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통계를 분석하면,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앱 애니(App Annie)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바일 앱 분석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로, 모바일 앱을 출시한 개발자, 개발사에게 자체 앱 분석 수단 및 경쟁사와 앱 시장에 대한 분석 통계 자료를 제공한다. 현재 암스테르담, 베이징, 홍콩, 런던, 모스크바, 뉴욕, 서울, 상하이, 도쿄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약 3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EA(Electronic Arts), 구글(Google), 링크드인(LinkdI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네슬레(Nestle), 삼성, 텐센트(Tencent),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등이 앱 애니의 분석 툴을 이용 중이다.

앱 애니는 자사를 모바일 앱 경제 시대의 의사결정 플랫폼이라고 소개한다. 얼마 전, 앱 애니의 버트란드 슈미트(Bertrand Schmitt) CEO는 자사의 새로운 분석 툴 'Usage Intelligence'를 소개하며, "모바일 기술과 분석, 빅 데이터 시장이 경합 중인 가운데, 우리는 모바일 앱 경제를 위한 새로운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전세계 앱 시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는 앱 퍼블리셔라면 누구나 모바일 사업의 발전을 위해 앱 애니가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자신했다.

앱 애니 분석 자료
앱 애니 분석 자료

확실히 앱 애니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09년 중국에서 설립한 앱 애니는 지금까지 중국, 샌프란시스코, 일본의 'Greycroft Partners', 'IDG Capital Partners', 'Institutional Venture Partners', 'Sequoia Capital' 등 주요 투자사들로부터 9,400만 달러, 약 1,0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이에 지난 2015년 1월 19일, 앱 애니의 정도일 지사장을 만나, 앱 애니는 어떤 회사인지, 어떻게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앱 애니가 선보이는 다양한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자세히 들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그는 "모바일 앱 시장에 앱 애니가 등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애플과 구글, MS 등도 인용해 사용하는 앱 애니 데이터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다. 며칠 뒤면 중국에 나가실 일도 있으시다던데(웃음). 앱 애니. 예전에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관련 앱 통계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 몇 번 살펴봤던 기억은 있지만… 자세하게 살펴보지는 못했다. 앱 애니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먼저 소개 좀 부탁한다.

정도일 지사장 (이하 정 지사장): 하하. 앱 애니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버트란스 슈미트 CEO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고로 버트란트 슈미트 CEO는 프랑스인이다(웃음). 간단하게 말하자면, 전세계의 앱스토어와 관련된 통계 수치 – 다운로드 건수, 매출 추정치, 실시간 랭킹, 앱 성장률, 국가별 포트폴리오 등을 분석해 제공한다.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IT동아: 앱스토어라면 애플 앱스토어를 말하는 것인지.

정 지사장: 아니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윈도 앱스토어 등 전세계의 앱 기반 생태계는 모두 분석한다. 대표적인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156개 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경우 52개국을 모두 분석하고 있다.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국가 수가 다른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과 구글의 국가 구분 때문이다. 애플은 솔로몬 제도와 같은 작은 국가도 하나의 국가로 측정한다(웃음). 음… 전세계에서 어떤 앱이 현재 급상승 중이고, 어떤 앱이 가장 많은 매출을 어떻게 올리고 있는지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분석 중이라고 이해해 달라.

IT동아: 전세계 앱을 분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정 지사장: 현재 앱 애니의 전세계 직원 수는 약 300명 정도다. 이 중 엔지니어만 150명이다. 대부분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앱 애니의 자체 분석 툴을 이용해 2010년부터 전세계 앱스토어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약 580만 개의 앱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분석한다.

IT동아: 누적 데이터라… 다운로드 건수 같은 것은 애플이나 구글이 제공하지 않는가.

정 지사장: 다운로드 건수 같은 경우, 해당 앱을 등록한 관리자에게만 공개한다. 그리고 알려주는 데이터는 2주 간격이다. 전체 다운로드 건수는 공개하지 않는다. 즉, 관리자가 2주마다 업데이트되는 자료를 그때마다 관리하지 않는다면, 전체 다운로드 건수는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다른 경쟁사나 다른 앱 통계 자료 같은 것은 알 수도 없다.

IT동아: 하긴… 그렇다. 앱스토어의 앱 정보에는 전체 다운로드 건수가 표시되지 않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경우 100만~500만 다운로드라고 표시되는 정도로. 100만에서 500만이라니. 이게 100만 1건다운로드인지 499만 9,999건 다운로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개발자에게 보내는 자료를 앱 애니가 어떻게 분석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앱 애니 분석 자료
앱 애니 분석 자료

정 지사장: 일단, 앱 애니에 가입한 앱 관리자를 통해 자료를 공유받는다. 현재 앱 애니에는 전세계에서 약 67만 5,000개의 앱 관리자가 계정을 등록했다. 이건 실 데이터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580만 개의 전세계 앱 통계도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참고로 앱 애니의 분석 자료는 애플이나 텐센트, 아마존 등의 CEO도 분기별 자료 발표할 때 인용해 사용한다. 말하고 보니 너무 자기 자랑 같다(웃음).

앱 통계 분석, 다양한 데이터를 참고한다

IT동아: 단순히 다운로드 통계만 제공하는 것만으로 지금처럼 인정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앱 애니만의 강점이 있을텐데.

정 지사장: 앱 통계의 신뢰도를 쌓기 위해 다양한 루트로 데이터를 추적하고 분석한다. 얼마 전 앱 애니가 'Usage Intelligence'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전세계 상위 앱들의 활용 현황을 분석해 실사용자(MAU, WAU, DAU), 앱 이용 시간, 사용 빈도, 유지율 등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앱 사용 데이터다. 이를 이용하면 전세계 상위권 앱들의 다운로드 수, 매출, 사용자 현황 등을 분석할 수 있다.

IT동아: 조금 더 쉽게 설명을 부탁한다.

정 지사장: 하하.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댓글 분석이다(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앱에 사용자들이 코멘트하는 정보냐는 질문에 정 시자장은 맞다라고 대답했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윈도 앱스토어의 댓글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사용자가 댓글을 올리면 앱애니 시스템으로 크롤링 된다. 댓글을 단 사용자의 닉네임, 댓글에서 사용한 단어와 단어의 조합, 댓글이 담고 있는 정보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댓글을 단 사용자의 나이와 성별, 소득 수준, 자녀 유무, 교육 수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앱 애니 분석 자료
앱 애니 분석 자료

IT동아: 댓글만으로 그게 가능한가? 살짝 의문이 든다(웃음).

정 지사장: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데이터를 추적한다. 다시 예를 들어보겠다. 물론, 50대의 남성이 20대의 여성인척 댓글을 달 수도 있다.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적고, 20대가 주로 사용하는 신조어를 사용해서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연령층마다 사용하는 단어나 조합 등은 대부분 있다. 50대인 남성이 아무리 20대 여성인척 댓글을 달아도 티가 난다(웃음).

실제 앱애니가 댓글에서 분석한 몇 가지 자료를 보자. 요즘 10대들은 '생일 선물'을 '생선'으로, '문화상품권'을 '문상'으로, '행복하세요'를 '행쇼', '센 척'을 'SC' 등으로 사용한다. 20대는 또 다르다. 취업을 하지 못해 졸업하지 않고 계속 대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을 '대학 5년생'이라고 부르며 '대오족'으로,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업한 졸업예정자'를 '낙바생'으로, '장기 미취업 졸업생'을 '장미'라고 표현한다. 30대는 '취업난으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다'는 뜻의 '빨대족', '학비만 연간 2,000만 원이 넘는 로스쿨'을 '돈스쿨'이라고도 표현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건 그냥 하나의 예이다. 여기에 통계청이 발표하는 자료, 인구 조사 등을 접목해 신뢰도를 높인다.

결국 연령대에 따라, 사회 현상을 반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실제 연령이 드러난다. 다른 자녀 유무, 교육 수준, 소득 수준, 성별 등의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아. 절대 앱 애니가 개인정보를 추적하거나, 제공되지 않는 정보를 역추적해 빼내는 그런 상상은 하지 말길 바란다. 절대 개인정보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면 정말 큰일난다(웃음).

데이터 분석, 이래서 필요하다

IT동아: 앱 애니의 데이터 분석을 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은 것인지 궁금하다.

정 지사장: 앱 애니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앱을 출시하기 전에 먼저 타겟을 분석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쇼핑 앱이나 유아용 앱을 제공 중인 개발자라고 생각하자. 앱을 내려받은 사용자가 자녀는 있는지, 연령대는 어떻게 되는지, 소득 수준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경쟁사의 분석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아, 이건 유료로 제공한다(웃음).

앱 애니 분석
앱 애니 분석

'관련 앱'이라는 서비스도 있다. 사용자가 평소 자주 사용하는 앱을 추적하는 서비스다.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평소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망고 플레이트'라는 앱을 자주 사용한다. 망고 플레이트는 맛집 추천 앱이다. 이러한 연계 데이터를 선호도 순으로 분석해 제공한다. 이 역시 자주 사용하는 연령, 사용하는 사람의 소득 수준, 자녀 유무 등도 파악할 수 있다.

'ASO(App Store Optimization)'라는 서비스도 있다. 사용자가 실제 앱을 내려받은 키워드는 무엇인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데이터다. '맛집'이라고 검색해서 내려받은 앱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이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처음 출시할 때는 이 같은 키워드 데이터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 데이터는 무료로 제공 중으로, 실제 확인할 수도 있다.

IT동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이나 홍보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 상당한데.

정 지사장: 맞다. 실제로 앱 개발자나 앱 담당자, 운영자 등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도 크게 효과가 없다고 말이다. 실제로 100만 다운로드 건 수를 기록한 앱 중에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사용하지 않은 앱도 상당히 많다. 만약 쇼핑 앱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정확한 타겟층을 확보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맞춤형, 큐레이션 데이터는 그래서 필요하다. 오늘 받은 내용도 있다. 사용자들에게 너무 쓸데없는 알람이 많다는 것. 푸시 알람이 대표적이다. 아무리 좋은 알람 내용이더라도 받는 당사자에게 필요 없는 것이라면 그건 그저 스팸 메시지와 같은 취급을 당할 뿐이다.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그래서 분석이 필요하다. 결국 앱은 그 앱에 맞는 타겟을 대상으로 서비스해야 하지 않은가.

IT동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데이터를 분석해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 아닌가. 국내에서 성공한 앱이 해외로 진출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 지사장: 앱 애니의 앱 분석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글로벌 진출 시 해당 국가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앱은 무엇인지, 가장 오래 Top 10에 머물고 있는 앱은 무엇인지, 현재 빠르게 성장 중인 앱은 무엇인지… 이 같은 정보를 사전에 분석할 수 있다. 카테고리별, 서비스별로 나눠 아까 언급했던 세부 데이터를 취합할 수도 있다.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앱 애니 정도일 지사장

이를 통해 미리 전략을 세우고, 타겟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하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만약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면, 이 곳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적고, 아직 결제 수단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정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서비스나 앱을 현지에 맞게 제공할 수 있다면? 인도도 요즘 뜨거운 시장이다. 과거 인도는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도 로밍 서비스가 필요한, 그런 낙후된 시장이었지만, 스마트폰 보급 이후 정부 주도하에 이 모든 것을 통합 관리 중이다. 때문에 최근 스마트폰 관련 앱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IT동아: 앞으로 준비 중인 서비스는 무엇이 있는지.

정 지사장: 앱 선호도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해당 앱을 사용자들이 얼마나 선호하는지 앱 애니가 나름의 기준을 세워 인덱스화하는 중이다. 아까 언급했던 관련 앱 서비스의 발전된 형태다. 페이스북은 어떤 연령대의, 어떤 성별이, 얼마나 선호하는지 등을 보여줄 생각이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 뒤에 정 지사장은 이 말을 꼭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올해 앱 애니는 자체 어워드 시상식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라며, "국내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앱 애니 무료 사용자를 위한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모집 이벤트도 준비 중이니 평소 앱 개발이나 앱 시장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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