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방대한 용량의 저장장치 - 외장하드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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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형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External hard disk drive)는 컴퓨터의 대표적인 보조 기억장치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를 휴대용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흔히 ‘외장 하드’라고 줄여 말하는 일이 많으며, 휴대용 데이터 저장 기기 중에서 가장 큰 용량을 갖췄기 때문에 USB 메모리나 플로피디스크, CD-R 등으로는 저장이 곤란한 대용량의 데이터를 담고 운반할 때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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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하드는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내장형 HDD에 휴대용 케이스를 씌운 구조이므로 동작 원리나 데이터 기록방식은 일반적인 내장형 HDD와 마찬가지다. 외장 하드의 내부에는 플래터(Platter)라고 불리는 자기 디스크가 들어 있으며, 헤드(Head)라는 장치를 움직여 플래터 위에 데이터를 읽거나 쓴다. 다만, 외장 하드는 내장형 HDD와 달리, 컴퓨터 내부가 아닌 외부에 설치하며, 필요 시 분리하여 이동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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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IBM사는 세계 최초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라고 할 수 있는 ‘IBM 350 디스크 저장 장치(IBM 350 disk storage unit)’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장치는 크기가 세탁기 한 대에 육박할 정도로 컸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만들기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1980년, 씨게이트(Seagate)사에서 5.25인치(1.33cm, 플래터 지름 기준) 크기의 소형 HDD를 개발했고, 1983년에 애플(Apple)사에서 이를 이용한 외장형 저장 장치인 애플 프로파일(Apple ProFile)을 제작, 자사 컴퓨터의 보조기억장치로 사용했는데, 이 애플 프로파일을 외장 하드의 시초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참고로, 애플 프로파일 첫 모델의 저장 용량은 3분 정도의 음악 파일 1곡에 해당하는 5MB였고, 제품 크기는 VCR 1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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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현재 판매 중인 외장 하드를 제품 크기에 따라 분류하면 대부분 3.5인치(8.89cm) HDD를 내장한 제품과 2.5인치(6.35cm) HDD를 내장한 제품, 그리고 1.8인치(4.56cm) HDD를 내장한 제품으로 나뉜다. 큰 규격의 HDD를 내장한 제품일수록 가격에 비해 넉넉한 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휴대성은 떨어진다. 특히 3.5인치 HDD 내장 외장 하드는 용량이 큰 대신 전력 소모율도 그만큼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별도의 외부전원 케이블을 함께 꽂아야 사용이 가능하므로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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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하드는 컴퓨터와 연결되는 외부 인터페이스(interface: 서로 다른 두 시스템을 연결하는 부분) 방식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다. 외장 하드가 사용하는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에는 USB, eSATA, 파이어와이어(FireWire, IEEE1394), SCSI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USB 방식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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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이후에 나온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는 USB 포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USB 방식의 외장 하드는 호환성 면에서 유리하며, USB는 자체적으로 핫 스왑(Hot Swap: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장치를 교체) 기능을 지원하므로 편의성도 높다. 하지만 USB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1.1 버전은 최대 12Mbit/s, 2.0 버전의 경우 480Mbit/s에 불과하며, eSATA(최대 3Gbit/s)나 파이어와이어(최대 800Mbit/s)에 비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USB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8년에 최대 5Gbit/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0 규격이 제정되었으며, 이를 지원하는 외장 하드 역시 2010년을 전후하여 출시되기 시작했다. USB 3.0 규격의 외장 하드는 USB 3.0 규격 포트를 갖춘 컴퓨터에서 제 성능을 낼 수 있으며, USB 1.1이나 2.0 규격의 포트에 연결할 경우, 작동은 가능하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는 USB 1.1이나 2.0 규격 수준으로 저하된다.

시중에 판매 중인 외장 하드 중에는 HDD를 내장하지 않은 ‘케이스’만 판매되는 제품도 상당수다. 이러한 케이스 제품은 소비자가 HDD를 따로 구매하여 직접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하지만 완제품 외장 하드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에 컴퓨터에서 사용하다가 업그레이드 등으로 교체되어 사용하지 않게 된 HDD를 재활용하여 구성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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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하드 케이스 역시 완제품 외장 하드와 같이 3.5인치, 2.5인치, 그리고 1.8인치 크기의 HDD를 장착하는 제품으로 구분된다. 기존의 HDD를 재활용하여 구성하는 경우, 데스크탑 PC에서 사용하던 HDD라면 3.5인치 규격, 노트북에서 사용하던 HDD라면 대부분 2.5인치 규격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단, 일부 초소형 노트북은 1.8인치 규격의 HDD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외장 하드 케이스와 HDD의 크기만 맞는다 하여 모두 장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외장 하드 케이스와 HDD가 접속되는 내부의 인터페이스도 일치해야 한다. 2010년 현재 사용되는 HDD는 3.5인치, 2.5인치 등의 크기와 상관없이 IDE 방식, 혹은 SATA 방식 중 한 가지 내부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외장 하드 케이스 역시 두 가지 방식의 내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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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 방식과 SATA 방식은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외장 하드 케이스와 HDD가 모두 2.5인치로 크기가 같아도 한 쪽이 IDE, 또 한쪽이 SATA 방식의 내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면 장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외장 하드 케이스와 HDD를 따로 구입하여 조립하고자 한다면 제품의 크기뿐만 아니라 양쪽의 내부 인터페이스도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SATA는 IDE에 비해 발전된 규격이므로 이론적으론 SATA 규격(최대 6Gbit/s) HDD가 IDE 규격(최대 1.3Gbit/s) HDD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이는 PC 내부에 장착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USB 1.1 혹은 2.0 방식으로 PC와 연결되는 외장 하드 케이스에 장착해 사용하는 경우라면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USB 1.1 혹은 2.0의 수준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내장된 HDD의 내부 인터페이스가 IDE 방식이건 SATA 방식이건 USB 1.1 혹은 2.0 외부 인터페이스를 갖춘 외장 하드 케이스에 넣어 사용했을 때는 그다지 큰 속도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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