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그린트레이더 “오프라인 중심 조경수 시장의 디지털 전환 이끌 것”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x 스파크랩] 동남권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확산사업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디지털 인재 양성과 지역 특화 산업의 디지털 전환,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서 스파크랩이 육성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IT동아가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신축 아파트나 건축물을 보면 멋진 조형물과 나무, 조경이 잘 갖춰진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곳은 공원처럼 꾸몄을 정도다. 대형 카페나 시설물도 조경에 힘을 쏟는다. 볼거리가 없으면 대중의 시선을 끌기 어려워진 게 이유다. 지자체는 대규모 정원을 구축해 관람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알려진 국내 정원 행사만 18개에 달한다.

오늘날 조경은 건축물의 미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의 질적 향상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선진국들은 건물 구성 못지않게 조경 구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스레 조경 관련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업 프리스던스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조경 시장은 2024년 886억 달러(약 126조 8750억 원)로 평가됐다. 2025년에는 946억 달러(약 135조 467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재 그린트레이더 대표 / 출처=IT동아
김현재 그린트레이더 대표 / 출처=IT동아

그린트레이더는 온ㆍ오프라인을 연결해 조경수(나무) 시세를 파악하고 계약까지 지원하는 ‘조경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그린나우(Grinnow)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그린트레이더는 녹색과 행복하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은 그린(Grin)에 유통 플랫폼을 추구한다는 의미인 트레이더(Trader)의 합성어다. 김현재 그린트레이더 대표는 “구매자들이 여느 가격비교 서비스처럼 편리하게 조경수 시세와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하도록 돕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조경 산업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조경 분야에서 벽돌, 시멘트, 철골 등은 기성품이라 시세가 있지만, 조경수는 정해진 가격이 없습니다. 정보가 없어 부르는 게 값입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조경수를 찾는 과정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건설주는 조경수 구성을 변경하거나 비용 변화에 따른 추가 예산을 확보하고 싶어도 근거가 없어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이 부분을 혁신하고 싶어 그린나우 서비스를 준비했습니다.”

김현재 대표는 오프라인 위주로 운영되는 조경, 그중에서 조경수의 안정적인 매매 구조를 확립하고자 그린나우 서비스를 구축했다. 조경 산업의 디지털 전환(DX) 가속에 나선 셈이다. 김현재 대표는 조경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수요를 파악하고, 조경수 시세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현재 대표는 그린나우 서비스는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대부분 제품에 시세가 있는데 왜 나무는 없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세 파악이 어려운 조경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차별화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고 봤다. 조경 분야에 15년 이상 몸담은 전문성도 차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조경수 시세 확인부터 계약까지 가능한 그린나우 서비스 / 출처=그린트레이더
조경수 시세 확인부터 계약까지 가능한 그린나우 서비스 / 출처=그린트레이더

조경수 시세를 구축할 때 이점은 무엇일까? 김현재 대표는 건축주 혹은 건설사가 조경 시설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예산 책정이 쉬워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개업자들이 많은 수수료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시세 파악이 어렵다. 정해진 시세가 없으니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건설에 필요한 전체 예산에 변동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에도 도움이 된다. 시세에 따라 가격 책정이 가능하니 불필요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원하는 조경수를 찾는 수고도 줄어든다. 조경수와 판매처 파악이 가능한 구조 덕분이다. 게다가 매매 결재 전자화 시스템을 구축, 판매자를 만나지 않아도 조경수 공급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김현재 대표는 “공사하는 사람은 바쁩니다. 구매부터 계약까지 한 번에 제공될 경우,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 가능합니다. 시세 파악과 발주(공급 계약)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구조를 갖춘 게 그린나우 서비스의 경쟁력입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조경수 시세 구성이 어려운 종목도 있다. 소나무가 대표적이다. 일반목은 나무의 상태와 가지의 형태 등으로 시세 구축이 가능하지만, 특수목은 보는 사람마다 가치의 기준이 달라지기에 시세 구축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반면, 일반목의 시세는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평균 가격을 산출해 제공한다. 건축주는 평균 가격을 바탕으로 조경에 필요한 예산 또는 공사비 예측이 가능하다.

나무 가장 많이 심는 기업 되고 싶어

그린트레이더는 조경 중개 플랫폼 외에도 개발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목을 재활용하는 리그린(ReGrin) 서비스를 구축해 활동 영역을 넓혔다. 나무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려는 김현재 대표의 생각이 반영된 서비스다. 김현재 대표는 “재건축 과정에서 해당 부지의 나무는 대부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이 나무를 재활용하면 환경 및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목을 재활용하는 리그린 서비스 / 출처=그린트레이더
개발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목을 재활용하는 리그린 서비스 / 출처=그린트레이더

그린트레이더가 그린나우, 리그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축한 데에는 2025년 ICT 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사업(동남권)의 도움이 있었다. 서비스 구축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멘토링과 투자활동 지원, 네트워킹 기회 등도 제공됐다. 김현재 대표는 “처음에는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멘토링을 통해 구체적인 틀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 외에 투자활동(IR) 방법, 최소 기능 설정(MVP – Minimum Viable Product), 제품 마켓 적합성(PMF – Product Market Fit) 등을 배우며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조경도 관광입니다. 조사해 보니 우리나라 관광지 중 최고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가 순천만 정원입니다. 정원 내에 구성된 원물이 곧 조경입니다. 사람이 많이 찾으니 전국 지자체들이 정원 구축 및 박람회를 많이 열고 있어요. 이제 도시나 건물에도 조경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래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김현재 대표는 건축 분야에서 조경은 마무리 투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그린트레이더가 조경 구축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 주고 멋진 건축물 완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재 대표는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는 몇 안 되는 개체입니다. 그린트레이더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나무를 가장 많이 심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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