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거실에서 구현한 극장 그 느낌, 보스 사운드바 700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가 소리로 인지하는 현상은 엄밀히 말해서 물체가 진동하는 횟수다. 특정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진동수가 공기를 매질로해 전파되고, 이 진동수가 사람의 청각기관을 자극하면 우리가 소리라고 듣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가 소리로 인지할 수 있는 초당 진동수는 초당 20회에 해당하는 20Hz부터 2만 회인 20,000Hz에 달하는데, 이를 가청 주파수(Frequency Response)라고 한다. 이 범위보다 낮거나, 이 범위보다 높으면 인간이 소리라고 인지하지 못한다. 우리가 음향기기라고 부르는 물건들은 모두 가청주파수의 진동수를 기계적 방식으로 재현한 장치다.

그렇다면, 음향기기는 어떻게 음향을 만들어낼까? 악기, 목소리처럼 우리가 소리로 느끼는 주파수는 물리적 현상인 아날로그 정보다. 이 아날로그 정보를 마이크를 통해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MP3나 FLAC 파일에 이런 정보가 담겨있다. 음향기기는 디지털 정보에 담긴 아날로그 데이터를 다시 아날로그 현상으로 재현하면서 우리가 소리를 듣게 된다. 물론 물체가 냈던 진동 수를 흉내 내는 것이므로, 실제 아날로그 소리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 일부는 소실되고, 또 주변 환경에 따른 음장감도 실제와 다르게 구현된다. 결국 디지털 신호를 얼마나 풍부한 소리로 만들어내는가가 오디오 업계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보스 사운드바 700(Bose Soundbar 700) 및 액세서리 스피커를 LG OLED TV인 올레드 갤러리 65형 제품과 나란히 둔 예시.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Bose Soundbar 700) 및 액세서리 스피커를 LG OLED TV인 올레드 갤러리 65형 제품과 나란히 둔 예시. 출처=IT동아

2.1채널, 5.1채널, 7.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 등 다양한 형태의 스피커 구성이 등장한 이유도 음향효과를 더욱 잘 구현하기 위한 결과다. 한 두개 드라이버로 20~20,000Hz 가청 영역을 최대한 담는 것이 아니라, 250Hz 저음역대를 우퍼(Woofer) 스피커로, 250~2,000Hz 수준을 스쿼커(Squaker)로, 3~6,000Hz를 트위터(Tweeter) 스피커로 분산하는 식으로 소리의 깊이와 풍부함을 키우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음향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구성에 따른 드라이버, 인클로저를 조율해가며 자신만의 음향기기를 만든다. 일반 사용자라면 음향기기 전문기업이 조율한 음향시스템을 그대로 구매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데, 최근에는 텔레비전과 조합한 사운드바 스피커의 음향시스템이 선호된다.

검증된 구성, 보스 사운드바 700(Bose Soundbar 700)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Bose Base Module 700), 서라운드 스피커(Bose Surround Speakers). 좌측의 헤드폰은 어댑트아이큐(ADAPTiQ)용 장치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Bose Base Module 700), 서라운드 스피커(Bose Surround Speakers). 좌측의 헤드폰은 어댑트아이큐(ADAPTiQ)용 장치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은 가로 978mm 폭 108mm, 높이 57mm의 긴 사운드바다. 무게는 4.8kg으로 무게감이 있는 편이며, 스탠드형 텔레비전에 맞게 바닥에 거치해둘 수 있음은 물론, 별매의 브라켓을 활용해 벽걸이 형태로 부착할 수도 있다. 제품 구성은 사운드바 700이 기본이며, 여기에 베이스 모듈 700과 서라운드 스피커를 연동할 수 있다. 사운드바가 아닌 다른 보스 블루투스 스피커 역시 보스 뮤직(Bose Music) 앱으로 심플싱크(SimpleSync)로 연결해 블루투스 스피커로 출력되는 사운드를 사운드바로 같이 듣거나, 블루투스 스피커를 서라운드 스피커 역할을 하게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성능인데, 제품 어디를 봐도 스피커 스펙을 확인할 수 없다. 보스 제품은 기계적 수치나 척도가 되는 스피커 성능을 공개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일부 소비자들이 출력이나 최대 음압 감도, 지원 주파수 등을 통해 제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정보만 가지고서는 어림잡아 유추할 수 있을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는다. 특히 보스는 반사음에 대한 고려를 많이 반영하는 편이라 다른 제품들과 감상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스펙 정보가 오히려 제품에 대한 이해를 왜곡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보스 제품은 가급적 오디오 가게를 가서 들어보고 구매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대다수 사용자는 보스 특유의 음향 표현이나 음장감에 만족할 것이다.

사운드바 상판은 강화유리며, 그릴도 금속으로 마감돼있다. 출처=IT동아
사운드바 상판은 강화유리며, 그릴도 금속으로 마감돼있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은 스피커바 제품군 중에서 가장 상위 제품이고, 외관 역시 다른 제품보다 한층 더 완성도가 높다. 상단은 검은색 강화유리로 제작됐고, 유리 그대로 터치 버튼을 눌러 활성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릴은 금속 재질로 되어있는데, 터치 버튼 아래 LED를 내장해 간단한 정보를 표기한다.

아울러 내부에는 보스 고유의 콰이어트포트(QuietPort), 페이즈가이드(PhaseGuide) 기술 등이 적용돼있다. 콰이어트 포트 기술은 재생 중 발생하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저음부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페이즈가이드는 지향성 사운드를 전면 방향으로 보내 저 효과적으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설치 장소의 크기, 모양, 높이, 재질 등 음향 요소를 자동으로 분석해 최적의 음장 효과를 구축하는 어댑트아이큐(ADAPTiQ) 기술로 마무리된다. 어댑트아이큐는 제품에 기본 포함된 헤어밴드를 연결하고, 자주 듣는 위치 5군데를 옮겨다니면 자동으로 사운드를 보정해준다.

인터페이스는 안쪽으로 배치돼 깔끔하게 선 정리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인터페이스는 안쪽으로 배치돼 깔끔하게 선 정리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외부연결 인터페이스는 필요한 기능을 다 갖추고 있으며, 연결 시 단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홈 안에 배치돼있다. 좌측 안쪽부터 전원, 데이터, IR, 베이스, 어댑트아이큐 연결 단자가 있으며, 우측에 S/PDIF 광단자, 랜(LAN) 포트, 펌웨어 업그레이드용 USB 단자, HDMI eARC 단자가 마련돼있다. 다른 음향기기와 연결할 경우라면 S/PDIF 혹은 블루투스 연결을 활용하면 되는데, 텔레비전이라면 HDMI eARC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

HDMI ARC(Audio Return Channel)란, 텔레비전이 전달하는 사운드 신호 출력과 함께 텔레비전에 연결된 다른 외부장치의 사운드까지 받는데 필요한 단자다. 최근 텔레비전은 TV 기능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같은 콘솔 기기, 데스크톱 컴퓨터와의 연결, 휴대폰 등 다양한 외부 장치도 연결한다. 만약 HDMI ARC가 없는 경우 스피커는 이 외부 장치는 스피커와 별도로 연결돼야 하고, 이 과정에서 선 정리가 굉장히 힘들어진다. HDMI ARC로 연결하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모든 외부입력 출력을 스피커가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선 정리는 물론 활용도 편해진다.

유니버설 리모컨은 보스 뮤직 앱을 활용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유니버설 리모컨은 보스 뮤직 앱을 활용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제품 연결이 끝나면, 제품에 기본으로 포함된 유니버설 리모컨을 조작할 차례다. 유니버설 리모컨은 기능별로 나뉜 리모컨을 하나로 합친 리모컨으로, 사운드바 뿐만아니라 TV, 셋톱박스, 콘솔 등 다른 장치까지 제어할 수 있다. 유니버설 리모컨으로 통합할 경우, 적외선이 아닌 블루투스 신호를 통해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리모컨이 IR 수신부를 향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모든 버튼에 LED 백라이트가 내장돼 어두운 환경에서도 기능을 확인하며 쓸 수 있다.

리모컨은 사운드바와 보스 뮤직 앱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함께 설정이 되는데, 일단 TV에 대한 제어는 자동으로 반영된다. 나머지 기능은 본인이 연결할 장치를 찾아서 추가하면 되는데,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닌텐도 같은 콘솔은 거의 다 지원하고 KT나 SK브로드밴드 등 국산 셋톱박스도 목록에 있다. 아쉽게도 국내 지역 케이블 방송까지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자.

보스 베이스 모듈 700(Bose Base Module 700) 상단은 강화유리로 돼있다. 무게는 약 13kg인데, 인클로저가 꽉 차있는 느낌이라 출력이 상당하다. 출처=IT동아
보스 베이스 모듈 700(Bose Base Module 700) 상단은 강화유리로 돼있다. 무게는 약 13kg인데, 인클로저가 꽉 차있는 느낌이라 출력이 상당하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에서 더 풍부한 저음을 구성하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베이스 모듈 700(Bose Base Module 700)도 추가로 구성할 수 있다. 베이스 모듈 700은 일반적인 서브 우퍼와 다르게 베이스 방향이 상단을 향하며, 베이스 드라이버가 최상단 강화유리와 연결돼 독특한 효과를 제공한다. 크기가 가로세로 305mm에 높이 380mm로 큰 편은 아니지만, 인클로저가 꽉차있어서 무게는 13.6kg으로 무겁다. 여타의 서브우퍼가 텅 빈 공간에서 울린뒤 분출되는 느낌인 반면, 베이스 모듈 700은 내부에 수직으로 꽉차있는 드라이버가 소리를 쏘아올리는 느낌이다.

실제 체감에서는 베이스가 무지향성으로 퍼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마치 베이스가 놓인 공간 전체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다. 베이스 모듈 700은 사운드바와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꼭 텔레비전 옆에 있을 필요가 없고, 공간에 여유가 있다면 평소 앉는 자리 근처에 두어 베이스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보스 사운드바 700의 위치는 사운드바 중앙과 텔레비전 중앙을 맞추는게 제일 효과적이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의 위치는 사운드바 중앙과 텔레비전 중앙을 맞추는게 제일 효과적이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을 단독으로 운용해도 수준급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리뷰에 사용된 텔레비전은 500만 원대 LG 65인치 올레드갤러리 모델로, TV 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내장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사운드바와 비교하면 역시 사운드는 전용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정도다. 대신 특정 장르에 집중하는 음향기기가 아닌, 보편적인 음원을 소화하는 TV 스피커인 만큼, 음역대별 특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사운드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제공하는 느낌이다. 덕분에 저음이나 고음에 치우치지 않고, 깔끔하고 무난한 음감을 낸다고 보면 된다.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 그리고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조합해 음향효과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 그리고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조합해 음향효과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 그리고 보스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조합해 간단한 음향효과 및 음원 감상에 나섰다. 서라운드 스피커는 음원의 공간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면이 아닌 앉은 자리에서 뒤쪽 대각선 방향으로 설치하는 부가 장치다. 일단 사운드바 자체의 음량만 해도 거실을 채우고 남는다. 여기에 베이스가 추가되면서 베이스 특유의 음압감이 더해진다. 여기에 서라운드 스피커가 귀 양쪽에서 반응하는 터라 빈틈없이 소리가 가득 찬다. 서라운드 스피커의 기본 효과음이 작기 때문에 보스 뮤직 앱으로 키우는 것이 좋다. 적절히 자리를 잡으면, 영화관에서 큰 소리가 날 때 덩달아 박진감이 넘치는 그 느낌을 집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한가지 복병이 있다면, 베이스 모듈이 반응하기까지 사운드바의 볼륨을 상당히 끌어올려야 해 층간 소음이 우려된다. 베이스 모듈의 방향이 정면이 아닌 수직인 점도 다소 우려된다. 아무래도 미국 브랜드인 만큼,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에서 감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상정해서 그런 게 아닐까. 이 문제는 베이스 모듈을 가까이 놓거나, 보스 뮤직 앱으로 베이스 반응을 끌어올려 해결하자.

보스 사운드바 700은 다양한 보스 장치와 연동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은 다양한 보스 장치와 연동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아울러 보스 사운드바 700은 보스 뮤직 앱을 활용해 다른 보스 음향기기와도 연동할 수 있다. 꼭 스피커일 필요가 없고, 헤드폰 같은 장치도 된다. 예시에서는 보스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700(Bose Noise Cancelling headphones 700)을 연동했는데, 그 효과가 수준급이다. 일단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은 외부 환경으로 인한 주변 소음을 억제해 원음을 더욱 선명하게 제공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선풍기 모터 소리나, 냉장고 소리 등 반복되고 고정된 소리일수록 크게 줄어든다.

스피커와 헤드폰을 연결해 음원을 감상하니, 헤드폰으로는 주지 못하는 음압감이나 미세한 진동에 대한 느낌을 온몸으로 받는다. 스피커의 소리가 스피커와 일치해 필요한 소리는 더 크게, 주변 소음은 더 묻히는 느낌이 든다. 말 그대로 나만의 청음실이 만들어진 셈이다. 물론 헤드폰 소리를 키울수록 사운드바 소리도 함께 커지므로 주변 소음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

나만의 극장이 필요하다면 도전, 가격은 감당해야

보스 베이스 모듈 700과 서라운드 스피커를 보스 뮤직 앱의 ‘액세서리 스피커’ 메뉴로 연동한 예시, 다른 장치는 심플 싱크로 연결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 베이스 모듈 700과 서라운드 스피커를 보스 뮤직 앱의 ‘액세서리 스피커’ 메뉴로 연동한 예시, 다른 장치는 심플 싱크로 연결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 사운드바 700이 필요한 환경은 분명하다. 바로 내 거실을 소형 극장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다. 음악 감상이라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도 가능하고, 스피커라면 블루투스 스피커나 소형 사운드바도 생각해봄 직하다. 하지만 거실 자체를 극장과 같이 웅장한 사운드로 채우고 싶다면 사운드바 700에 베이스 모듈 700 정도 출력의 음향 장치는 필요하다. 특히 최근 텔레비전은 방송이나 영화 감상을 넘어서 OTT(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나 PC·콘솔 게임 같은 폭넓은 엔터테인먼트용 장치로 진화하고 있어서 음향 장치에 대한 관심도 함께 크고 있다. 55형 이상의 텔레비전과 향후 확장성까지 든든한 고품질 사운드 시스템을 원한다면 보스 사운드바 700이 제격인 셈.

그렇다 보니 가격 또한 상당하다. 일단 사운드바 700 단품 기준으로 100만 원에 근접한다. 여기에 베이스 모듈 700을 따로 사면 70만 원대 후반이고, 세트로 구성할 경우 160만 원대 중반으로 조금 저렴해진다. 중저음이 주는 박진감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같이 구성하는 게 유리하다. 여기에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합치면 전체 구성이 약 200만 원에 육박한다. 최근 몇년 새 텔레비전 시장도 대형화·고급화가 추세며, 텔레비전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만약 고가의 대형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입증된 사운드 시스템을 찾는다면, 이 정도 급 제품은 눈여겨보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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