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0만 원대로 즐기는 65인치 + UHD의 매력은?

김영우 pengo@itdonga.com

2013년 말, TG 빅 디스플레이 70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얼마나 팔릴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70인치의 광대한 풀HD 화면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그 것 외엔 딱히 내세울 만한 사양이 없었기 때문이다. 3D나 스마트 같은 고급 기능이 없고, 심지어 자체적으로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튜너조차 달려있지 않아 케이블이나 IPTV용 셋톱박스를 달아야 TV를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그리고 PC 전문업체의 인상이 강한 TG삼보의 관계사가 TV(튜너가 없으니 엄밀히 말하면 '모니터'였다) 유통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TG 빅 디스플레이 70은 상당히 잘 팔렸다. 초기 예약물량이 금방 매진되었고, 본격 출시 후에도 한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인기의 비결은 역시 200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70인치급 대화면 제품이 이런 가격을 실현할 수 있던 건 부가 기능을 최대한 배제한 점, 그리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 불필요한 유통 마진을 최소화 한 덕분이었다. 당초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요소가 오히려 강점이 된 셈이다.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

여세를 몰아 이듬해, TG삼보는 관계사인 TG&CO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신제품인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를 출시했다. 화면 크기는 5인치 정도 작아졌지만 화면의 정밀도는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 보다 4배나 선명한 UHD(3,840 x 2,160)로 향상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튜너도 탑재, 완전한 ‘TV’로 거듭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가격은 인터넷 쇼핑몰(11번가) 기준 259만 원이다. 400~500만원대에 팔리는 대기업의 65인치 UHD TV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큰 화면에서 차세대 화질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이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디자인은 무난하다. 화면을 둘러싼 베젤이나 제품을 지탱하는 스탠드 등은 플라스틱 재질이라서 아주 고급스럽진 않지만, 검은색 제품이 주유를 이루는 여느 제품과 달리 은색 컬러를 전면적으로 도입해 은근한 개성을 자아낸다. 베젤의 너비도 2cm 남짓으로 얇은 편이라 의외로 ‘싼 티’는 그다지 나지 않는다.

HDMI 2.0 / MHL / USB 3.0 등 최신 규격 인터페이스 다수 지원

제품 측면 및 후면을 살펴보면 각종 조작 버튼 및 외부 입력 포트가 있다. 각 포트는 측면과 후면을 향하고 있어서 벽걸이 설치 시에 유용하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최근 추세에 걸맞게 HDMI 포트가 5개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 중 4개는 3,840 x 2,160 UHD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초당 화면 전환 빈도)의 신호를 구현하는 HDMI 2.0 포트(4K@60Hz / HDCP 2.2 지원)다. 대기업 UHD TV 중에 상당수는 HDMI 1.4 포트만 갖추고 있는데, 이는 UHD 해상도에서 30Hz 주사율만 지원하므로 화면 프레임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곤 한다.

후면 인터페이스
후면 인터페이스

그리고 5번 HDMI 포트는 HDMI 1.4 규격이지만, 최근 주목도가 높은 MHL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매력이다. 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외부전원 공급 없이 1개의 케이블로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대부분 MHL 출력을 지원한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삼성 갤럭시노트2)과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를 MHL 케이블로 연결하니 스마트폰의 화면이 TV로 정상적으로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MHL 케이블은 따로 구매해야 하며, 스마트폰에 따라 MHL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스마트폰 MHL 연결
스마트폰 MHL 연결

그 외에도 USB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저장된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USB 포트도 2개 있다. 특히 그 중에서 1개는 USB 3.0 규격이기 때문에 기존 TV에서 흔히 쓰는 USB 2.0 포트에 비해 속도가 한층 빠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HDMI 2.0, USB 3.0 등의 최신 규격을 지원하는 점은 이 제품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컴포지트, 컴포넌트와 같은 아날로그 영상 인터페이스는 1조만 있는데, 요즘의 추세를 보면 그다지 단점은 아닌 것 같다.

TV는 UHD인데 방송은 HD급이라는 현실적 한계

제품의 외형을 대략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써볼 차례다. 일단 안테나를 연결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해봤다. 중소기업이나 해외 브랜드 TV 중에는 튜너의 감도가 좋지 않은 제품이 제법 있어 걱정을 했는데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는 제법 양호하고 방송도 잘 잡는다. 다만, 지상파 HD 방송 화면에서 UHD의 화질을 기대하진 말자.

지상파 시청
지상파 시청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가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기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네이티브 UHD 영상을 보는 것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UHD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는데다 화면까지 크다 보니 HD급 지상파 방송 영상의 단점까지 가감 없이 표현되는 편이다.

다양한 동영상 규격, 자막파일까지 지원하는 점이 매력

지상파 방송의 UHD(4K)화는 아직 일정조차 불확실하니, UHD TV의 화질을 즐기려면 SK브로드밴드나 KT, LG유플러스 등에서 출시한 UHD IPTV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최근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UHD급 동영상을 구동해보는 것이 좋겠다.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에서 UHD 동영상을 구동하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후면의 USB 포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NTFS 방식으로 포맷된 1TB 외장하드도 원활하게 인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USB 동영상 재생 자막 설정
USB 동영상 재생 자막 설정

이를 통해 3,840 x 2,160 UHD 해상도의 초당 30프레임 MP4 동영상을 구동해 보니 끊김 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UHD 동영상은 다소 규격 제한이 있지만 풀HD급 이하의 동영상은 AVI, WMV, MKV 등 상당히 다양한 규격을 지원하며, 무엇보다도 SMI 자막 파일도 인식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중소기업이나 해외 브랜드 TV 중에는 극히 일부 동영상 규격만 호환되거나 자막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면에서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줄 수 있겠다. 굳이 지적을 하자면 자막 글자의 외곽선을 좀 더 진하게 처리했으면 가독성 면에서 더 좋았을 것 같다.

풀HD급 화질보다는 확실히 우월, 대기업 UHD TV와 비교하면?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를 통해 구현되는 UHD 화질은 확실히 기존 풀HD 화질과 제법 차이가 난다. 해상도가 4배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광시야각 패널 덕분에 측면에서 화면을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없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UHD 동영상 재생
UHD 동영상 재생

다만, 필자가 작년에 리뷰용으로 써본 LG전자의 UHD TV인 65LA9700에 비하면 선명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그 제품은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 보다 2배 정도 비싼 제품이긴 하다. 절대적인 화질만 따진다면 LG제품이 더 나은 것이 사실이지만,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손을 들어줄 만한 소비자도 제법 있을 것이다.

게임 즐기기에는 적합한가?

PS4 게임 구동
PS4 게임 구동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를 이용, 게임도 구동해봤다. 게임용 TV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반응 속도다. 제조사에서 밝힌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응답속도는 6.5ms로, 그다지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PS4를 연결해 직접 액션 및 스포츠 게임을 해보니 속도지연이나 잔상문제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속도나 잔상을 느끼는 감각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IT동아 편집부의 기자 전원은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로 게임을 즐기는데 불편이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초소형 미니 PC와 연결해 활용도 높여볼 만

풍부한 HDMI 포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 소형 PC를 연결, 종합 멀티미디어 솔루션처럼 이용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최근 출시되는 소형 PC는 크기는 작아도 콘텐츠 재생 능력이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PC를 연결하면 스마트 기능이 없는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다.

TG 4K MINI PC UHD 해상도
출력
TG 4K MINI PC UHD 해상도 출력

IT동아 편집부에 TV와 함께 전달된 TG삼보의 초소형 PC인 ‘TG 4K MINI PC’를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HDMI 포트에 연결해보니 3,840 x 2,160 UHD 해상도를 문제없이 표시하며, UHD급의 동영상 역시 끊김 없이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이 PC는 크기가 책 한 권정도로 작지만, 코어 i3-4010U(하스웰) CPU에 4GB 메모리, 500GB HDD 등을 갖추고 있어 가정용 PC로 무난히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TV 자체는 괜찮은데… 아직 설익은 주변 환경이 더 아쉬워

다만,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에 달린 HDMI 2.0 포트는 외부기기와 케이블까지 모두 HDMI 2.0 규격을 지원해야 3,840 x 2,160 UHD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최근 UHD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IPTV 셋톱박스, PC용 신형 그래픽카드 등에서 이를 지원하는데 아직은 지원하지 않는 기기가 훨씬 많다.

크리스탈 모션 기능 설정
크리스탈 모션 기능 설정

앞서 이야기한 TG 4K MINI PC는 이를 지원하지 않아 3,840 x 2,160 해상도에서 30Hz 까지만 주사율을 높일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볼 때는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지만 게임을 하거나 일반적인 PC 이용을 할 때 화면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아 다소 불편하다. 이 때는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의 120Hz 패널 특성을 이용한 크리스탈 모션(CCM) 기능이 제법 도움이 된다. 이를 활성화하면 움직임이 끊기는 영상을 보정해 한층 부드러운 화면을 볼 수 있다.

PIP 기능으로 게임 중 TV 시청
PIP 기능으로 게임 중 TV 시청

그 외에 눈에 띄는 부가기능이라면 두 가지의 입력 신호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PIP(Picture in Picture) 및 POP(Picture out Picture) 기능이다. PIP 기능을 활성화하면 화면이 절반으로 나뉘며, POP 기능을 활성화하면 주 화면 한 켠에 보조화면이 생기며 두 가지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를테면 게임을 하면서 TV를 시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 기능은 풀HD급 이하의 영상 시청 시에만 가능하며, UHD 영상 시청 시에는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그 무엇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TG 빅 디스플레이 65 UHD가 고가의 대기업 UHD TV 보다 절대적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여러모로 매력적인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 3D나 스마트 기능, 무선 연결 기능과 같은 고급 기능은 없지만 UHD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는 65인치의 큰 화면과 259만원의 가격, 사실 이 두 가지만 봐도 나머지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요즘은 케이블이나 IPTV용 셋톱박스의 기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TV 자체의 부가기능은 예전만큼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한데도 HDMI 2.0이나 MHL, USB 3.0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 감상에 큰 도움을 주는 신형 인터페이스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남은 건 제품 자체의 내구성과 사후서비스의 충실함인데, TGS의 서비스망이 제법 촘촘한 편이고 2년의 무상 A/S를 제공한다고 하니 브랜드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알뜰파 소비자라면 구매를 고려해 볼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