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인포플라, AWS 서밋서 '공장용 토종 AI'로 승부수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하 AI)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AWS 서밋 서울(AWS SUMMIT SEOUL) 2026’이 5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2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 총 2만 5,000여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첫날 오전에만 1만 2,000명 이상이 등록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AWS 서밋 서울 2026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인포플라 최인묵 대표(가운데) 및 임직원들 / 출처=IT동아
AWS 서밋 서울 2026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인포플라 최인묵 대표(가운데) 및 임직원들 / 출처=IT동아

이처럼 수많은 인파가 몰린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화두는 단연 ‘AI 에이전트(AI Agent)’였다.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만 하던 기존 AI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제는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AWS 서밋 현장에서 수많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를 선보이는 가운데, 색다른 아이디어와 기술로 승부하는 스타트업들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 ‘인포플라(Infofla, 대표 최인묵)’도 그중의 하나다.

사무실을 넘어 생산 현장으로, 자동화 영역 확장한 ‘셀토 팩토리’

인포플라는 그동안 비전 AI(Vision AI)를 기반으로 PC 화면 등의 영상을 인식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제어하며 사무실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셀토(Selto)’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왔다. 기존 자동화 솔루션들이 화면 변경이나 돌발 팝업창에 취약했던 것과 달리, 사람처럼 맥락을 이해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무용 에이전트'로서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CES 2026 혁신상, IF 디자인 어워드 2026 등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AWS 서밋 2026에서 인포플라가 선보인 ‘셀토 팩토리(Selto Factory)’는 이러한 사무 환경에서의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는 제조 현장으로 무대를 확장한 결과물이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인묵 대표는 현장에서 느낀 점을 가감 없이 전했다. “셀토 AI를 들고 제조 현장을 직접 가보니 요구사항이 정말 많았다. 젊은 친구들이 진입을 꺼리는 분야이기도 하고 인력난이 계속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AI 전환(AX)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AI가 활발하게 적용된 곳은 거의 없었다.”

셀토 팩토리(Selto Factory) 플랫폼의 개요 / 출처=인포플라
셀토 팩토리(Selto Factory) 플랫폼의 개요 / 출처=인포플라

최근 생산 현장은 스마트 팩토리화가 진행되어 온도, 습도, 압력이나 모터의 회전수 등을 재는 다양한 IoT 센서가 설치되고 다양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최종 결과물인 완제품이 정상인지 불량인지를 가려내는 품질 검사(QC) 과정은 결국 작업자의 육안 검사에 의존해야만 했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반도체 리드 프레임 생산 라인은 제품이 1초에 한 번씩 찍혀 나온다. 불량 여부를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최대 0.5초밖에 없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이걸 직접 해야했지만, 이제는 AI 기반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감지 및 판단, 실행까지 수행해 시스템에 자동으로 결과값을 입력해 준다.”라고 강조했다.

셀토 팩토리에 적용된 3단계 레이어의 제조 AI 아키텍처 / 출처=인포플라
셀토 팩토리에 적용된 3단계 레이어의 제조 AI 아키텍처 / 출처=인포플라

최인묵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인포플라의 셀토 팩토리 플랫폼은 이미 생산 현장에서 진행한 PoC(기술실증)를 통해 단계당 0.5초 이내의 공정 시간과 99% 이상의 정확도를 모두 검증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조만간 모 코스피 상장 반도체 기업의 확장 라인에 실제로 적용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모든 제조 공정 중에서 반도체 공정이 가장 복잡하고 정밀하다”며, “반도체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2차 전지, 신재생 에너지, 정밀 부품 등 웬만한 제조 공정에는 다 적용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거인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법: ‘보안’과 ‘맞춤형’

지금 AI 에이전트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쏟아붓고 있는 거대한 전쟁터다. 이런 상황에서 인포플라와 같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대기업 모델의 태생적인 한계가 인포플라에게는 기회가 되었다고 최인묵 대표는 밝혔다.

첫 번째 무기는 강력한 ‘보안’이다. 기술 유출이나 규제에 민감한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은 외부 클라우드 모델을 사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최근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나 기업이 독립적으로 자체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는 이유다. 최 대표는 “우리 모델은 회사 내부에 패키지 형태로 직접 설치(온프레미스)되기 때문에 외부로 데이터가 유출될 걱정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기업 시스템에 특화된 ‘맞춤형 학습’이다. 최 대표는 이 부분에서 글로벌 모델과의 확실한 차별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범용 AI 모델들은 이미 잘 알려진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 자동화는 아주 매끄럽게 잘한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이 SI 절차를 거쳐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고유 사내 시스템(ERP, MES 등)은 전혀 알 방법이 없다. 반면 우리 모델은 일반 실무자가 자신이 평소 하던 업무를 화면에서 한 번 시범 보여주는 것만으로 학습이 끝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맞춤형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최인묵 인포플라 대표 / 출처=IT동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최인묵 인포플라 대표 / 출처=IT동아

"대한민국 공장에서의 성공이 곧 글로벌 레퍼런스"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타트업으로서 가지는 생존 전략에 대해 묻자 최 대표는 담담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답했다.

“사실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대기업보다 발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빠르게 시장에 나가 검증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민첩함이 우리의 장점이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로 시작해 제조업 쪽으로 이만큼 빠르게 영역을 확장한 사례는 주변에서 찾기 힘들다. 고객의 요구를 기민하게 수용한 덕분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제조업의 잠재력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강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제조 현장에서 쌓은 성공적인 레퍼런스는 곧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강력한 글로벌 레퍼런스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빠르게 진입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이어가겠다.”

이번 AWS 서밋 서울 2026 행사장에서는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쏟아내는 생성형 AI와 초거대 모델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자본과 인프라를 앞세운 거인들의 전장 속에서 스타트업이 설 자리는 좁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포플라의 행보는 기술의 체급보다 중요한 것이 결국 ‘현장의 밀착도’임을 보여준다. 거대 범용 모델이 침투하기 힘든 기업별, 산업별 고유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확실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범용 AI가 커버하지 못하는 못하는 제조 현장의 미세한 틈새를 기민하게 개척해 나가는 토종 스타트업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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