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한국 토종 기업, 어디가 있을까?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 강화영 기자]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도너츠 프랜차이즈였던 '던킨도너츠(Dunkin Donuts)'가 지난해 1월, 사명에서 '도너츠'를 뺐다. 71년 만에 도너츠 전문 가게 이미지를 지우고, 간편식과 음료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출처=던킨 공식 홈페이지 캡처>
<출처=던킨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명이나 브랜드명은 기업 철학이나 사업 방향을 포함한다. 그래서 '이름 짓기'는 새 브랜드를 만들 때 흔히 겪는 어려움이다. 이름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가지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다 매출과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출을 많이 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는 브랜드 이름을 외국어로 지어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국내 렌탈 브랜드인 '루헨스(Ruhens)'다.

루헨스는 언뜻 보기에 유럽 브랜드 같지만, 1991년 출발한 우리나라 토종 기업 (주)원봉이 만든 자체 브랜드다. 독일어 'Ruhen(휴식)'과 'süß(달콤한)'를 합해 '고객에게 언제나 건강하고 달콤한 휴식을 선사한다'는 뜻을 품었다. 원봉은 국내 최초로 냉온수기 생산과 판매를 시작하며, 세계 60개국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환경가전 전문 기업이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무역 환경이 어려워진 현재 일본, 싱가포르 시장에서 냉온수기/정수기 수출 1위를 차지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출처=루헨스 제공>
<출처=루헨스 제공>

원봉 김영돈 회장은 전세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발휘한 역량을 끌어모아 2007년 3월 국내 렌탈 시장에 라이프 케어 전문 브랜드인 루헨스를 선보였다. 원봉은 루헨스 브랜드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정수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전해수기 등 다양한 환경가전 제품을 수출하며, 전 세계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한다. 대기업과 견주는 우수한 기술력에 높은 가성비로 승부하는 루헨스는 지난해부터 물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생활 필터 제품 및 공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루헨스 얼음정수기 아이스케어. <출처=루헨스 제공>
루헨스 얼음정수기 아이스케어. <출처=루헨스 제공>

아울러 이름 때문에 한 번쯤 외국 기업으로 오해했을 법한 국내 브랜드를 살펴본다.

공차

<출처=공차 홈페이지 캡처>
<출처=공차 홈페이지 캡처>

2006년 대만 가오슝에서 시작한 공차. 바칠 공(貢), 차 차(茶)로 중국 황실에서 마시던 고급 차를 바친다는 뜻을 가졌다. 평범한 주부였던 김여진 전 공차코리아 대표가 대만 본사로부터 판권을 따내는 데 성공해 2012년 국내에 들어왔다. 2014년에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유티스캐피탈이 지분 70%를 매입하며 새로운 공차코리아 주인이 됐다. 이후 2017년 공차코리아는 대만 본사를 역으로 인수해 한국 브랜드로서 세계 시장에 뻗어 나가고 있다. 17개국에서 9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무디킹

<출처=스무디킹 홈페이지 캡처>
<출처=스무디킹 홈페이지 캡처>

스무디킹은 군 간호사 출신 스티브 쿠노가 1973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창업한 기업이다. 스티브 쿠노는 자신이 앓던 알러지와 저혈당을 치료할 목적으로 과일에 비타민, 미네랄, 프로틴 등 영양소를 첨가한 음료를 개발했다. 그 음료가 바로 스무디다. 로고에서 '킹(King)'은 스무디라는 명사를 처음 만든 '원조'임을 상징한다. 스무디킹 코리아는 2003년 5월, 명동 1호점으로 국내에 스무디를 처음 소개하며 3년만에 매출 6배를 올리고, 2012년에 미국 본사를 인수했다. 2015년에 신세계푸드 자회사로 편입했다.

루이까또즈

<출처=루이까또즈 홈페이지 캡처>
<출처=루이까또즈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패션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던 '루이까또즈'. 프랑스 장인 가문 출신인 폴 바랏(Paul Barrate)이 1980년에 루이 14세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루이 14세 시대에 번성했던 프랑스 귀족 문화와 장인 정신을 계승하고 현대에 맞게 다시 해석한다는 의미에서다. 1990년 루이까또즈 국내 라이선스를 획득했던 태진인터내셔널이 2006년 프랑스 본사를 인수하며 국내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선스는 상표 등록된 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 또는 단체가 타인에게 대가를 받고 그 재산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상업적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말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APPAREL)

<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홈페이지 캡처>
<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홈페이지 캡처>

겨울에 자주 보이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과 등산복. 미국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내셔널지오그래픽 로고와 같아 미국 브랜드로 종종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내 패션기업 더네이쳐홀딩스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1세대 K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탐험 정신과 자연과 공존을 추구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철학을 의류에 담아 아웃도어 제품에 주력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내셔널지오그래픽 의류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진정한 우리나라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