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적인 DB 라이선스만 정리해도 클라우드 운영비 나온다"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원하는 효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용절감'이다. 기존의 ‘자체 서버 인프라(온프레미스)’를 더 이상 운용하지 않음으로써 인프라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하지만 클라우드도 어디까지나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다. 초기 도입 비용은 클라우드가 온프레미스 대비 훨씬 저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하다 보면 사실 온프레미스를 운용하는 것이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나 유지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즉,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인프라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는 허상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로 자사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이전하고 있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클라우드가 인프라 유지비 절감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유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 정책'과 '라이선스비 절감'을 들 수 있다.

클라우드는 서비스를 이용한만큼만 돈을 내면 된다. 연단위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용하지 않아도 관련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서버용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등)보다 합리적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다 보면 종종 발생하는 라이선스 위반과 이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의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적다.

이러한 이유로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이전한 후 흑자로 전환한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패션플러스’는 대한민국 최초의 패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1999년 처음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18년 동안 여성, 유아, 스포츠, 액세서리 등 각종 패션 관련 제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패션플러스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쇼핑몰이 기대만큼 돈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창립 이래 계속 적자행진이었다. 소액주주를 모아서 상장을 목표로 노력했으나, 지속적인 적자가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때문에 패션플러스의 처음 창업주는 2012년 더 큰 기업에게 회사를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패션플러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곳이 대명화학 산하의 모다아울렛이다. 모다아울렛은 채영희 대표를 보내 기업의 체질개선에 착수했다. 기업의 내부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다. 대표실, 임원실 등을 모두 없애고 대표와 임원도 일반직원과 동일한 자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스템 효율화에 집중했다. 2000억 원에 이르는 높은 연 매출과 15만 명에 이르는 많은 일 방문자수에도 불구하고 패션플러스가 흑자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비효율적인 내부 시스템에서 찾았다. 이러한 채 대표의 노력이 성과를 거둬 패션플러스는 매출이 47% 상승했고, 소폭의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채영희 패션플러스 대표
채영희 패션플러스 대표
<채영희 패션플러스 대표>

채 대표의 시스템 효율화 가운데 주목할 부분이 바로 내부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한 것이다. 채 대표는 왜 클라우드를 도입한 것일까.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이전함으로써 어떤 효과를 얻길 기대하는 것일까? 채 대표에게 패션플러스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물어봤다.

"자체 인프라에서 서비스를 운용하다 보니 사용자가 몰려 패션플러스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도 있었고, 무엇보다 쇼핑몰 서비스의 핵심인 데이터베이스(DB)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구조도 파악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패션플러스 내부에는 DB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웹 개발자만 두고 사이트를 운영하는 상태였습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DB인데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운영하자니 너무 갑갑했습니다."

"패션플러스는 20년 가까이 운영된 서비스입니다. 회사의 시스템과 인프라의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DB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체 인프라를 운용하면서 맞닥뜨린 문제가 바로 라이선스 이슈였습니다. 회사의 시스템이란 의사결정권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해야 합니다. 라이선스도 예외여서는 곤란합니다. 하지만 정작 DB의 라이선스 정책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습니다."

"DB 라이선스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패션플러스는 내부 시스템용 DB 비용과 외부 서비스용 DB 비용을 모두 내고 있었습니다. 내부 시스템 DB만 정비하면 이를 바로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데, 이 DB 비용을 왜 따로 지급해야 하는지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외부 서비스용 DB 비용의 지급을 정지시켰습니다."

"DB 라이선스 비용은 보통 서버 코어 수를 기준으로 책정됩니다. 기업이 서버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는 라이선스비를 책정할 때 고려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그런데 정작 회사가 서버 코어를 100% 활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쓰지도 않고 있는데, 관련 비용이 꼬박꼬박 지출되는 것이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자체 인프라를 위해 지출되는 DB 라이선스 비용과 정책은 합리적이지 않았습니다. 업계 현실과 라이선스 체계간에 괴리가 심했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한만큼만 비용을 내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급하면 되는 클라우드로 회사의 인프라를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패션플러스
패션플러스
<패션플러스>

패션플러스가 선택한 클라우드 파트너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AWS, 구글, KT, 네이버 등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가운데 MS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패션플러스는 웹 서비스 개발자만 직원으로 두고 있고, 서버 구조에 관련된 전문가가 내부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서버 관련 기술을 판매하는 곳에서 준 대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름 효율적으로 구성한다고 노력해봤지만, 결국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기술을 이용하게 되더군요. 서비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DB를 상용 라이선스 DB와 오픈소스로 이원화하고 싶었습니다. 특정 업체의 기술에 종속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요. 때문에 DB 전문가 없이 서비스 효율화를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습니다. 이것이 클라우드를 선택한 두 번째 이유입니다."

"저는 사업 특성상 기업 담당자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상의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 점에서 MS는 직접 내부 직원을 보내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클라우드 업체는 자사 직원 대신 파트너사 위주로 파견해서, 제 취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MS라는 파트너와 손잡고 그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MS에게 맡기고, 우리는 쇼핑몰이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패션플러스의 목표는 글로벌 쇼핑몰이지 기술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MS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각종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개방해주고 있고, 클라우드 관련 교육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엄청 폐쇄적이었는데, 지금은 매우 개방적으로 변해서 마음에 듭니다. 이러한 MS의 정책 덕분에 클라우드상에서 오픈소스 기술을 이용하는 것도 한층 편해졌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클라우드는 인프라의 관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이지, 인프라의 유지비를 절감해주는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패션플러스는 예외적으로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이전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누리게 되었다. 기존의 자체 서버 인프라가 매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자체 서버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지출되었던 라이선스비를 절감한 것만으로 클라우드 사용비용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자체 서버 인프라 하드웨어 운영비용은 모두 회사의 영업 이익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체 서버 인프라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자체 서버 인프라는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이유를 찾기 위해 별별 사람을 다 불러야 했습니다. 데이터센터, DB, 네트워크 관련 업체를 모두 불러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지요. 하지만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이전해보니 문제가 잘 생기지도 않고, 생겨도 바로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패션플러스의 클라우드 이전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실전 운용이 가능한지 테스트중입니다. 4월부터 서비스 전환을 시작했고, 7월 초에 전환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서비스 전환도 고작 3개월만에 마무리 될 정도로 신속하게 처리되었습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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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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