직접 차에 탑승하는 개념이라면, 카카오가 그리는 미래는 사람이 주문한 물건이 완전주행차를 통해 ‘나’를 찾아오는 것이다. 승차라는 경험은 필요한 경우에 하면 되는 것이다.

2.쏘카

출처=쏘카
출처=쏘카

쏘카는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 운영사 VCNC 지분을 60% 매각하고, 차를 매입한 뒤 임대하는 ‘차량 공유’에 집중하고 있다.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는 지난해 말 1만 8천 대의 차량을 확보했다. 이들의 목표는 ‘스트리밍 모빌리티’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필요와 취향에 맞춘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것이다. 쏘카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카셰어링, 전기자전거, 철도 등을 쏘카 앱에서 예약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쏘카와 타다의 관계도 계속 이어진다. 현재 쏘카와 타다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패스포트’를 통해서 크레딧 적립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쏘카는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제주도 공항에서부터 중문관광단지까지 왕복 70km가 넘는 구간에서 자율 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를 타다 앱에서 예약할 수 있다. 현재 토스가 지분 60%를 인수한 타다는 중형차 기반 가맹택시인 타다 라이트와 대형 차량을 기반으로 한 호출 중개 서비스인 타다 넥스트를 운영 중이다.

출처=쏘카
출처=쏘카

쏘카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가구당 차량 보유 수가 가장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쏘카를 통해서 차량 소유를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쏘카 차량공유를 통해서 10만 대의 차량을 대체했고, 27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었다. 쏘카 관계자는 “머지않은 미래엔 일반 고객에게 자율주행과 셰어링이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 시장이 성장하면서 택시와 차량 대여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했다.

3)티맵모빌리티

출처=티맵모빌리티
출처=티맵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티맵을 기반으로 대리운전, 킥보드, 렌터카, 주차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엔 글로벌 승차 공유 기업인 우버와 합작해 택시 호출을 중개하는 우티를 설립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는 티맵이 보유한 내비게이션 기술과 전 세계에서 수년간 운행을 통해 증명한 우버의 기술을 결합해 목적지까지 빠르면서 효율적인 여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는 티맵이 아니라 우티를 통해서 사용할 수 있다. 우티 앱은 우버 앱과 연동됐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는 해외에서도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외국인도 우버 앱으로 한국에서 우티를 이용할 수 있다. 우티만의 경쟁력을 위해서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는 사전확정요금제, 택시 합승 서비스인 ‘우티풀’, 빠른 배차 서비스인 ‘우티 플래시’를 출시하고, 내년까지 가맹택시를 2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모빌리티 플랫폼의 종착지, ‘완전자율주행’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이동을 재정의하다’ 리포트는 “향후 5G가 본격화되고, 자율주행기술이 4단계(특수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 이상으로 올라오면 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이들의 종착역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이지만 아직 기술이 완전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타다가 서비스 개시 후 배차 시 소요시간을 30% 가까이 개선한 바 있다. 수송 건수는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 자율주행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극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빌리티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모빌리티의 자율주행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선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 5단계에서의 완전무결한 자율주행차가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이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서는 부분 기술 채용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요즘 보편화되고 있는 자율주차시스템 정도만 채용되더라도 셰어링/렌터카 업체에서는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고가 주정차 과정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고 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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