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는 서버용 MS는 연구용, 스타트업 '호갱노노'의 클라우드 활용기
[IT동아 강일용 기자] 스타트업은 자금, 인프라 등 기업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하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역량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은 외부의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 자금은 벤처캐피탈 등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하고, 인프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 빌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와 클라우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두 개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이러한 두 축을 잘 활용해야 한다. 투자는 최대한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받아야 한다. 무턱대고 투자를 받으면, 추후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창업가의 손에 떨어지는 것은 얼마 없게 된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프로모션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편리하다고 서비스를 마구 이용하면, 추후 이용비를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클라우드를 어떻게 이용해야 현명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스타트업 호갱노노의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호갱노노는 전국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실거래가, 시세, 학군, 교통정보 등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다. 비슷한 서비스로 네이버 부동산, 다방, 직방 등을 들 수 있다. 호갱노노는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의 가격 정보 외에 매물 정보, 주차대수 정보, 유사한 매물 정보 등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해서 알려준다.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13종의 공공데이터를 가공해, 이를 부동산 정보와 함께 보여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일반 아파트 매물뿐만 아니라 분양 중인 아파트 매물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SK C&C, 네이버 등에서 지도 및 위치정보와 관련된 사업부서에서 일한 경험을 갖춘 개발자다. 이후 카카오로 이직해 전 세계 이케아 매장을 비교해 한국에서 가장 비싼 제품과 가장 싼 제품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범 개발했다. 이 때 사용자가 표기된 가격 비교 대신 실제 가격 비교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동산 실거래가를 알려주는 비교 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호갱노노다.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정보가 부족해 '호갱(호구+고객)'이 되지 말자는 의미에서 지은 서비스 이름이다.
심 대표는 스타트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개발 인원이 적다.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대규모 네트워크 인프라 관련 인력을 고용할 수 없다. 하지만 서비스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아무런 장애 없이 제공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대규모 네트워크 관련 인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네트워크 인력 없이 인프라를 자동으로 관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이용은 피할 수 없는 대세였다. 스타트업에게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가상머신을 자유롭게 증설하거나 감축할 수 있다는 클라우드의 특성도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호갱노노는 현재 13종의 공공데이터를 매일 갱신, 수집, 가공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가상머신 한 대로 처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데이터를 갱신, 수집, 가공할 때에만 가상머신을 확충했다가, 분석으 끝나면 감축해서 비용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은 필수일지 몰라도, 어떤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인지는 스타트업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호갱노노의 경우 양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모두 이용하고 있다. 자그마한 스타트업이 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이유는 뭘까.
"현재 호갱노노의 서비스는 AWS를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 및 개발은 애저를 활용해 진행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의 기반으로 AWS를 선택한 것은 AWS가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인 만큼 안정적인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다. AWS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AWS 크레딧)을 제공한 점도 AWS를 서비스의 인프라로 선택한 이유다."
"MS 애저를 연구 및 개발용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애저가 스타트업이 '머신러닝(기계학습)'를 이용하기 쉽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갱노노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용자가 관심있어 할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사용자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3개월 이내에 나올만한 전세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두 번째는 기존 매물 데이터를 분석해 인기 아파트 동이나 타입 등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세 번째는 특정 지역에 출퇴근하는데 가장 적합한 아파트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호갱노노는 특정 아파트의 이름을 입력해야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기존의 부동산 가격 비교 서비스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매물을 찾아주는 차세대 부동산 가격 비교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미래의 우수 고객이 될 스타트업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심 대표는 스타트업이 이러한 지원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운영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은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초반에는 돈을 쓰기만하는 구조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서버 비용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비용으로, 전체 비용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지원을 받으면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호갱노노의 경우 처음에는 AWS 액티베이트(AWS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크레딧을 받았다. 이후 MS에게도 벤처캐피탈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페이스북도 FB스타트라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우리도 FB스타트를 통해 AWS 크레딧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클라우드 시장도 스타트업 시장 못지 않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때문에 클라우드도 어떤 서비스가 우월한지 비교한 후 더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호갱노노는 언제든지 서비스의 인프라를 변경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규모를 매무 간소화해둔 상태다. 클라우드에서 다른 클라우드로 이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체 인프라(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이사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다.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지 선택은 스타트업의 몫이다. 안정성, 편의성에 따라 최적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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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