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시장, 통계 분석으로 수익 모델 찾아야"

[IT동아 권명관 기자]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앱 시장 규모는 4조 5,055억 원이다. 이는 유료 다운로드와 앱 내 결제, 광고 매출 등을 모두 더한 수치로 같은 기간 휴대폰 결제 시장(약 3조 8,000억 원)이나 커피 시장(약 4조 원) 보다 크다. 주목할 점은 성장세다. 2013년의 2조 4,335억 원 대비 85%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전세계 앱 시장은 약 7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5월, 다음카카오가 인수한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인수하며 제시한 금액을 보자. 자그마치 626억 원이다. 깜짝 놀랄 액수임에 분명하다. 다음카카오의 김기사 앱 인수처럼 (될 성 부른) 앱이 인정받는 사례는 전세계에서 나타난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과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을 각각 220억 달러(약 24조 2,000억 원)과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에 인수했으며, 구글은 소셜 지도 앱 '웨이즈'를 13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야후는 소셜 블로그 앱 '텀블러'를 11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캘린더 앱 '선라이즈'와 '할 일 목록' 앱을 각각 1억 달러(약 1,100억 원, 추정)에 인수했다.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국내 앱 시장에서 전체 매출 순위 50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게임'으로, 비게임 앱은 채 5개가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고, 자주 들여다보며, 평균 사용시간이 높은 상위 앱 50개 중 게임은 채 5개가 안된다. 물론, 게임과 비게임 앱을 매출과 사용시간 등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에서 실제 발생하는 매출은 왜 이렇게 낮은 걸까.

이에 앱 애니(App Annie)의 정도일 지사장을 다시 만났다. 앱 애니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바일 앱 분석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로 모바일 앱을 출시한 개발자, 개발사에게 자체 앱 분석 수단 및 경쟁사와 앱 시장에 대한 분석 통계 자료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현재 암스테르담, 베이징, 홍콩, 런던, 모스크바, 뉴욕, 서울, 상하이, 도쿄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약 3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EA, 구글, 링크드인, 마이크로소프트, 네슬레, 삼성, 텐센트,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앱 애니의 분석 툴을 이용 중이다.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의 모바일 앱 데이터, 무엇을 알 수 있나

IT동아: 지난 1월에 만났으니,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 동안 사무실도 이전했고, 직원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새로 합류한 직원들의 전 직장을 들어보니, 구글, 애플, 블리자드 등 그 면면이 화려하다. 축하 드려야 하는 일 아닌가(웃음).

정도일 지사장 (이하 정 지사장): 과찬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웃음). 보다 더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협력사들도 많이 늘었다. 앱 애니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업체가 증가했다는 것. 바로, 국내 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좋은 협력사들이 있기에 지금의 앱 애니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IT동아: 최근 앱 애니가 전세계에서 열고 있는 행사 소식이 재미있다. '앱 애니 디코드(decode, 이하 디코드 앱)'. 앱 애니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을 비롯해 해당 지역의 앱 애니 협력사들이 모여 서로 대화를 나누고, 시장 전망과 분석 등을 함께 나누는 행사라고 알고 있다. 중국, 유럽, 북미 등에서 이미 개최했으며, 이번에 한국에서도 준비 중이라고 하던데.

앱 애니 사무실 전경
앱 애니 사무실 전경

정 지사장: 맞다. 디코드 앱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권 기자님이 잘 설명해주셨다(웃음). 디코드 앱은 앱 애니 및 협력사의 담당자, 관계자 등이 모려 앱 시장의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함께 공유해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일종의 컨퍼런스다.

요즘 모바일 앱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수익 모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바일 앱 개발사 또는 개발자는 수익 모델을 기초하는 통계로 '다운로드 수'에만 한정되어 분석한다. 그런데, 정작 앱 시장의 수익 모델 분석에서 '다운로드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오히려 앱 다운로드 수보다 해당 앱을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같은 통계와 분석 자료 등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가 디코드 앱이다.

IT동아: 수익 모델. 맞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정작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제대로 서비스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 아닌가.

정 지사장: 앱 애니가 분석해서 제공하는 통계 분석 자료 중에 '평균 지속 시간', '평균 세션 수', '평균 사용자 침투율', '총 사용 시간' 등이 있다. 평균 지속시간은 실제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 평균 세션 수는 사용자가 앱을 얼마나 실행하는지를 뜻한다. 이 같은 수치를 확인하면 특정 앱을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실행하고, 얼마나 실제 이용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A라는 음악 앱은 사용자들이 일주일에 한번 실행하고 실행 시간은 약 2분 30초라는 것을 분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용자 침투율은 앱 전체 다운로드 수 대비 사용자가 실행한 횟수를 파악하는 데이터로, 주/월 단위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A앱의 한달 사용자 침투율이 10%이라면, 실제 이 앱은 한달 동안 약 5만 명의 사용자가 실행했다는 뜻이다.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IT동아: 해당 데이터 아니, 통계 분석 자료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정 지사장: 간단하다. 결국, 수익 모델 분석을 위해서 측정한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거나, 현재의 수익 모델을 지속시키기 위하는데 밑바탕이 된다. 또는 경쟁사의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경쟁 관계의 A사와 B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B사의 사용자 침투율이 갑자기 증가했다면, A사는 해당 통계 자료를 분석해 B사의 사용자 수가 갑자기 왜 증가했는지, 실제 증가한 사용자의 앱 실행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냥 보면 모른다.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경우에도 유용하다. 해당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거나,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실제로 앱 애니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유명 스타트업들이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한 사례가 적지 않다.

분야가 다른 앱 통계 분석 비교, 의미가 있을까

IT동아: 그런데, 과연 게임과 비게임의 통계 분석을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궁금하다.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SNS, 모바일 메신저 앱의 사용 시간과 특정 게임의 사용 시간을 단순 비교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사용자 수, 실행 횟수, 사용 시간 등이 게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매출은 게임이 더 높지 않나.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정 지사장: 맞다. 게임과 비게임의 통계 분석 자료를 보면 상당히 극명한 결과가 나타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사용자 침투율 상위 50위 앱에서 게임 수는 채 5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 매출 상위 50위 앱을 살펴보면, 그냥 다 게임이다. 즉, 게임은 소수의 사용자로 인해 대량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게임은 게임과 비교해 사용자 수도 많고, 사용 횟수, 사용 시간 등이 높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사용자 침투율은 30%가 넘는다. 이는 곧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매출 순위에서 이 앱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때 평균 지속 시간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사용자가 한번 접속했을 때 실제 화면을 쳐다 보고 있는 시간은 약 3분 정도다. 카카오톡도 이와 비슷하다. 전체 사용 시간은 (게임 보다) 많을지 몰라도, 실제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은 불과 3분이라는 뜻이다.

IT동아: 똑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래서 해당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인지 궁금하다.

정 지사장: 물론, 이 자리에서 A라는 SNS 앱에 맞는, B라는 음악 스트리밍 앱에 맞는 수익 모델은 정확하게 어떤 것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같은 여러 사례를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해, 추후 전망이나 흐름 등을 분석하는데 도움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굳이 게임과 비게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사 카테고리의 여러 앱 간 통계를 분석해 각 카테고리별 사례를 확인할 수도 있다. 같은 카테고리의 앱 통계 데이터이지만,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사례 분석을 통해 각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 침투율 유지이나 평균 지속 시간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웃음).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그래서 마련한 것이 디코드 앱이다. 지금 앱 시장의 당면 과제는 비게임의 경우 '어떻게 수익 모델을 찾을까'이다. 디코드 앱은 게임과 비게임을 총망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앱 개발자 및 개발사가 참여하는 네트워크 자리다. 현재 오는 7월 7일 열리는 국내 디코드 앱에 포잉, 말랑스튜디오, 넥슨, 에어비앤비, GS홈쇼핑, 쿠팡, 넷마블,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등의 담당자와 임원이 참여한다. 또한, 실제 담당자가 높은 수익 모델을 달성한 사례를 직접 발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아마 게임과 비게임 등 여러 분야의 모바일 앱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지 아닐까 싶다. 곧 열리는 디코드 앱을 통해 국내 모바일 앱 시장에 필요한 다양한 성공 사례를 함께 공유하고,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앞으로도 시장에서 필요한 앱 분석 정보와 통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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