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분석 넘어 장보기까지…AI 레시피 앱 ‘해먹으리’, 구글 창구 타고 동남아 시장 공략

김예지 yj@itdonga.com

[싱가포르=IT동아 김예지 기자] 개인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푸드 플랫폼 ‘해먹으리’가 구글 ‘창구 이머전 트립(ChangGoo Immersion Trip)’을 계기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창구 8기로 활동 중인 ‘비비바바(VIVIVAVA)’는 해먹으리를 통해 개인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하고, 식재료 커머스까지 연결하는 AI 푸드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소윤 비비바바 공동창업자 겸 CTO / 출처=구글
박소윤 비비바바 공동창업자 겸 CTO / 출처=구글

해먹으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레시피 영상 링크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타임스탬프와 연동된 단계별 조리법으로 전환해 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9월 정식 앱 출시 이후, 현재 iOS와 안드로이드 통합 누적 다운로드 수 1만 건, 웹 서비스를 포함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3만 명을 확보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은 15%로, 세계 17개국에서 접속이 이뤄지고 있다.

멀티모달 AI로 분석… 레시피 넘어 ‘입맛 데이터’가 핵심

해먹으리의 핵심 기술은 영상과 음성, 텍스트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모달 AI 기술에 있다. 구글 제미나이(Gemini) API를 기반으로 요리 영상 내 재료와 도구, 조리 과정을 정밀하게 추출한다. 박소윤 비비바바 공동창업자 겸 CTO는 “‘두부를 4등분한다’와 같이 설명에 포함되지 않은 동작까지 영상 분석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엔초비 등 재료를 참치액젓과 같은 대체 식재료로 바꿔 제안하는 기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먹으리가 주력하는 핵심 가치는 레시피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재료, 도구, 조리 과정 등은 1차원적 정보에 불과하고, 진짜 자산은 사용자가 레시피를 편집하고 장을 보며 실제 요리까지 이어지는 행동 데이터와 결과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레시피를 10개 이상 등록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가구 구성원의 식습관까지 분석이 가능했다”며, “현재 해먹으리 전체 이용자의 46%가 AI가 제안한 레시피를 본인 취향에 맞춰 재편집해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B2B 영역으로 확장된다. 해먹으리는 구매 결과 데이터만 보유한 기존 유통사와 달리, 특정 레시피의 인기 상승과 이에 따른 식재료 수요 변화 흐름을 사전에 포착한다. 박소윤 CTO는 “‘두쫀쿠’ 트렌드 당시 초반부터 관련 레시피가 상위권에 올랐고, 카다이프 등 연관 식재료의 구매 증가로 이어지는 과정을 미리 확인했다”며, “향후 이러한 데이터는 유통사가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 재조명…현지화 전략 강화

해먹으리 서비스 이미지 / 출처=비비바바
해먹으리 서비스 이미지 / 출처=비비바바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설정해 현재 12개 언어를 지원하는 해먹으리는 창구 이머전 트립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에 대한 현지화 전략을 재정립했다. 박소윤 CTO는 “당초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우선 검토했으나, 전문가 컨설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식 및 배달 문화가 발달한 베트남은 요리 앱 수요가 낮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지 요리 앱 다운로드 수가 높다는 데이터를 확인했다. 해먹으리는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현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기존 말레이어에 이어 베트남어 서비스 추가를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는 주요 식품 유통사들과의 협력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현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경우 할랄 레시피뿐만 아니라 소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인도계 이용자를 위한 레시피를 추가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국가별 선호 요리 데이터를 사전 구축하고, 현지 대형 유통사 및 배송 헬퍼 시스템과 연동한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내 MAU 100만 달성 목표…장보기까지 연결

해먹으리는 창구 이머전 트립을 통해 거둔 기술적·사업적 성과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현지 투자자 세션과 전문가 컨설팅을 진행한 박소윤 CTO는 “개발자 관점에서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세션이 특히 유용했다”며, “향후 쿡모드 음성 인식 기능을 온디바이스로 전환해 이용자 편의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함께 참여한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을 통해 이종 서비스와의 협업 모델도 다각도로 논의되고 있다.

마케팅 지표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소윤 CTO는 “최근 창구 지원금을 통한 첫 마케팅 집행 결과, 가입 전환율이 이전 대비 21배 상승했으며, 충성 고객 기준 4주 리텐션(재방문율)은 65%, 10주 리텐션 33%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해먹으리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MAU 최대 100만 명, 다운로드 10만 건 달성을 목표한다.

마지막으로 박소윤 CTO는 “해먹으리는 퇴근길에 ‘오늘 저녁엔 이거 해 먹어야지’라고 생각했을 때, 집에 도착하면 해당 레시피에 필요한 식재료가 이미 배송되어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향후 레시피 추천을 넘어, 사용자의 입맛을 분석하고 실제 장보기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AI 푸드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IT동아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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