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윈도10? 무료 업데이트 OK 정품 전환 NO"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초강수를 뒀다. 불법 윈도7, 윈도8 사용자도 윈도10으로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밝힌 것. 윈도10의 성공을 위해 불법 사용자까지 품겠다는 MS의 독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발언이다.

MS 윈도 운영체제 개발 총책임자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은 18일 중국 심천에서 열린 윈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커뮤니티(WinHEC)에서 '불법 윈도 사용자도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사실인지 묻는 로이터 기자에게 "MS는 정품과 불법을 가리지 않고 윈도10 업그레이드 자격을 갖춘 모든 PC에 윈도10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것(We are upgrading all qualified PCs, genuine and non-genuine, to Windows 10)"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기서 자격이란 윈도7, 윈도8, 윈도8.1이 설치된 PC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불법 윈도7, 윈도8, 윈도8.1 사용자도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는 폭탄 선언이다.

윈도7 크랙
윈도7 크랙
<불법 윈도7, 8, 8.1 사용자도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난리가 났다. 로이터, 더버지등 미국의 유력 매체는 앞다투어 이 소식을 1면에 긴급 타전했고, 불법 윈도 사용자들 역시 열광했다. MS가 윈도 운영체제를 유료로 판매하는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를 윈도 운영체제 무료화 선언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곤란하다. MS는 원래 정품과 불법을 가리지 않고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터의 보도는 (당연한 것이지만) 기자가 불법 윈도를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마이어슨 부사장의 발언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 윈도를 사용하고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원래 불법 윈도를 사용하더라도 MS가 제공하는 기능 / 보안 업데이트를 정품 윈도와 다를 바 없이 모두 제공받을 수 있다. (주의: 당연히 라이선스 위반이다)

윈도10 업그레이드도 이와 마찬가지다. 정품 사용자는 윈도의 기능 / 보안 업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윈도 7, 윈도8, 윈도8.1을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마이어슨 부사장의 발언은 이 업그레이드를 불법 사용자에게도 차별없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불법 윈도7, 윈도8, 윈도8.1을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해서 정품 윈도10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불법 윈도7, 윈도8, 윈도8.1이 불법 윈도10으로 변하는 것 뿐이다. 물론 업그레이드를 받으면 윈도10의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라이선스는 불법 그대로다. 정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한달 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 후, 부팅 때마다 정품 윈도10 라이선스를 구매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바탕화면은 검은색으로 고정되고, 오른쪽 하단에 '이 윈도는 인증받지 않았습니다(This copy of windows is no genuine).'는 문구도 나타나게 된다. 생각건대 윈도10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다면 현재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윈도8.1 DSP 패키지를 구매한 후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윈도 10 업그레이드는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ISO 파일(패키지)을 통해 윈도10을 설치하는 방식과 윈도 업데이트 기능(인터넷)을 통해 윈도10 설치 파일을 내려받는 방식이다. 윈도7, 윈도8, 윈도8.1 사용자는 윈도10 출시 후 1년 동안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정책은 일반 사용자에게만 적용되며, 기업은 적용되지 않는다.

윈도10은 올해 여름 대한민국을 포함한 190개국에 동시 출시된다.

윈도10
윈도10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