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공개

강형석 redbk@itdonga.com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IT동아 강형석 기자] SUV 특유의 여유로움과 차량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컨버터블 차량 특유의 오픈 에어링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면? 2016년 8월 24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 두가지를 즐길 수 있는 SUV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RANGE ROVER EVOQUE CONVERTIBLE)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공개했다. 앞서 선보인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지붕을 열고 주행 가능한 독특한 콘셉트가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2016 부산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이 차량은 오는 9월부터 소비자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SE 다이나믹(Dynamic)과 HSE 다이나믹 두 트림으로 운영되며 가격은 8,020만 원과 9,040만 원에 각각 책정됐다.

선루프 따윈 필요 없어! 난 지붕을 연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말 그대로 이보크에 지붕을 열 수 있다. 버튼을 한 번 눌러주면 알아서 지붕을 열고 닫는다. 시속 48km 이내에서 작동하는 덮개의 개폐는 상황에 따라 18~21초 가량이 소요된다. 정지 상태에서 지붕을 열고 닫는 것을 목격했는데,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덮개는 차량과 외형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하드탑 방식이 아닌, 직물로 구성된 소프트탑 방식이다. 랜드로버는 정교한 직물 소재를 채용, 방음과 단열 성능을 최대한 확보했다. 물론 비나 눈이 왔을 때 물기가 유입되지 않는 설계도 적용되어 있다. 직물 소재의 덮개는 상대적으로 얇다 보니까 외부 소음과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컨버터블의 특징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컨버터블의 특징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이보크에서 덮개를 열고 닫는 구조로 바꾼 것이 아니다. 컨버터블이기에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프레임리스 도어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차량에는 출입구 유리 주변으로 뼈대(도어 프레임)가 마련되어 있다. 쿠페나 컨버터블(카브리올레)에는 이 뼈대 없이 문 위로 유리가 올라와 지붕과 바로 맞닿도록 설계된다. 이는 2열 쪽 유리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개방 후 달릴 때 발생하는 외풍을 막아주는 후방 윈드 디플렉터가 제공된다. 전동식이 아닌 사용자가 직접 달아주는 수동식이다. 설치와 보관은 쉽게 하도록 설계되긴 했지만 차량 가격을 고려하면 기왕 별도로 조작하게 만들었음 좋았겠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디자인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2도어 차량을 기반으로 한다. 당연히 문은 두 개이고, 소프트탑이어도 기존 이보크의 라인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별개로 차량 후미에는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차량의 공기역학 성능을 높였다. 최대 승차 인원은 4명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의 자료에는 5인이라고 되어 있으나, 의자 구조상 5명이 앉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덮개를 보관하는 컨버터블의 구조상 트렁크 공간은 기존 이보크 대비 줄었다. 그러나 타 컨버터블에 비하면 여유로운 공간에
속한다.
덮개를 보관하는 컨버터블의 구조상 트렁크 공간은 기존 이보크 대비 줄었다. 그러나 타 컨버터블에 비하면 여유로운 공간에 속한다.

지붕 개폐가 가능한 구조이기에 당연히 접히는 지붕은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대개 쿠페 기반의 컨버터블 차량은 이 구조에 의한 적재공간 부족에 시달린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이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었다. 별도의 트렁크 공간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SUV의 공간을 기대하지 말자.

기존 차량과 동일한 방식으로 트렁크를 열면 적재공간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 이보크와 비교하면 적재 공간은 크게 줄었으나, 쿠페와 비교하면 광활한 공간이다. 소형 세단 수준의 트렁크 공간이 제공되는데, 입구가 생각 외로 좁게 느껴진다.

실내는 고급스럽다. 가죽 적용 범위도 많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의자도 앉았을 때 편안한 주행과 함께 몸을 잘 지탱하도록 설계됐다. 첨단장비도 안에 잘 녹아 있다. 자동 공기 정화와 재순환 기능을 포함한 전자동 공기순환 시스템, 최신 인텔 프로세서와 SSD 등이 포함된 인컨트롤 터치 프로(InControl Touch Pr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있다. 모든 차량에는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보호장비도 충실하다. 차량 전복 시에 탑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자동 전개식 롤 오버 프로텍션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뒷좌석 후방에 설치되는 이 장비는 전복 가능성이 감지되면 즉각 전개되어 탑승객을 보호한다. 차량에 설치된 센서는 상태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대응하도록 설계했다.

고급스럽지만 생각 외로 높은 가격

엔진은 2리터 인제니움 디젤이 적용됐다. 최대 출력 180마력(4,000rpm)과 43.9kg.m의 토크(1,750rpm)를 뿜어낸다. 이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반면 시속 100km까지의 가속력은 10.3초로 빠르진 않지만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해 보인다. 차량의 특성상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195km에서 제한되고,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12.4km(도심 10.8km/l, 고속도로 15.1km/l)다.

2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2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가격은 SE 다이나믹이 8,020만 원이다. 앞서 설명한 기능과 옵션에 후방 교차로 감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형태다. 여기에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주차 보조 기능, 컬러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된 HSE 다이나믹은 9,040만 원이다.

아무리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하더라도 가격이 높은 편이다. 사실,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초기 등장 당시 가격이 제법 높았다. HSE가 엔진과 구성에 따라 7,420만~8,170만 원이고, HSE 다이나믹은 8,220만 원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여러 옵션을 제외한 SE 트림을 6,600만 원에 내놓기도 했다. 냉정하게 8,000만~9,000만 원대 가격이라면 차량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진다. 정말 이 차량이 갖고 싶은게 아니라면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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