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조직문화, 핀테크가 금융을 이기는 힘

핀테크가 일상인 시대다. 전통 금융사가 금융 산업을 성장시켰다면, 더 많은 대중에게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만든 주역은 핀테크 스타트업일 것이다. 덕분일까, 전통 금융사들도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유추할 수 있는 근거는 여럿 있겠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부분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차용하고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와 시스템, (예를 들면) 수평적인 문화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일 것이다.

실제로 핀테크 기업 성장 배경엔 전통 금융사와 다른 조직문화와 시스템이 있다.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문화가 금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생겨난 성과다. 전통 금융사의 위기의식과 변화 역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조직문화로 인해 놓치지 않기 위한 데에서 시작한 것이리라. 그러나 다소 아쉽다. 그들의 변화 시도가 체질 개선이 아닌 제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출처: 어니스트펀드
출처: 어니스트펀드

< 출처: 어니스트펀드 >

필자는 5년여간 핀테크 기업에 재직하며 금융권과 IT의 조직문화를 모두 경험, 조직문화의 변화를 관찰했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P2P 핀테크 기업 어니스트펀드는 기존 금융권의 조직문화를 개선하면서 스타트업 장점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금융권 출신 인재들이 대거 포진해 있으면서도, 카카오 등 대형 IT기업 출신 인력이 함께 어우러졌다. 전체 구성원 남녀 성비는 5:5. 남녀 성비가 8:2에 달하고 IT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 금융사들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중심에는 다양한 인재들을 아우르면서도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문화강령 '어니스트매뉴얼(Honest Manual)'이 있다. 대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면서 창사 이래로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한 12개의 문화 강령이다. 금융사 장점은 흡수하면서, IT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를 통해 어니스트펀드는 대형 금융사 출신 인재를 채용하며, 종합 P2P금융 분야 업계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그렇다면 어니스트매뉴얼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12개의 항목 중 대표적인 내용 4가지를 소개하면서, 모든 금융사가 나아가야할 조직문화 미래를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휴가를 다녀올 때 선물을 사오지 않는다

출처: 어니스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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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어니스트펀드 >

업무 효율 개선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조직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 업무 집중도는 업무 이외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휴가지에서는 업무용 메신저를 꺼 두세요'라는 말로 팀원의 스트레스를 온전히 없앨 수 없다. 팀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은, 장기 휴가를 떠났다 돌아올 때 팀원들의 선물을 고르는 순간이라 한다. 챙겨야 하는 사람 범위부터, 금액, 그리고 선물을 고르는 순간까지…, 모두 회사를 향한 스트레스를 증대 요인이다.

물론, 진심을 담은 선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관습이 되고, 직급체계에 의한 강요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의 선의가 조직의 문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자각,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회사가 개인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문화가 조직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첫 시작이다. 이 외에도, 새로 온 동료를 일으켜 자기소개 시키지 않기, 휴가 사유를 따져 묻지 않기, 자기 술 잔엔 자기가 스스로 따라 마시기 등의 소소한 규칙들이 지켜질 때, 비로소 팀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회사에서는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이 진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내는 기반이 된다는 모두의 믿음을 바탕으로, '휴가를 다녀올 때 선물을 사오지 않는다'는 항목은 매뉴얼의 제일 첫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의사결정은 수직적으로, 소통은 수평적으로, 논의는 사실에 기반해

출처: 어니스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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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어니스트펀드 >

전통 금융사가 조직문화 개선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이 '수평적인 문화의 도입'이라 한다. 금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금융사가 평등한 수평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에서 흔히 일컬어지는 수평적인 문화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수평적인 문화란, 모두가 평등한 결정권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팀원 모두가 적극적인 의사 개진을 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그 환경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모두가 동일한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문화'를 의미한다.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스타트업에서 의사결정은 절대로 수평적일 수 없다. 오히려 책임지는 사람을 중심으로 빠르고 수직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리더가 결정을 내릴 때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리더가 일방적으로 일을 시키고 통보하는 의미의 수직과는 다르다. 팀원이 팀장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내려면 몇 가지 허들을 없애야 한다. 대표적으로 언어의 한계를 없애는 방식이 주효하다. 영어이름을 쓰고 서로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문화는, 누군가에겐 낯간지러울 수 있으나 많은 장벽을 허문다. '부장님'에게는 보고를 '드려야'하지만, '제이슨'에게는 나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허들 없이 들을 수 있게 되면서 리더는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되고, 리더가 예상하지 못했던 금융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발견해 차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맥락을 공유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출처: 어니스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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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어니스트펀드 >

'맥락'은 회사 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거의 모든 회의와 대화에 등장하는 이 단어는, 서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상대방이 아무리 나의 일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일의 주인인 나만큼 맥락을 알기 어렵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그리고 서로가 하는 일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나의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나만 아는 맥락'을 설명해줘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예를 들어보자. 회사 안에서 LTV라는 단어를 누군가 썼다. 금융에서 LTV는 담보 인정 비율(Loan To Value), 그러니까 담보의 가치에 비례하는 대출금액의 비율을 의미하고, IT에서 LTV는 고객 1명의 가치(Life Time Value)를 의미한다. 회의를 진행하다, LTV라는 단어가 나왔고, 이 회의실 안에 참여자가 많다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지금의 LTV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해야만 한다. 열에 아홉의 경우, LTV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던 구성원이 있다. 맥락을 공유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인 결과, 회의 전체가 틀린 방향으로 가버릴 위기를 구해낸 것이다.

이처럼,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조직은 상대방과 조직의 맥락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

다양성을 사랑하고, 차별을 배격한다

출처: 어니스트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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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어니스트펀드 >

일반적으로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당연한 처사다. 그러나 시대는 더욱 다양한 개인들이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각자의 사정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즉,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는 탁월한 구성원을 얻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어니스트펀드는 핀테크 기업, 다시 말해 금융과 기술을 합친 산업에 있는 기업이다.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가지의 것을 합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장하고 전문성을 쌓아온 다양한 동료들을 인정해야 한다. 어니스트펀드는 국내 그 어떤 핀테크 기업보다도 다양한 분야, 다양한 개성의 구성원들이 모여있는 기업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비교적 오랜 시간 조직문화를 공고히 지켜왔다는 사실 역시 자부심의 한 축을 차지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와 다양성을 자부심으로 두는 문화 덕에, 어니스트펀드는 금융과 IT 양쪽 모두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는 허브가 되었다.

이와 같은 매뉴얼은 누구나 만들고 선언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문화 강령은 '존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있지만 쓸모 없는 경우, 있어도 쓰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된다. '매뉴얼이 있어도 회사 일상에선 쓰이지 않더라'는 인셉션이 구성원들에게 자리 잡는 순간, 그 어떤 모멘텀도 조직문화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매뉴얼의 도입은 보다 신중하고,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대표가 직접 1년 간 어니스트매뉴얼의 제작과정에 참여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문화 강령은 호흡이나 습관 같아야 한다. 구성원이 회사에게, 회사가 구성원에게, 구성원 서로가 서로에게 요구되는 일종의 습관이자 태도로 자리 잡아야 한다. 많은 기업이 낯설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조직문화 실험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습관은 선언으로 생기지 않는다. 조직의 체질 개선과 문화 혁신을 위기의 돌파구로 보고 있는 조직이라면, 단순한 제도 도입과 선언 대신 호흡이나 습관처럼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방법과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한다. 비로소 올바른 숨을 쉴 수 있는 기업이 될 때, 체질이 바뀌고 앞으로 뛰어나갈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니스트펀드

종합 P2P금융 분야 1위 어니스트펀드(대표 서상훈)는 2015년 2월 설립한 회사로, 가장 다양한 상품을 다뤄오면서 탄탄한 전문성과 기술력을 업계로부터 인정받았다. 또한, P2P업계 최초 신한은행과 투자금 신탁관리 시스템 공동 개발, 부동산PF 취급 규정 발표 등 산업 표준 마련에 앞장서면서 건전한 한국 P2P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왔다. 어니스트펀드는 이러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신한은행을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한화투자증권, 뮤렉스파트너스, DS자산운용 등으로부터 누적 334억원을 투자유치하면서 국내 핀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 유망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 / 어니스트펀드 브랜드팀 팀장 고재형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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