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USB C형 단자로 확장성을 높이다, 벤큐 PD2705Q 아이케어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맥북프로 2016년형은 당시 기준이나 지금 기준이나 파격적인 제품이었다. 당시 모든 노트북은 얇게 만들면서도 USB 포트와 SD카드 슬롯, 전원 단자, HDMI 단자 오디오 단자 등 많은 인터페이스를 담는 게 추세였다. 그런데 맥북프로 2016년형은 2021년 기준으로도 여전히 생소한 USB-C형 규격의 선더볼트 3 포트만 제공됐다. 다른 단자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선더볼트 3 포트만 배치된 것이다. 이에 소비자 반응은 조롱에 가까웠다. 기존에 있던 하드웨어를 노트북에 직접 꽂을 수 없고, C형 허브도 함께 휴대해야 한다. 또한 단자가 두 개인 모델은 충전용으로 단자 하나를 사용했을 때 남는 단자가 하나밖에 없다. 당장 USB 메모리조차 쓸 수 없는 컴퓨터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0년, 인텔 타이거레이크 기반 노트북이 출시되면서 애플의 선택이 몇 수 앞을 내다본 선견지명이었음이 증명됐다. 지난 2019년 3월, 인텔은 선더볼트 3 프로토콜을 USB 프로모터 그룹에 무상 제공했고, 그 결과로 USB 4 규격과 선더볼트 4 규격이 통합됐다. 특히 인텔 독점에서 벗어나 AMD나 ARM 기반 PC에서도 선더볼트 4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최근 출시된 노트북 중 고사양 제품은 맥북처럼 일반 단자가 하나도 없이 선더볼트 4/USB 4 단자로만 구성돼있다. 여기에는 애플이 지난 4~5년간 닦아놓은 선더볼트 생태계가 크게 기여했다.

벤큐 PD2705Q 아이케어, USB-C 단자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연결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벤큐 PD2705Q 아이케어, USB-C 단자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연결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최근 출시되는 장치 대다수는 선더볼트 4와 호환되는 USB C형 단자를 채택하고 있다. 선더볼트 4는 USB C형 단자와 동일하게 생겼으며, 물리적으로 하위호환된다. 따라서 USB C형 장치를 선더볼트 4 포트에 꽂아 USB처럼 쓸 수 있다. 덕분에 스마트폰이나 저장장치, 모니터, 외장 그래픽 카드는 물론, 보조배터리나 USB 전원 공급,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까지 해당 단자를 보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특히 선더볼트 4 포트는 전력 전달 기능과 모니터 연결을 동시에 지원해 노트북 충전과 디스플레이 연결을 단자 하나로 해소할 수 있다.

선더볼트 4/USB 4 기반 노트북에 최적, 벤큐 PD2705Q 아이케어

벤큐 PD2705Q 아이케어, 27형 IPS 패널 모니터다. 출처=IT동아
벤큐 PD2705Q 아이케어, 27형 IPS 패널 모니터다. 출처=IT동아

대만의 디스플레이 제조사 벤큐(BenQ)가 출시한 벤큐 PD2705Q 아이케어는 앞서 언급한 선더볼트 4·USB 4 지원 노트북과의 연결성이 뛰어난 디자이너용 모니터다. 화상은 27인치 QHD(2,560x1,440) 해상도 평면 내 전환(IPS) 패널이 사용됐고, 1,000:1 명암비와 300니트 밝기를 제공해 정석적인 27형 IPS 패널 모니터의 성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Delta E ≤ 3 수준의 정밀 교정이 적용된 sRGB 100% 및 Rec. 709 색 재현력을 적용해 웹 디자이너나 사진작가, 영상 편집 전문가에게 정확한 색을 제공한다.

벤큐 PD2705Q 아이케어에 동봉된 디스플레이 교정 안내서. 출처=IT동아
벤큐 PD2705Q 아이케어에 동봉된 디스플레이 교정 안내서. 출처=IT동아

보통 일반적인 사무용 모니터도 sRGB 100%인 제품이 많지만, 이런 제품들과 동일 선상에 두어선 안 된다. 일단 sRGB라는 색공간은 IEC 61966-2-1:1999라는 국제 표준화된 색상 규격이다. 해당 규격은 특정 공간을 구성하는 좌표가 규정돼 있고, 조금 일치하지 않더라도 전체 면적만 동일하면 sRGB 100% 표기하는 제품이 많다. 이를 국제조명위원회가 규정한 CIE LAP 3D 기준 3차원 sRGB 색공간으로 변환하면 색상 틀어짐이 크다. 즉 2차원에서 sRGB 100%일 뿐, 3차원 색공간으로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벤큐 PD2705Q는 색상 관련 기업인 칼만(CalMAN)과 팬톤(PANTONE)을 통해 색온도와 색재현력, 감마곡선 및 색편차(Delta E)를 인증받은 제품이므로 일반 제품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색을 표현한다. 통상적으로 Delta E ≤ 1에 가까울수록 디스플레이의 색 표현이 정밀하게 표현되는 수준인데, Delta E ≤ 3 정도면 두 대 이상의 PD2705Q를 놓고 일반인이 색감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정도다. 아울러 모니터와 데스크톱의 ICC 프로파일을 동기화하는 ICC 싱크도 지원해 OS에 따른 모니터 색상을 통일할 수 있다.

벤큐 모니터는 자체 OSD 제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인 디스플레이 파일럿을 통한 모니터 제어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벤큐 모니터는 자체 OSD 제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인 디스플레이 파일럿을 통한 모니터 제어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OSD의 픽처모드를 활용해 △ Rec.709 △ HDR10 △sRGB △ CAD/CAM 모드 △애니메이션 △M-Book △표준 색상 △로우 블루 라이트 △ 암실 모드를 설정할 수 있고, 사용자 교정 모드를 통해 밝기, 선명도, 감마, 색온도, 색조, 채도를 전부 직접 조정해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에 맞는 교정을 적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OSD를 통해 주변 밝기를 인식해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지능형 밝기, 오디오 구성, KVM 스위치 구성 등을 설정할 수 있다.

틸트, 스위블, 피벗, 엘리베이션을 지원하는 다기능 스탠드가 기본 제공된다. 출처=IT동아
틸트, 스위블, 피벗, 엘리베이션을 지원하는 다기능 스탠드가 기본 제공된다. 출처=IT동아

스탠드는 아래로 -5도, 위로 20도 각도 조절을 지원하는 틸트 기능과 좌우 45도 스위블 조절, 140mm 높이 조절과 90도 피벗까지 지원하는 다기능 스탠드가 기본 제공된다. 피벗 기능은 기울기를 자동 인식해 화면이 90도로 변환되는 오토 피벗도 함께 제공되며, 100x100mm 베사(VESA) 월 마운트를 지원해 별매의 스탠드를 장착할 수 있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후면부 아래 집중돼있는데, 4개의 USB 3.0 포트가 인상적이다. 출처=IT동아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후면부 아래 집중돼있는데, 4개의 USB 3.0 포트가 인상적이다. 출처=IT동아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헤드폰 단자와 HDMI 2.0 단자, DP 1.4 포트, USB C 단자, 데이지 체인용 DP 아웃 단자가 마련돼있고, USB 허브 활성화용 USB 3.1 B타입 단자와 4개의 USB 3.1 단자가 배치돼있다. 구성상 최신 데스크톱 및 노트북과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부분이 눈에 띈다. 일단 USB C형 단자는 선더볼트 3 및 4, USB 4 지원 데스크톱 및 노트북과 연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노트북의 경우, 65W 전력 공급도 지원하기 때문에 연결만으로도 충전과 디스플레이 입력이 동시에 이뤄진다. 맥북 프로나 맥북 에어 같은 선더볼트 지원 노트북과 사용하기 좋다.

KVM 기능을 활용해 키보드 하나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문자 입력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KVM 기능을 활용해 키보드 하나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문자 입력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KVM 기능과 MST 기능도 중요하다. KVM은 키보드(Keyboard), 비디오 모니터(Video Monitor), 마우스(Mouse)의 약자로, 모니터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한 다음 다수의 입력 장치를 모니터 하나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사용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모니터에 연결할 컴퓨터의 USB 포트와 모니터의 USB B타입 단자를 연결해 USB 허브를 활성화하고, 모니터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한다. 그다음 HDMI나 USB C형 등 다른 입력 장치를 연결하면 화상 변환에 따라 키보드 및 마우스도 자동으로 변환된다. 즉 모니터 한 대에 여러 PC를 연결할 때 매번 키보드 마우스를 바꿔 끼울 필요가 없다.

벤큐 PD2705Q의 MST 기능 설명. 출처=벤큐코리아
벤큐 PD2705Q의 MST 기능 설명. 출처=벤큐코리아

MST(Multi-Stream Transport Technology)는 데이지 체인 방식을 통해 한 대의 모니터 입력으로 최대 4대의 모니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원래 컴퓨터에 모니터 여러 대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모니터를 컴퓨터에 따로따로 연결해야 하지만, 이 기능을 활용하면 모니터에 모니터를 DP 포트로 연결해 컴퓨터에서 활성화할 수 있다. 지원 해상도는 모니터 3대 연결 시 2개의 QHD 및 1개의 FHD를 지원하며, 4대 연결 시 1대의 QHD 및 1대의 FHD, 2대의 HD 구성으로 동작한다. 다만, 매킨토시와 연결해 데이지체인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1차 모니터까지는 PD2705Q를 연결할 수 있지만, 2차 모니터는 선더볼트 3·4 데이지 체인 방식의 다른 모니터를 연결해야 한다.

sRGB 100% 기반 작업에 최적, M1 맥북 호환성은 지켜봐야

벤큐 PD2705Q 아이케어는 sRGB 색역을 기반으로 편집하는 사진작가와 웹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딱 맞는 제품이다. 특히 USB C형 단자를 활용한 전력 공급과 데이터 전송이 동시에 이뤄지므로 선더볼트 3·4 기반 맥북과 조합하기에 좋다. 맥북의 선더볼트 3·4 포트와 벤큐 PD2705Q의 USB-C형 단자를 연결하면 그 자체로 충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모니터 화상이 출력된다. 추가로 후면에 있는 4개의 단자도 활성화되므로 USB A타입 키보드나 마우스, 외부 저장 장치 등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맥북프로 16형은 96W로 충전하므로 연결 시 배터리가 부족해지고, 최신형인 M1 맥북에 대한 호환성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USB C형 단자 하나 연결로 모니터 출력과 충전, USB 포트 4개가 동시에 활성된다. 출처=IT동아
USB C형 단자 하나 연결로 모니터 출력과 충전, USB 포트 4개가 동시에 활성된다. 출처=IT동아

구성면에서 맥북이나 선더볼트 4·USB4 탑재 노트북과의 조합이 좋고, DP나 HDMI도 모두 지원해 일반 전문가가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52만 원대로 27형 QHD 모니터로는 비싼 편이지만, 패널의 정밀성과 전문가를 위한 기능들을 생각한다면 문제없는 가격대다. 모니터 한 대로 다재다능한 구성을 누리고 싶다면, 벤큐 PD2705Q 아이케어를 살펴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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