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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생 20년, 디지털 콘텐츠 기획자로 - 미지 구태훈 대표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방송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개성 있는 콘텐츠만 만들 수 있다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스마트폰 같은 촬영 장비도 우리 손에 있고, 간단한 편집은 일반적인 PC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구독자가 많아지고 콘텐츠를 통한 수익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 소재나 촬영/편집 기술과 장비 등 콘텐츠 질 자체에 대한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유튜브 같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탄생한 것이 MCN 회사다. 일반인인 콘텐츠 창작자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수익화 전략이나 광고주 확보 같은 작업은 물론, 콘텐츠 기획 및 품질 관리 등 다양한 일을 지원한다. 또, 한 MCN 회사에 소속된 콘텐츠 창작자가 서로 협동하면서 마치 방송국처럼 하나의 콘텐츠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MCN 기업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운드홀릭 구태훈 대표가 음악 인생 20년 만에 크리에이터 콘텐츠 기업 '미지(miji)'를 출범하고 디지털콘텐츠 기획자로 나섰다. 미지는 구태훈 대표와 함께, 브랜드 건축가 김정민 대표, 중국에서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 중인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 등이 함께 참여해 운영하며, 기존 MCN 기업과 달리 차별화한 콘텐츠와 독창적인 색깔을 지향한다.

크리에이터 콘텐츠 기업 '미지'를 세운 사운드홀릭 구태훈 대표

구태훈 대표는 "원래 미술을 전공하면서 공간 디자인을 배웠다. 이 때문에 무대와 관련해서 자연스럽게 배웠고, 또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락밴드 자우림을 결성했다. 아티스트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2003년에는 사운드홀릭을 세웠고, 아티스트의 좋은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낼 수 있게 해왔다"고 말했다.

미지를 설립한 이유 역시 이러한 과정의 연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5년 정도 사운드홀릭을 운영하면서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견해왔는데,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락 페스티벌 같은 공연도 기획하는 등 아티스트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사업 영역을 조금씩 확대해왔다. MCN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놀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를 위해 만든 공연장 '사운드홀릭시티'(출처=사운드홀릭)

미지라는 이름의 뜻은 '아직 알지 못했다'는 명사에서 가져왔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도 세상이 워낙 빠르게 바뀌며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가는 모습을 뜻한다.

미지는 연예 기획사 형태의 MCN 회사와는 조금 다르다. 그가 설명하는 미지의 목표는 재능 있는 콘텐츠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들이 가려고 하는 길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존 연예 기획사 형태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를 기획하고, 키우고, 투자해서 마치 그들을 기획사의 소유물인 것처럼 활용해왔지만, 미지에게 콘텐츠 창작자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구태훈 대표는 "미지와 콘텐츠 창작자는 계약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다. 우리는 공간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것은 창작자다. 아직 창작자에게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다른 콘텐츠에서는 볼 수 없는 자신만의 개성을 스스로 찾아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일반적인 대중매체 방송과는 차별화하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홍대 인근의 공연장인 스텀프를 이용해 만들었다. 지하에는 두 개의 공연장이 있으며, 지상 4층은 사무공간 및 콘텐츠 창작자가 방송을 녹화하거나 실시간 방송을 하기도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팬과 만날 수 있는 소통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홍대 스텀프의 지하 공연장(출처=스텀프)

미지가 다루는 콘텐츠는 기존의 MCN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것이 많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는 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이나 게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겜방 등이지만, 구태훈 대표는 이러한 콘텐츠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한다.

실제 자신의 자녀를 교육하며, 아이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홈스쿨 대디', 아시아 지역 20~30대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마돈나 칩스', 젊은이들이 여행 중 주로 묵는 호스텔을 통해 젊은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나가는 재즈 뮤지션 '쟈미', 국내 한 방송사와 협력해 중국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는 '아라' 등 색다른 콘텐츠 창작자를 영입했다. 특히 아라의 경우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과 협력해 중국의 실시간 방송 플랫폼에서 주로 활동할 계획이다.

미지 소속 콘텐츠 창작자 '홈스쿨 대디'

이들의 콘텐츠는 유튜브는 물론, 중국의 바이두 등을 통해 배포하며, 국내 콘텐츠 플랫폼 역시 필요하다면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히 한국에서 통하는 콘텐츠 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를 목표로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동 번역 기술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 장벽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지는 콘텐츠 창작자와 협업해 이들의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e커머스와 연계해 수익성을 만들 계획이다. 대부분의 콘텐츠 창작자가 프리롤 광고나 PPL을 주요 수익화 모델로 삼는 것과 달리, 창작자의 이름을 건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해 나간다.

물론 구태훈 대표가 음악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미지 소속 창작자의 콘텐츠에서 쓰이는 배경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아티스트를 통한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 구태훈 대표는 "미지는 새로운 도전인 만큼 기대가 크다. 예전에 매킨토시가 처음 나왔을 때 이를 사용하면서 신기했는데, 오늘날 등장하는 맥의 성능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 하게 변했다. 미지를 시작하면서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린 기분이고, 어떤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미지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적이다.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 콘텐츠 세계로 떠난 다는 것은 호기심을 일으킨다. 동영상 플랫폼이 하나의 큰 바다라고 한다면 미지라는 배가 망망대해를 향해서 떠나는셈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험,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재능이 있지만 이를 펼칠 공간을 찾지 못했던 콘텐츠 창작자가 우리 회사의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 친구들이 우리 회사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 (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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