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되기 쉬운 스타트업의 'ESG 경영', 성남시 창업보육센터가 협력 보조한다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8월, 성남산업진흥원 BI(Business Incubator, 창업보육센터)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BI, 신구대학교 BI까지 성남시 창업보육센터 세 개 기관이 협력한 BI 컨소시엄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단어로, 기업이 친환경 및 사회 책임 경영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지를 확인하는 기준이다.

세 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관한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은 성남시 내 입주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대상 기업의 ESG 준비 상황 사전 점검 및 진단 평가를 토대로 경영역량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ESG 평가는 한국평가데이터 ESG 평가팀이 진행했으며, 온라인 교육과 기업별 현장 실사를 거쳐 11월 현재는 사업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특히 기업 맞춤형 ESG 평가는 물론 향후 ESG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 컨설팅까지 제공되면서 ESG 경영에 대응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11월 사이 진행된 성남시의 BI 컨소시엄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을 조명해본다.

ESG 경영역량강화, 왜 중요한가?

기업들이 ESG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투자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국 내 ESG 자산 증가율이 40% 이상을 돌파했으며, 2025년 전 세계 ESG 시장 투자 규모가 50조 달러(한화 약 6경 6천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ESG는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며, 주요 평가 수단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ESG 자체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다루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ESG를 고려하기가 어렵다.

성남시 창업보육센터 세 개 기관이 협력해서 ESG 지원 사업을 펼치는 이유가 이런 기업들을 돕기 위함이다. 잠재력 있는 기업들의 ESG를 사전에 점검하고, 향후 ESG가 기본 소양으로 요구되는 시기에 더욱더 가치를 인정받게 하기 위함이다. 특히나 최근 ESG 시장 현황에 따르면, 기업 자체가 ESG 경영을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타사의 ESG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등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도 생기고 있다. 이런 경우까지 대비하기 위한 이유도 크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의 주요 절차는 협력기관 프로그램 논의 및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글로벌 ESG 환경 변화 및 중요성에 대한 기본 교육과 서류 준비, 그리고 ESG 경영역량강화를 위해 기업별 현장 실사를 포함한 진단평가가 진행됐다. 또 개별 기업별로 ESG 진단 및 평가 보고서를 발간해 ESG 경영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우수사례 공유를 통해 전체 기업에 대한 ESG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였다.

ESG 평가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경우, 현재의 조건에서도 ESG 경영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해법을 제안받았다. 탄소발자국 추적 계산기를 통해 탄소상쇄 플랫폼 ‘문워킹’을 개발하고 있는 주식회사 리빗의 경우, 소프트웨어 기업 특성상 에너지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 등의 환경적 요인은 적지만 기초적인 환경 교육이 요구되며, 사회 측면에서는 고객정보 보호 및 기술 보호를 위한 규정 제정 및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규모 및 오너십을 고려해 주식 배분율을 다양화하고, 향후 기업성장 시 다양한 경영환경 대응을 위한 이사회 및 감사 도입에 대한 권유도 포함됐다. ESG 평가 기준 자체가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의 경영을 평가하기보다는 기업 환경에서 통용되는 진단 도구를 활용해 기업의 수준을 높이고 ESG 경영을 내재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ESG 경영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면, 추후 동일 선상에 있으면서 ESG 경영에 대해 무관심한 기업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다.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리빗 이정민 대표는 “초기 단계 기업인 만큼 당장 좋은 점수를 받겠다기보다는 ESG를 어떻게 준비할지 차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진행 중 현장 실사도 받았고, 또 세부적인 내용까지 보고서를 통해 받은 덕분에 향후에 어떤 점을 보완하면 될지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한국주택정보 유성국 대표, 이윤곤 공동 대표. 한국주택정보는 이번 평가에서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ESG 4등급을 획득했다. 출처=한국주택정보
왼쪽부터 한국주택정보 유성국 대표, 이윤곤 공동 대표. 한국주택정보는 이번 평가에서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ESG 4등급을 획득했다. 출처=한국주택정보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의 중요성과 결과를 알려준 사례도 등장했다. 빌라, 상가 건물, 오피스텔 등 비의무관리 공동주택의 관리비를 관리하는 ‘관리비책’을 서비스하는 한국주택정보는 이번 ESG 평가에서 환경 6등급, 사회 4등급, 기업구조 3등급으로 종합 ESG-4를 획득했다. 전경련이 공개한 한-미-일 주요기업 ESG 등급 비교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ESG 등급 평균이 3.6등급인 것과 비교하면,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인 결과다.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한국주택정보의 경영진이 초기부터 ESG 내재화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성장시킨데 따른 결과인데, 이번에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을 받은 기업들도 지금부터 ESG 경영에 신경을 쓴다면 장기적으로는 한국주택정보와 같은 사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SG, 앞으로 기업 성장에 필수 요인으로 작용할 것

앞으로 ESG 경영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발판이 될 것이다. 이미 블랙록이나 뱅가드 등 주요 자산운용사는 물론 JP모건, 골드만삭스같은 투자은행과 피치, S&P, 무디스같은 신용평가사까지 모두 ESG 경영을 핵심 요소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금융 시스템 달성에 투자하는 UN책임투자원칙(PRI) 서명 기관도 22년 기준 4천800곳을 넘어섰다. 시장의 흐름 자체가 ESG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고 성장하기 위해서도 ESG 경영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어야 한다. 성남산업진흥원과 신구대, KETI가 함께한 ESG 경영역량강화 지원사업과 같은 사례가 많아져야 국내 스타트업의 기반도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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