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80? 이번에는 970g, LG 그램 15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LG전자 노트북 그램 시리즈는 이름처럼 1kg 미만의 무게로 주목받아온 제품이다. 특히 표시된 무게는 980g이지만, 실제 무게는 이보다 가벼운 사례가 많아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2014년 처음 출시된 그램은 매년 새 제품을 출시하면서 화면 크기도 꾸준히 키워왔다. 출시 당시 13인치였던 제품은 매년 커져서 2016년 신제품은 15.6인치에 이르렀다.

LG전자 그램 15
LG전자 그램 15

화면 크기는 커졌지만 무게는 그대로다. 이전 제품과 동일하게 표시 무게는 980g이며, 모델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도료나 저울 오차 등을 포함한 무게를 표시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10g 정도의 오차는 A4용지 몇 장이나 실리콘으로 된 키보드 덮개 때문에도 차이가 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LG전자는 이러한 가능성을 모두 고려했다.

필자가 사용한 제품은 970g이다
필자가 사용한 제품은 970g이다

실제 무게나 표시 무게가 어떻든, 정말 가볍다. 두 손가락으로 쥐고 들 수 있을 정도다. 가방에 넣어다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며, 심지어 스마트폰 거치대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타사에서도 이정도 무게의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내놓기는 하지만, 타사 제품의 경우 11~13인치 정도로 화면이 작고, 태블릿PC는 키보드가 포함돼 있지 않으니 논외로 하자. 게다가 전원 어댑터 역시 일반 노트북의 절반 수준인 150g 정도라 휴대 시 부담도 적다.

스마트폰 거치대에 올려놓은 모습
스마트폰 거치대에 올려놓은 모습

그램 15가 이전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화면 크기다. 작은 화면에서 나타나는 '깨알'같은 글씨가 읽기 불편했던 사람에게 15.6인치의 큰 화면은 조금 더 시원한 느낌을 줄 것이다. 순수한 화면 크기는 15.6인치지만, 베젤을 극한으로 줄여 타사의 15.6인치 제품과 비교하면 약 4~5cm 정도 짧다. 가방이 그리 크지 않아도 노트북을 충분히 수납할 수 있다. 실제로 화면 베젤은 약 5mm에 불과하다.

베젤은 약 5mm다
베젤은 약 5mm다

특히 이전 제품인 그램 14와 비교했을 때 화면 위아래 베젤이 크게 줄었다. 체감상 아래쪽 베젤은 절반 정도, 위쪽 베젤은 1/3 정도로 줄었다. 베젤이 줄은 만큼 상단에 있던 웹캠은 힌지 부분으로 옮겨졌다. 아마도 카메라 모듈을 부착할 공간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따라서 웹캠으로 촬영할 때는 렌즈가 아래에서 위를 향한다. 외모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카메라 위치가 어디든 상관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얼짱 각도'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다.

웹캠은 힌지 부분에 있다
웹캠은 힌지 부분에 있다

그램 15는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인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했다(모델에 따라 i3부터 i7까지 다양하다). 스카이레이크는 이전 세대의 프로세서와 비교해 전력 소모가 비슷하거나 적으면서, 그래픽 성능인 비약적으로 상승한 프로세서다. 외장 그래픽 카드 없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 성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품처럼 얇고 가벼운 휴대용 노트북 등에 어울린다.

6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6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메모리는 8GB며, DDR3 메모리를 탑재했다. 스카이레이크의 특징 중 하나는 대역폭이 두 배 커진 DDR4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이지만, 아직까지 노트북 용으로는 많이 보급되지 않아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등에서만 볼 수 있는 정도다. 사실 그램 15의 용도가 고사양 게임 구동은 아니니 8GB 용량만으로도 '느리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밖에 저장장치는 512GB M.2 SSD를 탑재했다.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토샵을 통한 사진 수정이나 간단한 일러스트레이터 작업은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 역시 그래픽 사양과 타협한다면 충분히 구동할 수 있다. 필자가 실행해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로 설정하고, 그래픽 설정을 두 번째로 높은 '다소 높음'으로 맞춘 뒤 게임을 진행했다. 평상시 초당 화면 표시 수는 70~80프레임 정도를 유지했으며, 다수의 캐릭터가 모여서 화려한 기술을 쓸때는 45~50프레임 정도를 유지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초당 화면 표시 수
리그 오브 레전드 초당 화면 표시 수

화면 해상도는 풀HD며,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야각 및 야외 시인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키보드 버튼을 눌러 화면 청색광을 줄여주는 리더 모드 기능을 탑재했다. 화면 표면은 광택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광택과 무광택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무광택을 선호하는 필자 입장에서 화면에 다른 빛이 반사되는 광택 소재는 조금 아쉽다.

화면은 광택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화면은 광택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노트북 등의 휴대용 기기는 무게나 부피를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기 어렵다. PC를 구성하는 부품을 줄일 수는 있지만, 배터리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을 줄여버리면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램 15에서는 이러한 배터리 지속 시간에 관한 걱정 없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필자는 배터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으로 재생하기로 했다. 화면 밝기 50%, 음량 50%로 설정했으며, 성능 모드는 절전으로 맞췄다. 이와 함께 윈도우 10의 배터리 절약 모드를 활성화했고, 인터넷 연결을 위해 와이파이를 활성화 했다. 유튜브 동영상 화질은 720p로 맞췄다.

배터리 지속시간
배터리 지속시간

이 상태에서 동영상을 4시간 동안 연속 재생했을 때 남은 배터리는 43%로, 약 3시간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총 6시간 11분을 재생했을 때 남은 배터리는 13%였으며, 남은 시간은 약 1시간이다. 여기서 배터리 수명 보호를 위해 전원을 다시 연결했지만, 이 상태만으로 7시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만약 화면을 더 어둡게 하고 와이파이를 끈 상태라면 8시간에서 9시간까지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다. 80%까지 충전하는 데 1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다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다

화면을 닫았을 때 가장 두꺼운 곳의 두께는 약 17mm로, 노트 한 권보다 얇다. 두께는 이렇게 얇지만, 갖출만한 단자는 모두 갖췄다. 일반 크기의 USB 단자(A형)를 3개 갖췄으며, 새롭게 등장한 USB C형 단자도 추가로 갖췄다. USB 단자 수만 따지면 그램 14보다 하나 더 많은 셈이다(그램 14는 USB A형 2개, 마이크로USB 1개). 여기에 풀 사이즈 HDMI 단자, 음성 입출력 단자, 마이크로SD카드 단자 등을 추가로 갖췄다. 단자 자체에 관한 불만은 없지만, 필자 입장에서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업무상 DSLR 카메라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런 카메라 대부분은 일반 SD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사실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문제다.

그램 15의 측면 단자
그램 15의 측면 단자

15인치 대 제품 다운 키보드도 갖췄다. 글쇠 하나의 너비는 16mm에 이를 정도로 크며, 글쇠 간격은 약4mm 정도로 충분해 오타가 적다. 또한, 우측에는 숫자 패드까지 갖춰 계산기 등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다만 이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사용한다면 엔터, 백스페이스, 방향키 등을 누를 때 우측에 있는 숫자 패드를 잘못 누르는 경우도 있을 듯하다. 숫자패드가 조금만 더 우측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숫자패드
숫자패드

필자가 소개한 모델은 그램 15 제품군 중 가장 비싼 부품만 탑재한 모델로, 2016년 2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18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i7-6500U, 8GB 메모리, 512GB SSD 등).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 용량은 모델에 따라 상이하다. 6세대 코어 i3 프로세서,180GB SSD 등을 탑재한 모델은 인터넷 최저가로 약 98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면 되겠다.

그램 15는 문서 작업, 동영상 감상, 간단한 게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무난한 성능과 15.6인치의 큰 화면을 통한 작업 효율 성을 높인 제품이다. 또한, 980g 미만의 가벼운 무게와 일반 사용시 6~7시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통해 휴대성까지 높였다. 외근이 많은 직장인이나 대학생 입학 선물로 손색 없는 제품이다.

LG전자 그램 15
LG전자 그램 15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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