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현의 신간3책] 마흔이 되기 전에 / 생각의 보폭 /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선명하게 찾아온 추위에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두툼한 옷을 꺼내어 옷깃을 여미는 10월의 끝자락은 어느덧 결실을 맺는 달이기도 하다. 한 해 동안의 발자취가 쌓여 어느 정도 결과를 내고 긴 여정 끝에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는 달이다. 대부분의 국가고시가 끝나는 달이자 새로운 계획과 준비를 위해 기업의 경영 성과도 정리해보는 달이다. 생각보다 잘 되었든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든 시간은 다 지나왔다. 바쁘게 달려온 숨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 지난 날들을 되감아 본다. ‘올 한 해, 잘 살아오셨습니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줄어가는 일자리, 올라가는 물가와 벌어지는 부의 격차에 해가 지날수록 빠른 속도로 좌절을 맛보고 삶의 동력을 잃어가는 현대인들. 그럼에도 지쳐가는 자신을 다독이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 그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히 모르더라도 꾸준히 어떠한 방향을 향해 쌓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세계가 구축될 것이라 믿는다. 희망이 사라져가는 현실과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 앞에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더욱 중요한 지금 신간을 통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마흔이 되기 전에 / 생각의 보폭 /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마흔이 되기 전에 / 생각의 보폭 /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마흔이 되기 전에(팀 페리스/토네이도)

‘4시간’, ‘타이탄의 도구들’을 통해 신선한 자극으로 독자에게 영향력 있는 저자가 된 팀 페리스의 신간이다. 그는 일찍이 성공한 투자자임에도 자만하지 않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각 분야의 일인자를 찾아 그들의 믿음과 습관을 끊임없이 노트에 기록해왔다. 그 기록이 책이 되었고 수많은 독자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는 문득 최고의 인물의 탄생 배경이 궁금해졌다. 그들은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2~30대의 청춘을 어떻게 보냈길래 남들과는 다른 압도적인 성과와 발자취를 남긴 걸까? 그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수백 명의 인물의 고군분투를 정리해 담았다.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의 공통된 조언은 마흔 전에 모든 것을 걸어보라는 것. 요즘 같은 시대에 나이로 대변되는 숫자의 의미는 약할 수 있지만 내용에 집중하면 나름의 유효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조언이 뻔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종종 뻔한 답을 잊고 산다. 팀 페리스는 말한다. 어쩌면 한 마디, 한 줄의 문장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부디 이 책을 읽은 누군가의 인생이 예기치 못한 자극에 좋은 변화를 맞이한다면 좋겠다.

◆생각의 보폭(모리 히로시/마인드빌딩)

오늘날과 같이 정보가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시대에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과 견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중요한 도구가 ‘추상성’이다. 저자는 우리가 이미 ‘구체적’인 삶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어, 추상성을 추구하는 감각이 퇴화했다고 말한다.

그럼 이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을 읽는다고 객관적이고 추상적인 사고의 기술을 알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미리 경고한다. 사고는 우리가 노하우나 법칙을 안다고 해서 바로 전환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에는 노력과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유도 없이 맹목적인 의사표현을 할 때가 많다.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미디어의 현혹에 의해 다양한 이유들로 이유 없이 섣부른 답을 내리곤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균형적인 인간이 되자고 말한다. 문제는 구체적이되 사고는 추상적으로, 그리고 발상 후에는 현실적인 방법과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추상적인 사고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하여 결국 우리를 더욱 자유롭게 할 것이다.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앤드루 맥아피 외/청림출판)

지금 우리는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변화의 폭이 너무 커서 그 것이 초래할 미래는 가늠조차 쉽지 않지만, 무엇이 그 변화를 이끄는지, 그 동력은 알 수 있다. 바로 삼중혁명이다. ‘머신/플랫폼/크라우드’로 대표되는 변혁의 트라이앵글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위력이 크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정보기술의 전략과 영향을 가르치는 두 저자는 급격히 확장되고 있는 기계의 능력과 자신의 사업분야에서 전통적인 자산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플랫폼기업, 그 곳에서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군중(crowd)이 만들어내는 혁명적인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변화 이면에 이 삼박자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고 발현되는지를 아는 것이 바로 오늘날 성공의 열쇠라고 말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 영역으로 나눠 자세히 다루는데 각 장의 끝머리에는 경영학 수업에서 다룰 만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현상을 넘어 독자들을 현실적으로 자극시킨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가 연결되어 서로에게 접근할 수 있는 신세계 앞에 미래의 비즈니스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인류는 미래를 향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선택이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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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정리 / IT동아 이상우(sw@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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