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문턱 낮춘다···포리빌로우, 초단축 스키로 해외까지 [인천대 x IT동아]

[인천대학교 X IT동아 공동기획]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17년부터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며 120개 이상의 스포츠산업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했습니다. 2026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스포츠산업 예비초기 창업지원사업’ 운영기관으로 연속 선정되며, 창업 단계별 맞춤형 보육과 사업화 지원을 통해 스포츠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 스타트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겨울이 다가온다. 하지만 겨울 스포츠는 어렵고 위험할 것 같다는 인식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이 문턱을 낮추겠다고 스타트업 포리빌로우가 나섰다. 10년 이상 라이더 경력의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가 동료 라이더들과 함께 개발한 40cm 안팎의 초단축 스키 '포티스키(FortySki)'로 국내외 시장을 두드린다.

포티스키를 착용한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왼쪽) / 출처=포리빌로우
포티스키를 착용한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왼쪽) / 출처=포리빌로우

포티스키는 항공 소재 알루미늄 합금에 풀스틸 엣지를 적용한 풀메탈 초단축 스키다. 지난해 첫 출시된 포티스키 물량을 완판한 포리빌로우는 이번 겨울 일본과 캐나다 스키장을 찾아 현지 체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은서 대표를 만나 창업 배경부터 해외 진출 전략까지 들어봤다.

취미로 시작한 무료강습, 창업까지 이어져

최은서 대표에 따르면 사명 '포리빌로우'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국내에서는 40cm 이하 초단축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해외에서는 영하 40도를 연상시켜 익스트림 스포츠 이미지를 쌓겠다는 의도다.

포리빌로우의 출발점은 제품이 아니라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많은 사람과 즐기고 싶다'는 최은서 대표의 마음이었다. 최은서 대표는 약 10년 이상 초단축 스키를 타면서 그 매력을 알리기 위해 동료 라이더들과 2021년 겨울부터 무료 강습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초단축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강습에 참여한 인원은 5000명 이상이다. 또 최은서 대표는 중국에서 열린 '2025 톰슨 노바스키 크로스 월드 챔피언십(TOMSEN Novaski Cross 2025 World Championship)'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자다. 노바스키 크로스는 초단축 스키처럼 스키판 대신 전용 스케이트 부츠만을 착용하고 눈 위를 달리는 신종 겨울 스포츠다.

중국에서 열린 '2025 톰슨 노바스키 크로스 월드 챔피언십(TOMSEN Novaski Cross 2025 World Championship)'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 / 출처=포리빌로우
중국에서 열린 '2025 톰슨 노바스키 크로스 월드 챔피언십(TOMSEN Novaski Cross 2025 World Championship)'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 / 출처=포리빌로우

그 과정에서 기존 초단축 스키 장비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최은서 대표는 "기존 장비를 깎아 써보기도 했고, 튜닝도 해봤다. 한계가 있었다"면서 "기존 장비의 문제를 개선하고 실제로 추구하는 라이딩과 퍼포먼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창업을 결심한 최은서 대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나락으로 활동 중인 이종찬 팀장과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입시학원에서 고등학생 수학을 가르쳤던 최은서 대표는 브랜드 운영, 제품 기획, SNS 마케팅, 해외 사업을 맡는다. 이종찬 팀장은 피겨스케이팅, 인라인스케이팅, 아크로바틱을 함께 익히며 움직임의 원리와 기술 간 연관성을 연구해 왔다. 이에 제품 개발과 교육 커리큘럼, 라이딩 기술 연구, 렌탈·강습 현장 운영을 총괄한다.

초단축 스키는 아직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이 중요하다. 최은서 대표는 "입시학원 경력이 처음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이해하고 복잡한 기술을 단계별로 나눠 설명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했고, 이것이 우리만의 기술 커리큘럼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경험·5000명 피드백으로 기존 장비 문제 개선

초단축 스키는 불안정하지 않을까. 흔히 나오는 의문일 수 있다. 최은서 대표는 "초단축 스키는 짧아서 가볍고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짧고 가볍기만 해서는 우리가 원하는 라이딩을 만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포티스키를 개발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초단축 스키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기존 장비의 단점을 고치는 일이었다. 최은서 대표는 그동안 초단축 스키를 타면서 강한 충격에 장비가 파손되거나 변형되고, 눈 위에서 활주성이 떨어지거나 고속에서 안정성과 제동력이 아쉬운 경험을 했다. 장비가 워낙 작아 소재 두께, 엣지 각도, 바닥의 미세한 구조 같은 작은 변화도 주행 감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구성·활주성·제동력·조작성을 균형 있게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최은서 대표는 "단순히 설계대로 제품을 제조하는 것과 실제 눈 위에서 우리가 원하는 성능을 구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해법은 현장이었다. 시중에 나온 초단축 스키를 거의 모두 써 봤고, 10년 가까이 기술 강좌를 직접 만들며 동작의 원리를 분석했다. 그동안 5000명 이상을 가르치며 쌓은 피드백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스키장에서 반복 테스트했다. 최은서 대표는 이 세 가지를 포리빌로우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포티스키 개발에만 2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포리빌로우가 개발한 포티스키(실버) / 출처=IT동아
포리빌로우가 개발한 포티스키(실버) / 출처=IT동아

포티스키는 7075-T651 등급 항공 소재 알루미늄 합금, 길이에 맞춘 엣지 그립 각도, 마이크로 그루브 구조의 베이스로 설계했다. 작은 크기에서도 충분한 강성과 내구성을 얻기 위해 고강도 합금을 골랐고, CNC 정밀가공과 아노다이징으로 일관된 품질을 낼 수 있게 됐다. 최은서 대표는 "포티스키는 실내외와 국내외, 정설·비정설 슬로프, 테레인파크까지 다양한 설질과 환경에서 유튜브 라이더와 커뮤니티 회원들이 직접 테스트했다"고 설명했다.

알파인 스키 부츠와 스노보드 부츠 중 고를 수 있는 점도 포티스키의 특징이다. 스키 부츠는 발목을 단단히 지지해 정교한 엣지 컨트롤과 역동적인 주행에, 스노보드 부츠는 발목 움직임이 자유로워 부드러운 체중 이동에 유리하다는 것이 최은서 대표의 설명이다.

빠르게 시작 가능···첫 출시 물량 완판

포리빌로우가 집중하는 포티스키의 타겟층은 겨울 스포츠 입문자다. 5년간 초단축 스키 무료 강습 수강생의 약 70%가 스키장을 처음 찾았거나 겨울 스포츠를 처음 경험한 사람이었다. 5세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수강생으로 참여했다. 2024년 75세에 초단축 스키에 입문한 후 현재까지 타고 있는 사례도 나왔다.

최은서 대표는 "겨울 스포츠가 어렵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을 만들어 주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안전한 정지와 속도 조절 교육은 반드시 필요해 무료 강습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입문 이후에도 할 수 있는 기술은 넓어진다. 포리빌로우는 빠른 엣지 전환과 크로스오버, 스핀, 페이키(뒤로 타기), 점프와 그랩(점프 중 장비 잡기), 테레인파크 주행까지 실력이 높아질수록 움직임도 함께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포티스키의 고객은 입문자, 기존 스키·스노보드 이용자, 기술을 파고드는 마니아 세 부류로 나뉜다. 최은서 대표는 "포티스키는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스포츠지만, 잘 타는 사람에게는 끝없이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왼쪽) / 출처=포리빌로우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왼쪽) / 출처=포리빌로우

지난해 선보인 포티스키는 첫 출시 물량과 추가 생산분이 모두 팔렸다. 서울 한 스포츠 전문 매장에 공급한 물량도 전량 소진됐고, 준비한 수량이 바닥나 추가 수요를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이 성과로 올해도 해당 매장과 협업을 이어가며 공급 물량도 늘렸다.

해외 판매는 자체 글로벌 온라인몰로 한다.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구매가 이뤄졌다. 최은서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포티스키에 대한 유통·협업 문의가 늘고 있다. 현재 일본 스포츠 관련 업체와 현지 총판·유통 협력을 협의 중이며, 북미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겨울 시즌에는 일본과 캐나다 스키장을 직접 찾아 현지 라이더 대상 데모·체험 행사를 열 계획이다. 현지 반응을 확인하고 스키장, 렌탈숍, 유통업체와 협력 기회를 넓히려는 것이다. 최은서 대표는 "해외 진출은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스키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겨울 스포츠를 세계 각국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그 문화를 함께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시즌 한계 극복이 관건

포리빌로우의 가장 큰 과제는 계절성이다. 국내 스키 시즌은 약 3개월에 그쳐 판매와 체험, 강습이 겨울에 집중된다. 포리빌로우는 비시즌에도 인라인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으로 훈련과 기술 연구를 이어간다. 어그레시브 인라인스케이팅은 점프, 회전, 균형 유지 등 움직임이 포티스키와 겹쳐 커리큘럼에 접목하고 있고 인라인 강습과 콘텐츠도 운영한다.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 / 출처=포리빌로우
최은서 포리빌로우 대표 / 출처=포리빌로우

두 번째 전략은 남반구다. 한국의 겨울이 끝나면 뉴질랜드,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가 겨울을 맞는다. 이미 뉴질랜드 스키장에서 라이딩과 영상 제작을 했고, 활동 범위를 호주와 남미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겨울을 모두 활용해 일 년 중 포티스키를 즐기고 소개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포리빌로우는 해외 진출에 집중한다. 올해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스포츠 분야 우수기업에 선정된 이후에도 다양한 도움을 많이 받으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은서 대표는 "사업이 처음인 만큼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으로부터 해외 총판이나 수입사와 계약 시 확인해야 할 조항 등을 알게 됐다"면서 "해외 업체 관계자를 만날 기회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과 생산 파트너 확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포리빌로우는 앞으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 일본·북미 중심의 글로벌 시장 확대, 교육·커뮤니티 확장에도 집중한다. 최은서 대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많이 팔리는 스키 브랜드가 아니다. 포티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고, 서로의 라이딩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스포츠 문화"라고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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