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3 기반 맥북 프로·아이맥 공개··· '3nm로 격차 굳힐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이 새로운 3nm(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M3 칩을 탑재한 새로운 맥북 프로 14와 아이맥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 애플은 자체 설계 반도체인 애플 실리콘으로 2년 내에 모든 인텔 기반 맥을 대체하겠다고 발표했으며, WWDC23에서 애플 실리콘 기반의 맥프로까지 발표하며 3년 만에 모든 라인업 전환을 마쳤다. 이번에 출시된 애플 M3 칩은 기본 모델인 M3와 고성능 모델인 M3 프로, M3 맥스까지 세 개 라인업이 모두 출시되며,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 라인업은 이번에 언급되지 않았다.
최초의 3nm 기반 PC 프로세서, 애플 M3
애플 M3는 컴퓨터용 프로세서로는 최초로 3nm EUV 공정으로 제조되었으며, 새롭게 설계된 그래픽 프로세스 유닛(GPU) 아키텍처를 적용한다. CPU의 성능 코어 및 효율 코어 성능은 M1 칩 대비 각각 30%, 50%씩 향상되었으며, 인공지능을 위한 뉴럴 엔진의 처리 속도도 M1 대비 60%까지 향상됐다. 기본 라인업인 M3는 8코어 CPU와 10코어 GPU, 최대 24GB의 통합 메모리를 탑재하며, M3 프로는 12코어 CPU 및 18코어 GPU, 36GB 메모리를 탑재한다. M3 맥스는 최대 16코어 CPU와 40코어 GPU, 128GB의 메모리를 갖춘다.
새 그래픽 아키텍처의 변경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GPU 가용률에 따라 메모리가 동적으로 할당되는 ‘다이내믹 캐싱’ 기술이 적용돼 실시간으로 필요한 GPU 자원이 적절히 배치된다. 둘째로 3D 처리 시 물체 표면의 조도를 처리하는 셰이딩을 개선하는 매시 셰이딩을 하드웨어 가속으로 지원한다. 또 3D에서 광원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실시간 광선추적(레이 트레이싱)도 하드웨어 가속으로 지원한다.
애플은 M3 칩의 3D 렌더링 처리 속도가 1세대인 M1 칩과 비교해 최대 2.5배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하고, M2 대비 1.8배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3D 작업의 종류까지는 언급되지 않았는데, M3가 유리한 실시간 광선 추적 등을 처리하는 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는 렌더링 성능이 최대 2.5배까지 차이나진 않을텐데, 이 부분은 제품을 직접 확인해 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다.
M3 앞세워 성능 향상에 초점 맞춘 ‘맥북 프로 14·16’
애플은 지난 21년 10월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를 갖춘 맥북 프로 14와 16을 공개했고, 이번에 공개한 맥북 프로도 거의 사양이 동일하다. 디스플레이는 동일하게 미니 LED 기반의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22년 모델 대비 기본 밝기만 100니트 오른 600니트다. 크기와 무게도 동일하며, 어두운 색상이었던 스페이스 그레이 대신 스페이스 블랙이라는 새로운 색상이 등장한 점 정도가 차이다. FHD 페이스타임 카메라나 하이파이 6 포스캔슬링 우퍼, 무선 사양, 3개의 USB 4 포트 및 HDMI 포트, SDXC 슬롯 등의 사양도 모두 같다.
즉 외관이나 확장성에 변화 없이, M3, M3 프로 또는 맥스를 적용했다는 점이 차이다. 우선 프로 모델을 기준으로 CPU가 최대 16코어, GPU가 40코어로 늘었으며 통합 메모리도 128GB까지 지원한다. 통합 메모리는 M3 모델이 8/16/24GB 중 선택할 수 있고, M3 프로는 18/36GB까지 선택할 수 있다. M3 맥스 선택 시 최소 48GB에서 64/96/128GB까지 늘릴 수 있다. 통합 메모리는 시스템 및 GPU 메모리를 공유해 시스템 효율성을 끌어올린 애플 실리콘의 자체적인 특성이다.
M3 기반 맥북 프로는 파이널 컷 렌더링 속도에서 인텔 코어 i7 기반 맥북 프로 13 대비 7.4배, M1 맥북 프로 13 대비 60% 향상되었으며, M3 프로를 탑재한 맥북 프로는 어도비 포토샵 필터 및 함수 작업 속도에서 인텔 최고 사양 맥북 프로 대비 3배, M1 프로 기반 맥북 프로 16 대비 40% 빨라졌다. 하지만 테스트 시스템의 최대 메모리 구성이나 방열 성능 등에 차이가 있으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사용 성능 차이는 조금 더 줄어들 것이다.
가격 정책은 환영할만하다. 전작인 M2 맥북 프로 14는 M2 프로 및 맥스만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M3 기본 모델이 포함되며 최저 가격이 1599달러, 한화 239만 원대로 낮아졌다. 다만 프로 모델의 가격은 환율을 반영해 전작의 279만 원에서 299만 원대로 올랐다. 맥북 프로 16은 369만 원부터 시작하며, 국내 판매일은 추후 공지된다.
24인치 아이맥, M2 건너뛰고 M3 채용
애플 M1으로 첫선을 보였던 아이맥 24는 동일한 색상 및 구성에 M3를 탑재하고 돌아왔다. 색상은 21년 모델과 마찬가지로 일곱 가지 선택지가 제공되며, 디스플레이는 동일하게 24인치 4480x2520 픽셀의 500니트 4.5K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크기나 무게도 높이 46.1cm, 너비 54.7cm, 스탠드 14.7cm, 무게 4.48kg로 완전히 동일하다. 카메라나 하이파이 6 포스 캔슬링 우퍼, 2/4개의 USB 4 포트 및 2개의 USB 3 포트, FHD 페이스타임 카메라도 동일하다.
따라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성능 쪽에 한정된다. M1칩에서 M3칩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GPU 성능이 향상됐고, 또 미디어 엔진 측면에서 애플 ProRes 및 ProRes RAW 인코딩 및 디코딩 지원, AV1 디코딩 지원 등 영상 편집에 유리한 기능이 강화됐다. 메모리는 기본 8GB 및 16GB 구성은 동일하며, 24GB 선택지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가격은 기존 M1 모델과 동일한 1299달러지만, 환율 변동으로 가격이 최소 179만 원대에서 199만 원대로 올랐다. 10코어 GPU가 탑재된 상위 모델은 229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격은 올랐지만 그래픽 성능 향상, AV1 지원 등 3D 작업 및 영상 편집 성능이 한층 강화돼 전작보다 활용도는 훨씬 좋아졌다.
인텔 의식하는 애플, 3nm 승부수 통할까
애플이 최초의 3nm 공정 기반의 개인용 컴퓨터를 공개하면서, 인텔과 AMD 모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애플이 물론 PC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고사양 노트북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3nm 공정의 실사용 성능이 얼마나 확보됐는가가 관건이다. 최근 출시한 애플 아이폰 15 프로 및 프로 맥스도 동일한 3nm 기반의 A17 프로를 탑재하고 있는데, 발열 관리가 잘 안돼 실사용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고 있다. 쿨링팬이 장착된 노트북 특성상 문제가 덜하겠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애플이 꾸준히 20년식 인텔 맥과 비교하는 부분이다. 비교에 쓰는 제품은 2019년 3분기 출시된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모델로, 현세대 인텔 프로세서와 비교해도 공정과 성능 격차가 상당한 구형 제품이다. 이와 비교해 몇 배씩 성능 차이가 난다는 말은 현재 인텔 맥을 보유한 사용자나 구형 PC 사용자가 아니라면 체감하기 힘든 부분이다. 인텔, AMD의 최신 제품과 비교하는 등 실효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3nm 기반 M3가 얼마나 시장의 반향을 일으킬지는 이제 제품이 소비자에게 인도되면 밝혀질 것이다. 그래도 애플은 연속성과 브라우저 기능을 강화하고, 윈도우용 게임 타이틀을 맥OS로 구동하는 ‘게임모드’를 비장의 수로 들고 있고, 가격 선택의 폭도 넓혔다. 애플이 3nm 기반 PC 시대를 열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