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스타트업, IT기술 날개 달고 비상한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국내 e커머스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소매유통시장 규모와 비교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만큼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2019년 전년 대비 18.3% 성장하며 134조 원에 다다랐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지속되며,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났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12조 7천억 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19.5% 증가했으며, 특히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2.8% 증가했다.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지속되며 e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지속되며 e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소비자 확보를 위한 e커머스 기업간 경쟁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우세한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도 e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도 국내 시장에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도 경쟁에 들어왔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 기업들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았다. 무료배송은 기본, 당일배송 및 시간지정 배송 서비스부터 가격을 앞세운 최저가 보상제까지 선보이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ML) 등 첨단 IT기술을 적극 도입해, 새로운 맞춤형 서비스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당근마켓, '클라우드로 완성하는 따뜻한 쇼핑 경험'

"알고 보니 판매자분이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직접 구운 쿠키도 먹으라고 챙겨주셨어요."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는 이 같이 친근한 후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의 주거 지역을 인증해야 가입이 완료된다.

서울은 3~4km, 그외 지역은 최대 6km 내의 이용자끼리만 거래가 가능한데, 이는 일상생활에서 스칠 수 있는 이웃과의 거래라는 점에서 상호 간 신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 이용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당근마켓의 특징 중 하나다.

최근에는 당근마켓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생길 정도로, 당근마켓은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올해 9월 기준 월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대규모 서비스와는 상반되게, 현재 당근마켓 운영인력은 80여 명에 불과하다. 당근마켓은 현재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작은 조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원활히 운영하고 있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출처=당근마켓>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출처=당근마켓>

우선 대용량 트래픽은 'AWS 엘라스틱 로드 밸런싱(Elastic Load Balancing)'을 통해서 받고, 각 웹 서버는 '아마존 ECS(Elastic Container Service)'와 쿠버네티스 기반의 '아마존 EKS(Elastic Kubernetes Service)'에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운영에는 '아마존 오로라(Amazon Aurora)'와 '다이나모DB(DynamoDB)'를 활용하며, 아마존 S3에 쌓인 로그/분석 데이터를 '아마존 아테나(Amazon Athena)'를 이용해 분석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의 여러 서비스 구조에 맞는 AWS 관리형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능이 170개가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이미 구현돼 있다는 것을 AWS의 장점으로 꼽았다.

당근마켓은 2015년에 설립돼 불과 5년 만에 대형 쇼핑 플랫폼을 제치고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건강한 지역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지역 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동네생활', 동네 상권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궁극적으로는 신뢰 기반의 지역 플랫폼을 다른 나라에도 확장할 계획이다.

브랜디, '인공지능으로 배송 시스템부터 제품 추천까지'

의류도 신선식품 못지 않게 빠른 배송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휴가기간 직전에 휴가지에서 입을 옷을 구매할 경우다. 패션 쇼핑앱 브랜디는 이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하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주문 이후 최대 12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브랜디는 이후 빠른 배송으로 고객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업체의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브랜디는 지난 7월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알고리즘을 통한 큐레이션 상품 추천 서비스인 '내 또래 추천' 기능과 인공지능 기반의 'AI 추천' 기능이다. '내 또래 추천' 기능은 소비자의 실제 나이 또는 10대, 20대 초/중/후반, 30대 중 원하는 연령대를 선택하면 또래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브랜디의 '내 또래 추천'과 'AI 추천' <출처=브랜디>
브랜디의 '내 또래 추천'과 'AI 추천' <출처=브랜디>

'AI 추천' 기능은 'AWS 아마존 퍼스널라이즈(Amazon Personalize)'를 통해, 소비자의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별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실시간 1대1 개인화 추천 서비스다. 이는 아마존닷컴에서 20여 년 동안 누적된 수 천만 개의 데이터를 통해 탄생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실시간 활동 데이터와 기존 정보를 결합해 상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클릭 몇 번만으로 소비자 의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최적 상품을 제안한다.

브랜디는 이렇게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하여 자신의 취향을 먼저 읽고, 구매까지 이르는 시간을 절약하길 바라는 밀레니얼 세대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브랜디는 2016년 7월 출범 이후 4년 만에 누적거래액 3,0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 210억 원의 신규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인공지능 기술에 좀더 집중하며 최근 총 상금 3억 원 규모의 온라인 코딩대회를 개최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야놀자,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언택트 경험 제공'

일반적으로 여가 플랫폼으로 유명한 야놀자는 여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입지도 꾸준히 강화해왔다. 클라우드 상에 완전 통합된 호텔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해, 전 세계 160여 개국 2만 2,000여 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1위 호텔 사업자가 됐다.

야놀자의 '와이플럭스(Y FLUX)'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완전히 통합된 호텔 자동화 솔루션이다. 기존의 설치형 방식(온프레미스)의 호텔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호텔은 각 서비스 영역이 분리돼 있어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와 통합 관리가 불가하다. 지난 2017년부터 여가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SaaS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던 야놀자는,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호텔의 모든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야놀자의 객실관리 시스템, 와이플럭스 GRMS <출처=야놀자>
야놀자의 객실관리 시스템, 와이플럭스 GRMS <출처=야놀자>

지난 6월 출시된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시스템인 와이플럭스 GRMS(Guest Room Management System)는 'AWS IoT'를 기반으로 호텔 운영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접목해 호텔의 모든 서비스를 언택트 방식으로 제공한다. 고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키 없는(Keyless) 방식의 객실 출입과 청소 등의 서비스 요청, 실내 조명/온도 조절을 포함한 객실 제어가 가능하다. 호텔 직원은 모바일로 관리 페이지에 접속하면 호텔 전반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전용서버 구축과 기기 구입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야놀자는 올해 말까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와이플럭스 솔루션 전체를 국내에서 상용화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해외 시장에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AWS 클라우드 상에 블록체인 기반의 DID(분산형 신원인증)를 구현해 호텔 및 여가 시설의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을 줄이고, 고객 체크인 과정을 좀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개선하려 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 (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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