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두나무, ‘크립토 겨울’ 실적 급감에 수익 다각화 모색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두나무

제목: 두나무, 2022년 매출 1조 2,492억 원···전년 대비 66.2% 감소

출처=두나무
출처=두나무

요약: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2년 연간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두나무는 자회사를 포함해 2022년 매출 1조 2,492억 원, 영업이익 8,101억 원, 당기순이익 1,30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21년 대비 66.2%, 75.2%, 94.1% 줄어든 수치다. 두나무는 실적 감소 원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자본시장 위축, 가상자산 시세 하락을 꼽았다.

해설: 가상자산 시장은 침체기에 빠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경기침체 탓에 전 세계 자본시장도 움츠러들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하고 FTX 등 가상자산 업체가 파산했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조 원이었지만 하반기에는 19조 4,000억 원으로 약 3조 6,000억 원 줄었다. 일 평균 거래액도 상반기 5조 3,000억 원에서 하반기 3조 원으로 감소했다. 12월에는 1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소위 말하는 ‘크립토 겨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참고로 매출은 기업이 일정 기간에 얻은 총 수익,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원가, 관리 등 기업 유지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익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이자, 영업 외 비용, 법인세 등을 제외한 수익이다.

업비트 거래소. 출처=업비트
업비트 거래소. 출처=업비트

두나무 지난해 매출은 1조 2,492억 원이다. 3조 7,045억 원을 기록한 2021년 대비 66.2%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8,101억 원으로 2021년 3조 2,713억 원 대비 75.2%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더 심하다. 2021년 2조 2,177억 원에서 94.1% 줄어든 1,30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이 가상자산 호황기였음을 감안해도 상당한 낙폭이다.

두나무는 실적 부진 이유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 ▲고금리, 경기침체로 인한 전 세계 자본 시장 위축 ▲주요 가상자산 업체 파산으로 인한 가상자산 시세 하락을 꼽았다. 그중 직격탄은 가상자산 시세와 거래량 감소다.

가상자산 시세가 떨어지면서 두나무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이것이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져 낙폭이 커졌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었다. 수수료는 거래소의 주 수익원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실적 부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두나무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거래소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NFT(대체불가토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 NFT’를 출시하고 K-POP, 스포츠, 게임,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NFT를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도 선보였다. 최대 1,000명까지 동시접속하고 화상채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들 신규 서비스도 성과는 미진하다. 두나무 인프라를 총동원했지만 서비스 활성화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3월 31일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은 줄었고 성과는 미진하지만 NFT와 메타버스가 신성장 분야로 꼽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이어갈 예정이다.

다양한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업비트NFT. 출처=업비트
다양한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업비트NFT. 출처=업비트

사실 두나무의 실적 부진을 쉽게 해결할 방법이 있다. 크립토 겨울이 끝나면 된다. 가상자산 시세가 오르고 투자 열기가 회복되면 ‘보기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가상자산 산업의 신뢰성 회복이다.

가상자산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사기,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 열기가 식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뢰성 회복 없이 크립토 겨울이 끝난다면 성적표는 좋아지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사회에 팽배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업다각화뿐 아니라 가상자산 산업의 신뢰성 회복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두나무는 합리적인 제도와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주도 간담회에 참여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개발자 콘퍼런스, 일반인 대상 설명회, 투자자 밋업 등을 개최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캠페인과 정책도 지속 선보이고 있다. 사업다각화에 대한 투자만큼, 신뢰성 회복을 위한 투자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성이 회복된다면,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바뀌고 가상자산은 투기가 아닌 건강한 투자 수단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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