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적인 매력에 반하다, 소니 바이오 E 시리즈 14p

어지간한 노트북이 여심을 잡기란 쉽지가 않다. 디자인과 가격만을 주로 따지던 과거의 여성들과는 달리, ‘테크파탈’이 늘어나면서 노트북에 대한 지식과 세세한 관심까지 가진 여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의 (노트북에 대한)배경지식이 더 풍부하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들만 겨냥한 노트북만을 내놓을 순 없는 것. 여성들과 남성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노트북이 절실하다. 한편,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도 갭이 존재한다. 노트북을 잘 아는 사람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구매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완해줄 제품은 어디 없을까?

그러나 한꺼번에 모든 것을 갖춘 제품을 보기는 드물다. 디자인과 무게, 얇기 등의 요소들로 노트북을 고르자면 분명히 뭔가 하나 빠져 있다. 필자가 쓰는 울트라북(ultrabook)은 얇은 두께, 초경량 등 휴대성을 극대화한 노트북의 일종인데, 광학디스크드라이브가 내장되어 있지 않다. 내장형 디스크드라이브를 이용하고 싶다면 그만큼 노트북의 크기가 커지거나 두꺼워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노트북의 기능만 고려할 수도 없는 노릇(물론 기능 좋은 노트북이 디자인 면에서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정말로 제대로 된 노트북을 구입하고 싶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그래서 소니가 고안한 것이 예쁘고 섬세하면서도 사양도 뒤쳐지지 않는 노트북 소니의 ‘바이오(VAIO) E 시리즈 14p(형식번호 SVE14A15FKB)’ 이다.

중성적인 매력에 반하다, 소니 바이오 E 시리즈 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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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디자인에 감동하다, 부드러운 내 남자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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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바이오 E 시리즈 14p를 살펴보면 조금 무겁게 느껴지긴 한다. 울트라북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두껍다. 그러나 여성인 필자는 노트북의 섬세한 디자인에 감탄했다. 얼핏 보기만 해도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리뷰하고 있는 모델은 블랙인데 블랙, 핑크의 투톤 컬러로 이루어진 랩디자인(Wrap Design)이 특징이다. 강렬한 블랙과 여성스러운 핑크의 조화가 잘 어울리는 커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알루미늄으로 된 본체에 플라스틱 재질이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낸다. 화이트, 핑크, 블랙 모델이 있어서 노트북 구입 시에 취향에 맞게 고르는 맛도 있다.

전체적으로 곡선으로 빠진 라인도 매력 있다. 맨 처음 노트북이 담긴 상자를 건네 받았을 때 약간의 무게감이 있어서 투박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안정감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다르게 표현하면 ‘중성적인’ 매력이 있는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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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인치의 화면 크기에 1,600X900의 해상도를 지녀 HD(high definition)수준의 화질로 제공되는 동영상도 무난하게 재생할 수 있다. 색감 또한 부드럽고 선명한 편이다. 그 덕에 화면이 시원시원하게 크면서도 섬세하다는 느낌을 줘 역시 중성적인 매력을 더하는 데 한 몫 한다. 특히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워드 작업을 할 때 선명한 글씨를 제공해 보는 사람의 눈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물론 영화를 볼 때도 실감나는 건 마찬가지다.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영화에만 푹 빠질 만하다. 그래픽 작업을 할 때도 화질에 있어서는 제약이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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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후면에는 백라이트가 장착되어 있어 어두운 곳에서 키보드를 사용할 때에 편리하다. 노트북을 켜는 순간 백라이트가 환하게 켜진다. 반짝거리는 불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노트북의 외관을 멋있어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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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트북을 구입하면 키스킨이 들어있다. 키스킨은 키보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일반 키보드가 지겨운 사람이 키스킨과 일반 키보드를 병행하여 사용함으로써 노트북 사용의 지루함을 없앤다. 노트북 모델마다 각각 다른 색깔의 키스킨이 들어있다. 추가 키스킨을 따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니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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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트북, 어떻게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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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한쪽 옆면에는 DC IN 포트, 배기구, 모니터 포트, HDMI(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출력 포트, LAN 포트, USB포트 2개가 있다. 다른 쪽 옆면에는 헤드폰 잭, 마이크 잭, USB 포트 2개,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 수동 꺼내기 구멍, 보안 슬롯이 있다. USB의 경우 USB 3.0과 USB 2.0을 모두 장착해 USB 사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로 USB 3.0을 지원하는 외장하드를 꽂고 파일 복사 속도를 테스트해 보니 속도 면에서 역시 USB 3.0이 2.5배 정도 우세했다. 그리고 그 외에 이 제품에 탑재된 USB 3.0의 경우,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자 기기들을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요즘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데 편리했다. 그 외에는 일반 노트북과 별다른 것은 없는 간단한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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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2.50 GHz, 4GB의 메모리(16GB까지 업그레이드 가능), 그리고 라데온 HD 7670M GPU(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운영체제로는 윈도7 홈 프리미엄 64비트 서비스팩을 적용했다. 하드디스크 용량도 750GB 이상으로, 일반인들의 문서작업, 대학생들의 레포트 작성 같은 기본적인 작업은 물론이고 그래픽 작업이나 ‘디아블로 3’와 같은 신작 게임을 하는데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DVD슈퍼멀티 드라이브를 장착해 DVD나 CD 재생은 물론이고 직접 디스크 제작도 가능하다고 하니 멀티드라이브에 욕심을 내는 사용자들도 만족시킬 만 하다.

내 귀에 캔디? 때론 달콤하게, 때론 웅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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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트북의 사운드는 작은 영화관이나 음악감상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소리에 굴곡과 깊이감이 있는 것. 솔직히 스테레오 기능이 없으면 영화도 음악도 별 재미가 없다. 그러나 이 노트북은 별다른 스피커 장착이 필요 없이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만으로 소리를 필요로 하는 웬만한 것들은 만족스럽게 재생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 각각에 장착된 것이 내장 스피커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그런 스피커처럼 생겼다. 그러나 필자가 음악을 들어본 결과 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깊이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버튼이 없어? 그래도 편리해

무난하게 가운데에 위치한 터치패드. 그런데 버튼이 없다고? 아무 문제 없다. 터치패드를 사용하는 데에 익숙하기만 하다면 이 노트북의 터치패드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클릭 및 더블클릭, 그리고 오른쪽 버튼 누르기는 각각 왼쪽 하단과 오른쪽 하단을 누르면 된다. 덕분에 편리한 점은 드래그할 때 따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터치패드 어느 부분이든 누르고 드래그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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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개의 손가락을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터치 기능도 갖추고 있어 이를 이용해 스크롤이나 확대 / 축소, 회전 기능을 쓸 수 있다. 이는 특히 이미지를 편집할 때 유용하다. 요즘같이 디지털 기기로 사진을 많이 찍는 세상에 단순히 아이콘을 눌러 가며 이미지를 회전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쨌든, 버튼이 없으니 터치패드가 한층 더 넓어진 기분이다. 나머지 기능도 다른 터치패드와 같이 지원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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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하나로 제압할 수 있는 내겐 너무 쉬운 노트북?

노트북에는 Exmor 센서 웹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는데, 웹카메라를 통한 가벼운 사진촬영, 화상대화 등 여느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웹카메라가 손동작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스처 컨트롤’이라고 하는데,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카메라가 작동하고 하얀 동그라미 모양의 점선이 화면 중간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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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30cm 거리에서 동그라미에 손을 갖다 댄 다음 점선이 녹색으로 변하면 손을 움직여 사진을 넘기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을 유용하게 사용할 지는 미지수다. 클릭 한 번으로 다 되는 세상에 굳이 손동작 인식 기능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 노트북이 위급해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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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노트북이 동작하지 않는다면?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키보드에 있는 버튼 하나로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키보드 오른쪽 상단에 보면 ASSIST 버튼이 있는데, 그것을 누르면 VAIOCare(이하 바이오케어)가 실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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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케어는 프로그램 및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및 무선 등과 같이 카테고리별로 문제를 진단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CPU상태를 분석하고 싶으면 바이오케어 실행 후 우측에 있는 ‘고급 도구’ 탭을 눌러서 CPU상태 분석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된다. 직접 실행시켜 보니 CPU 상태를 자동으로 검사하고 테스트 결과를 알려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모니터 화면 점검도 가능하다. 테스트를 시작한 결과,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몇 단계로 나뉘어진 비디오 테스트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옆을 보면 ‘Web’ 버튼이 있다. 말 그대로 웹브라우저를 빨리 실행시킬 때 누르는 버튼이다. 성질 급한(?) 사용자가 쓰기에 좋은 버튼이다. 그러나 별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어서 꼭 있어야 될 버튼 같지는 않다.

맨 오른쪽 버튼은 ‘VAIO’ 버튼이다. 이 버튼은 사용자가 지정한 특정 프로그램을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다. 초기 상태에서 VAIO버튼을 누르면 ‘플레이 메모리 홈’으로 이동한다. 플레이 메모리 홈은 비디오와 사진을 컴퓨터로 가져와서 찾아보고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비디오와 사진을 볼 수 있고, 날짜별로 미디어 파일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을 편집하거나 디스크를 만드는 일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요즘 사용자들이 노트북으로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들을 한 데 묶어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노트북은 디자인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나 여성이 쓰든 남성이 쓰든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법 괜찮은 PC를 장만하고 싶은 사람이나 휴대성을 지닌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이나 관계없이 이 노트북을 구입해도 관계 없다. 노트북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데스크탑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기 때문이다. 착한 디자인과 적당한 가격(100만원 대 초반)을 가지면서도 여러 용도로 두루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이 노트북을 추천한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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