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글랜스TV "콘텐츠 제작 넘어 플랫폼 개척까지 이끌 것"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제조업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굴뚝산업의 발전만으론 부족하다. 세계인을 매료시킬 수 있는 문화의 힘이 더해져야 비로소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문화 선진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콘텐츠’다. 지금도 많은 국내외 기업들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효과적으로 배포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콘텐츠를 매개로 한 마케팅 능력까지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랜스TV(GLANCE TV, 대표 박성조) 역시 이러한 기업 중 하나다. 각종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과 더불어 국내외에 배포가 가능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으며, 마케팅 및 커머스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SK텔레콤(이하 SKT)에서 유력기업으로 선정, 주목을 받기도 했다. 취재진은 글랜스TV 박성조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콘텐츠 사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글랜스TV 박성조 대표 (출처=글랜스TV)
글랜스TV 박성조 대표 (출처=글랜스TV)

Q1. 글랜스TV를 창업하기까지의 경위는?

: 유력 언론사의 디지털국에서 일하기도 했고 케이블 방송의 채널 기획 PD 등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2003년 즈음 첫 창업을 했다. 아날로그 콘텐츠들을 디지털화하고 방송서비스를 재전송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모으고 이를 웹으로 서비스하는 사업을 시도했다. 지금의 넷플릭스와 비슷한 형태였는데, 기대한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콘텐츠 공급사업(콘텐츠신디케이션)으로 방향전환을 했으며, 주로 라이프스타일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를 다룬다. 그리고 자체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을 느껴 2015년에 글랜스TV를 설립했다. 이와 더불어 이른바 유튜버들의 기획사라고 불리는 MCN(Multi Channel Network)사들의 협력단체인 한국엠씨엔협회의 협회장도 맡고 있다.

글랜스TV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 (출처=글랜스TV)
글랜스TV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 (출처=글랜스TV)

Q2. 글랜스TV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해달라

: 동영상 콘텐츠용 플랫폼은 IPTV나 네이버TV, 유튜브 등이 대표적인데 이것 만으론 분명 한계가 있다고 느껴 자체 플랫폼 개척에 나섰다. 예전에는 유튜브 등의 특정 플랫폼만 생각하고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반대로 콘텐츠에 맞게 플랫폼을 재설계한다.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채널, 주제, 플랫폼 등이 유기적으로 연동한다는 의미다. 트랜드에 따라 영상의 길이를 조절하거나 출연자의 성향에 따라 채널 설계를 할 수도 있으며, 콘텐츠의 유통 경로 역시 재설계가 필요하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체 플랫폼인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작년에 발표한 온-오프라인 연결 동영상 광고 플랫폼인 ‘브릿지(Vridge)’도 그 일환이다.

Q3. 글랜스TV에서 선보인 ‘브릿지’의 특징은?

: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이며, 서버에 있는 영상을 모바일 및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서비스할 수 있다. 미용실이나 커피전문점, 편집샵 등의 다양한 장소에 설치가 가능하며, 단순히 일방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광고 영상을 트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나 위치, 방역, 미세먼지 등의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시간축 편성의 한계를 넘은 지능형 편성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 가능한 글랜스TV의 ‘브릿지’ (출처=글랜스TV)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 가능한 글랜스TV의 ‘브릿지’ (출처=글랜스TV)

Q4.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은?

: 콘텐츠를 모으려면 대기업과의 협업이 거의 필수다. 다만, 협업 중 원하는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이 조직 개편이라도 하면 한창 진행중이던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때도 있어 곤란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콘텐츠에만, 혹은 플랫폼에만 투자하려고 한다. 미디어(매체)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다. 유튜브가 있는데 콘텐츠 제작사가 굳이 플랫폼까지 보유하려 하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미디어로서의 사명감이 있다. 스토리와 기획력이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에 최적화된 플랫폼도 만들려고 한다. 그래야 콘텐츠의 품질과 독창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Q5. 향후 계획이 있다면?

: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개인화 편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나 빅데이터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SKT의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활동 지원 서비스인 DMP(data management platform) 등을 통한 협업도 논의중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환경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온라인 및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Q6. SKT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

: 2000년대 초반에 처음 창업을 했을 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 뒤늦게나마 각종 멘토링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배울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대기업과의 소통을 하다 보면 경제적 가치 이상으로 기업가의 철학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 외에 SKT와의 협업을 통해 대기업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조직내 사업부와의 연결도 한층 쉬워졌다.

Q7.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장이 많이 어려워졌다. 우리는 이런 분들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 특히 브릿지 플랫폼의 경우는 단순한 광고용 서비스를 넘어 매장의 매력까지 한층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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