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드러운 착용감과 견고한 외관을 겸비한 '소믹 G200 셀렉터 가상 7.1 헤드셋'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인간 인지 능력의 중심은 시각과 청각이다. 그래서 시각과 청각은 모든 사회, 문화, 산업 분야에 빠지지 않는 요소이며, 컴퓨터를 비롯한 IT 산업도 이 테두리에 포함된다. 물론 컴퓨터는 업무 효율성을 위한 도구라서 시청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모니터나 스피커, 이어폰 등은 컴퓨터 본연의 기능보다는 인간의 시각 및 청각만을 위해 탄생한 장치다.

컴퓨터를 화상으로 제어하는 데 필요한 모니터는 색영역이나 해상도 같은 성능을 통해 우열을 쉽게 분간할 수 있지만, 스피커와 헤드셋, 이어폰은 각 제품에 따른 구분이 모호하다. 소리라는 게 객관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유도 있지만, 일단 컴퓨터에서 소리는 부가 기능일 뿐이다. 음악 재생 성능과 하드웨어가 발전하더라도, 미세한 음악적 재생 능력에 수백만 원씩 차이 나는 하이파이 오디오가 추구하는 음원 재생 능력과는 노선이 다르다.

그래서 컴퓨터용 게이밍 헤드셋은 70만 원을 넘는 물건이 없고, 풍부한 깊이나 표현력 대신 깔끔한 전달과 다양한 음향 기능을 우선시한다. 디지털 신호(음원 파일)를 아날로그(청각 신호)로 변환하는 드라이버 성능과 튜닝은 가격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진짜 가격 차이는 가상 7.1 채널, 돌비 애트모스, 유무선 겸용이나 음장 소프트웨어, 진동 기능 및 마이크 성능에서 더 벌어진다. 기본기만 충실하다면 저렴한 제품을 사도 무난하다는 뜻이다.

20Hz~20kHz의 가청주파수 영역과 114dB 음압 감도를 갖춘 게이밍 헤드셋, 소믹 G200

표준적인 가청 주파수와 음압 감도를 지닌 소믹 G200 셀렉터 가상 7.1
헤드셋
표준적인 가청 주파수와 음압 감도를 지닌 소믹 G200 셀렉터 가상 7.1 헤드셋

소믹 G200 셀렉터 가상 7.1 헤드셋(이하 소믹 G200)은 3만 원대 중반의 보급형 게이밍 헤드셋이다. 디지털 음원을 청각 신호로 바꿔주는 드라이버는 40mm가 양쪽에 배치되며, 20Hz~20kHz의 가청주파수 영역을 재생한다. 가청주파수란 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주파수 영역을 뜻하며, 일반적인 사람은 20Hz~20,000Hz 영역을 소리로 느낀다.

고성능 헤드폰 중 주파수 영역을 더 넓게 잡는 제품도 있지만, 게이밍 헤드셋은 가청주파수 영역만 지원해도 충분하다. 저항(임피던스)는 32옴이고, 음압 감도는 최대 114데시벨인데, 원래 더 높은 음압 감도를 발휘할 수 있지만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최대 음압을 내렸다고 해석하면 된다. 참고로 114데시벨은 바로 앞에 기차가 지나가는 수준이므로 실제 체감하는 음압감은 굉장히 크다.

무지항셩 마이크와 리모컨이 기본으로
포함돼있다.
무지항셩 마이크와 리모컨이 기본으로 포함돼있다.

마이크는 사방에서 음성을 받아들이는 무지향성이며, 탄력있는 고무 재질을 사용해 입 위치에 가깝게 둘 수 있다. 다만 원하는 위치에 완전히 고정되지는 않는다. 마이크가 동작 중일 때는 끝 부분이 파랗게 빛나며, 마이크가 꺼지면 LED도 함께 꺼진다. 이 마이크는 서비스 센터에서 교체할 수 있어서, 자주 제품을 바꿔야 하는 피시방 점주에게 매력적이다.

드라이버 바깥쪽은 소리가 바깥쪽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밀폐형 구조로 돼 있고, 무지개 색상 조명이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안쪽에 귀와 맞닿는 부분은 부드럽고 탄성 있는 스펀지 재질인데, 이어 패드도 역시 교체가 가능하다.

제품 연결은 케이블 끝에 있는 USB 포트를 컴퓨터 단자와 연결하면 스피커와 마이크가 동시에 작동한다. 또 리모컨을 사용해 볼륨 조절과 마이크 켜고 끄기, 헤드폰 켜고 끄기 기능(스피커와 동시 연결 시 스피커로 자동 변경)이 제공된다.

인조가죽 헤드 밴드와 2중 금속 밴드로
돼있다.
인조가죽 헤드 밴드와 2중 금속 밴드로 돼있다.

머리와 닿는 헤드 밴드는 부드러운 인조 가죽이며, 착용과 동시에 늘어나 머리 두상에 맞는 길이로 조절된다. 바깥쪽 부분은 탄성 있는 금속 밴드가 이중으로 돼 있는데, 이 탄성을 이용해 이어 패드가 귀를 꽉 잡아준다. 만약 양쪽에서 누르는 압력이 강하면 금속 밴드를 살짝 펴주면 된다.

소믹 G200을 착용한 예시.
소믹 G200을 착용한 예시.

기자가 직접 소믹 G200을 착용한 예시다. 착용과 동시에 안쪽에 있는 인조가죽 밴드가 늘어나면서 윗머리를 잡아주고, 이어 패드가 귀를 완전히 덮는다. 가죽 재질 내부에도 폼을 덧대놨고, 누르는 압력이 높지 않고 편하다. 비싼 제품도 종종 두상이 맞지 않으면 불편한데, 소믹 G200은 3만 원대 보급형 제품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편안했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서라운드 효과, 가상 7.1 채널 기능 지원

소믹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 7.1채널 프로그램을 받은 후 사용할 수
있다.
소믹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 7.1채널 프로그램을 받은 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소믹 G200의 핵심 기능은 바로 가상 7.1 채널 지원이다. 원래 7.1 채널은 7개의 스피커와 1개의 우퍼(저음) 스피커를 배치해 음향에 입체감을 주는 기능인데, 소프트웨어로 소리의 강약과 좌우를 조절해 가상으로 소리에 방향성을 부여한다. 과거에는 고가의 게이밍 헤드셋에서나 접할 수 있었는데, 최근 몇 년 새 2~3만 원대 제품도 가상 7.1 채널을 지원한다.

가상 7.1채널을 사용하면 게임 내 사운드 엔진이 표현하는 방향성도 공간감 있게 느낄 수 있다. 이 미세한 차이를 느끼는 게이머는 적이 오는 방향이나 총성 및 폭발음의 위치와 거리까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 게이밍 헤드셋에 가상 7.1 채널 서라운드가 기본으로 탑재되는 이유도 그만큼 몰입감 있는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기능만 콕 집어서 탑재, 다양한 부자재도 별매로 구할 수 있는 게 소믹 헤드셋의 장점.

측면에 RGB LED가 점등된다.
측면에 RGB LED가 점등된다.

서두에서 게이밍 헤드셋의 최대 가격대를 언급하며, 부가 기능의 차이가 가격에 더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게, 40~50만 원대 게이밍 헤드셋도 소믹 G200에 탑재된 40~50mm 드라이버와 20Hz~20kHz의 가청 주파수 영역, 32Ω 을 가진 제품이 많다. 같은 드라이버 유닛은 아니니 음향 장치의 해상력과 튜닝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재생 능력이 대단히 차이나지 않는다.
소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3만 원대 제품으로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소믹 G200의 특성을 종합하면, 헤드셋을 소모품으로 쓰는 피시방에 좋다. 1~2만 원대 제품은 내구성이 떨어지고, 부가 기능도 거의 없지만, 소믹 G200은 가상 7.1 채널을 지원하니 합격점인데다가 침수나 파손에 대비해 헤드밴드, 마이크, 이어 패드를 각각 교체할 수 있다. 보증 기간이 지나도 직접 수리할 수 있도록 소모품을 따로 판매하니, 향후 유지 관리에도 유리하다.

금속 헤드밴드와 밀폐형 드라이버 하우징을 통한 단단한 외관, 충분한 음향 성능과 가상 7.1 채널 기능, 그리고 아시아인 두상을 고려한 디자인과 3만 원대라는 저렴한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소믹 G200 셀렉터 가상 7.1 헤드셋은 매우 경제적인 선택이다. 저음 강조에 보편적인 음원 표현력이긴 하지만, 실용성을 따진다면 괜찮을 듯하다.

글 / IT 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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