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접속 장애, 된서리 맞은 카톡과 라인

지난 2014년 7월 1일 오후부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라인이 중국 내 접속 장애를 겪고 있다. 어느새 만 하루가 지났지만, 카카오톡과 라인 관계자는 "아직 확인 중"이라는 답변이다.

일단 확인된 서비스 장애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쪽은 라인이 더 많아 보인다. 메시지 전송 자체가 안된다. 사진 전송, 라인콜(음성 통화), 데이터 전송 등 라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모두 중국 내에서 이용할 수 없다. 이외에 다른 서드 파티와 연결해 제공 중인 라인 게임 등도 이용할 수 없다. 그나마 카카오는 조금 낫다. 메시지와 사진 전송은 아직 이용할 수 있고, 보이스톡도 할 수 있다. 다만, 친구 추가나 신규 가입, 프로필 변경 등은 할 수 없고, 카카오 게임이나 카카오 스토리 등 서드 파티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카카오톡 공지
카카오톡 공지

사실 카카오와 라인 모두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바일 메신저의 핵심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친구를 추가할 수 없다는 것은 그것으로 경쟁력을 잃는다. 특히, 요즘은 모바일 메신저로 메시지만 주고 받는 시대가 아니다. 자사 또는 서드파티의 서비스를 연동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가 크다.

만 하루가 지났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접속 장애'라는 표현이 맞았다. 하지만, 이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이건 '차단'에 가깝다. 서버에 장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결국 서버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심스럽게 카카오측은 "일부 도메인이 차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내에서 접속을 차단한 일부 도메인에 라인과 카카오 서비스 일부가 포함되었음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장애과 차단은 엄연히 다르다. 사실 중국의 이 같은 차단 조치는 낯설지 않다. 구글 검색 서비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중국 내에서 이용할 수 없다. 과거 티벳 사건 당시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투브를 차단한 적도 있다. 이로 인해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국 업체가 이익을 얻고 있다. 글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하지 않을까.

카카오톡과 라인
카카오톡과 라인

최근 카카오톡과 라인은 국내 서비스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을 통해 앞으로 해결할 주요 과제로 해외 진출을 꼽았으며, 국내 사용자보다 몇 배 많은 해외 사용자를 모집한 라인도 이를 더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라인은 일본에서 캐릭터와 다양한 연계 상품 판매, 서비스 연동 등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한창 탄력을 받아야 하는 시기다.

만약 카카오톡과 라인의 중국 내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될 경우는 어떨까. 아직은 원인 파악 중이다. 만약 차단이 맞다면? 카카오와 라인이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일부 매체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중국 내 부정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 차단한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하지만, 언제든 차단할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로 문제다. 아니, 큰 문제다.

동료 기자들과 이번 카카오톡, 라인의 중국 장애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니까…”라고. 그리고 나서 뜨끔했다. 글쎄. 중국이니까 이해하고, 당연한 것일까. 한번쯤 생각할 문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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